보건타임즈 : 항암요법硏, '면역치료제 병용' 단독보다 치료효과 우월

'ASCO 최신 임상결과 발표 리뷰'

[보건타임즈] 항암요법연구회가 면역치료제 병용요법이 단독보다 치료효과가 우월하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또 혈액 등 '액체생검'을 활용하면 암환자 체내의 암유전자 변이를 쉽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란 미국임상종양학회의 주요임상결과를 공개했다.

대한항암요법연구회(회장 강진형, www.kcsg.org)는 23일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미국 사카고에서 개최된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American Society of Clinical Oncology)가 발표한 암 치료 주요 임상 결과를 이같이 두 가지로 나눠 요약, 발표했다.

강진형 교수

임승택 교수

손주혁 교수

이날 강 회장(가톨릭대 의대 종양내과)는 "암의 완치는 여전히 인류의 큰 숙제로 남아 있다"며 "ASCO의 주요 임상결과를 되돌아봄으로써 향후 국내 암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주제를 선별, ‘암 완치를 향한 희망, 면역항암제 병용 요법’과 ‘액체 생검을 이용한 맞춤 항암치료’ 두 가지를 소개하게 됐다"고 밝혔다.

암 완치 향한 희망, '면역항암제 병용요법'
PD-L1 1%이상 발현된 경우 '객관적 반응 율 57%에 83~90% 1년 이상 생존'

연세대 원주의과대학 혈액종양내과 임승택 교수는 "우리 몸의 면역 체계를 활성화시켜 종양과 싸울 수 있도록 해주는 면역 관문 억제제들이 등장, 인정받아 사용되고 있지만 단독 요법에 반응을 보이는 환자는 제한적이어서, 치료효과를 최대한 높이기 위해 다른 약제들과 병용 요법의 필요성이 계속 제기돼왔다"면서 "ASCO에서 PD-1 경로 억제제와 CTLA-4 억제제 병용 요법의 연구 결과들이 다수 발표됐으며 CTLA-4 억제제는 림프 절에서 T세포가 항원전달세포(antigen presenting cell, APC)에 항원을 인식, 활성화되는 과정(priming phase), PD-1 경로 억제제는 이렇게 활성화된 T세포들이 종양세포를 직접 파괴하는 과정(effector phase)에 각각 관여한다"며 "이 두 가지 억제제가 서로 다른 기전으로 작용, 병용 요법 시 상호 보완하는 기능을 할 것으로 기대돼왔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이전에 치료를 시행한 적 없는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니볼루맙과 이필리무맙의 병용 요법 1상 CheckMate-012에 따르면, PD-L1이 1% 이상 발현된 경우 57%의 객관적 반응 율(Objective Response Rate, ORR)을 보였으며 환자의 83~90%가 1년 이상 생존했다"면서 "부작용으론 치료를 중단한 환자의 비율이 11~13%로 니볼루맙 단독 요법과 비슷했으며 치료 중에 사망자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CheckMate-032는 1차 이상 치료 이후에 질병이 진행되거나 악화된 소세포폐암 환자를 상대로 니볼루맙 단독 요법과 니볼루맙과 이필리무맙 병용 요법의 치료효과를 비교한 1,2상 임상이다.
이 결과 병용의 객관적 반응 율이 단독보다 약 2배 높았으며 치료 1년 시점에 40%이상의 환자들이 생존했다.
다만 병용 투여 군에선 7~11%가 부작용으로 치료를 중단했으며 3명이 중증 근무력증, 신부전 악화, 간질성 폐렴으로 사망했다.

임 교수는 "이처럼 면역항암제의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갑상선질환, 간염, 폐렴, 설사 등이 보고되고 있다"며 "기존의 항암제보다 부작용이 낮춰지기는 했으나, 상황에 따라 치명적인 이상반응이 나타나 독성에 대한 철저한 관리와 주의가 요구된다"며 "이를 관리할 수 있는 전문의들이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흑색종 환자의 1차 치료로 처방된 니볼루맙과 이필리무맙 병용 요법과 단독 요법의 효과를 비교한 임상 CheckMate-067의 장기간 추적 관찰 결과도 공개됐다.
병용 투여 군에서 높은 치료효과가 지속됨을 보여줬다는 게 임 교수의 설명이다.

니볼루맙과 이필리무맙 병용 투여군의 무진행 생존기간은 11.5개월로 단독 투여군 대비 연장됐다.
치료 시작한 뒤 18개월이 지난 후도 46%의 환자에서 질병이 진행되지 않았다.

니볼루맙 단독 투여군의 무진행 생존기간은 6.9개월, 이필리무맙 단독 투여군은 2.9개월이었다.
이상반응은 엇비슷했다.

흑색종 환자에 펨브롤리주맙과 이필리무맙을 병용 치료한 Keynote-029 결과도 두 약제의 병용 치료는 감내할 만한 수준의 부작용을 보였다.
완전반응 10%를 포함해 객관적 반응 율이 57%, 반응이 있었던 환자의 98%에게서 지속됐다.

