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여아에 필요한 것은 '진료비 3,000만원'‥도움 절실
[보건타임즈] 몽골태생의 여아 준베르는 생후 4개월경부터 주먹을 꽉 쥐며 팔을 구부려 경직되는 발작증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딸아이의 이런 증상에 엄마아빠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처음엔 DPT 예방접종 때문일까? 여겨 대수롭지 않게 넘기려했지만 하루에 50~60번씩 보이는 딸아이의 발작증상에 부모는 결국 준베르를 데리고 병원을 찾게 됐으며 ‘영아연축’으로 진단받았다.
영아연축은 주로 생후 1년 이내에 발작하는 질환이다.
이 병은 뇌의 구조적 이상이나 대사 이상, 유전자 돌연변이, 결절성 경화증 때로는 반복적으로 경련을 일으킨다.
대개 영아연축은 발작과 경련의 강도와 빈도가 점차 심해지면서 반복될수록 머리를 망가뜨려 정신 운동발달의 정지, 퇴행을 보이는 매우 심각한 질병이다.
문제는 더 심각했다.
서둘러 몽골에서 치료하려했지만 현지의 의료수준으로선 이상의 방법이 없다는 것이었다.
당시 외국인 노동자로 근무해오면 귀동냥으로 한국의 우수한 의료수준을 알았던 준베르의 부모는 2013년 12월 고대 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변정혜 교수를 찾아와 치료키로 결정했다.
진료에 들어간 의료진은 이 아이의 증상분석과 뇌 MRI 등 여러 검사를 했지만, 뚜렷한 원인을 찾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처방한 스테로이드제의 효과가 나타나며 증상이 많이 개선돼, 6개월 정도 치료이후엔 완치되지는 않았지만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상태가 호전, 몽골로 돌아갔다.
나아지는 것 같던 준베르의 발작 증상은 다시 심각해졌으며 몽골에 돌아간 지 반년정도 지난 2015년 1월 다시 치료를 위해 한국을 찾아야만 했다.
이후엔 몽골로 돌아가지 못한 채 치료에 매달려야 했다.
처음에 투