이에 임 교수는 "최근 ASCO에서 발표한 임상결과를 종합해보면, 면역치료제 병용요법은 단독 요법보다 우월한 효과를 보여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 향후 암 완치라는 희망에 한걸음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지만 아직은 허가 전이어서 국내 환자 치료에 사용하기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이며 약제비의 부담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논의가 선제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액체생검 활용한 '맞춤 항암치료'
위험부담 큰 '조직생검' 대체할 가능성 제시

대한항암요법연구회 홍보위원장 손주혁 교수(연세대 의대 종양내과)는 "같은 암을 진단받은 환자들도 서로 다른 유전자 변화를 가지고 있다. 암 치료는 환자의 몸에 있는 암의 분자생물학적 특성을 정확하게 진단, 이를 기반으로 치료법이나 약제를 결정해야 한다"면서 "이를 통해 암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을뿐더러 부작용도 줄일 수 있다"며 "환자개인의 특성에 따른 암 맞춤치료(personalized cancer therapy)를 하기 위해 요즘은 조직생검이 진단은 물론 치료 중이나 재발 시에 수시로 필요하게 됐다"고 밝혔다.

손 교수는 "조직생검은 바늘, 내시경 등을 이용, 인체에 침습적으로 시행돼 환자에게 불안감과 불편함을 초래한다거나 증상상태에 따라 중대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에 반복해야 할 경우 환자나 의사 모두에게 부담스러운 것이 현실"이라며 "이러한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액체생검 연구가 꾸준히 진행돼왔다"고 전했다.

액체생검은 천자나 절개 등의 침습적인 시술 없이 혈액이나 복수 등 체액에 있는 암의 유전자조각을 이용해 검사하는 방법이다.

같은 환자라도 암마다, 또 같은 암 덩어리 내에 서로 다른 다양한 생물학적 특성을 나타내 한 개를 조직 생검해 얻은 정보로는 충분한 치료효과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 같은 맥락에서 미국 FDA가 이달 폐암의 표적치료제 엘로티닙 치료를 결정할 때 EGFR 유전자 변이를 혈액으로 검사할 수 있는 cobas® EGFR Mutation Test v2를 승인했다.

이 검사법은 폐암 조직에서 혈액으로 방출된 암유전자(DNA)를 환자의 혈액에서 검출하는 액체생검 중 하나다.

이번 ASCO에서 액체생검과 직간접 연관된 몇 가지 중요한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기존 폐암약제에 내성을 보이는 특정유전자(T790M)가 있는 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로실레티닙 임상에서 액체생검(혈액)이 조직생검을 대체할 수 있을 가능성을 제시하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이 임상에 참여한 환자들에게서 로실레티닙 치료 전에 폐암조직, 혈액, 소변 샘플을 채취, 특정유전자(T790M)의 여부를 검사한 결과, 액체생검과 조직생검 간의 80% 정도 일치 율을 보였으며, 치료효과에서조차 차이가 없었다.

이 결과는 대(직)장암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38명의 대(직)장암 환자의 혈액에서 BEAMing이라는 기술을 이용, RAS 유전자 검사를 한 뒤 조직에서 실시한 RAS 유전자 검사와 비교 분석했을 때 약 90%의 일치 율을 보였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됐다

그 동안 액체생검 임상이 소수의 환자만 대상으로 진행됐다는 것이 지적돼왔지만 이번 ASCO에서 이를 보완한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폐암, 유방암, 대(직)장암 등을 진단받은 15,191명의 환자를 상대로 한 조직생검과 액체생검 간의 유전자 변화를 비교 연구한 결과, 386명에서 혈액과 조직 간에 유전자 변이 결과는 약 87%의 일치했다.
혈액생검과 조직생검을 시행한 시간차가 6개월 미만에도 98%까지 일치 율이 증가했다.

손 교수는 "액체생검은 암환자의 개인별 맞춤치료를 위해 필요한 암유전자 변이정보를 채혈처럼 쉽게 안전하게 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며 "최근 FDA 액체생검 승인과 이번 ASCO에서 발표된 연구들로 따져보면 암 치료 약 결정에 혈액을 활용하는 시대가 처음으로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액체생검은 혈액 내 매우 소량의 DNA를 검출/분석하기 때문에 향후 더욱 기술적 발전이 요구되며 향후 조직생검과 상보적으로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는 게 항암요법연구회의 시각이다.

대한항암요법연구회는 국내 대표적인 항암약물치료 임상연구기관이다.
연구회는 1998년에 혈액종양내과 전문의들이 주축이 돼 설립됐으며 다기관 공동 임상연구를 통해 국내 현실에 맞춰 국민들에게 효과적인 암 치료 방법을 전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연구회 내엔 현재 102개 의료기관에서 860여 명의 회원이 등록, 소속돼 있으며, 데이터센터, PRC를 포함한 7개 위원회와 암종 별 10개의 질병분과위원회가 활발한 다국가, 다기관 임상을 수행 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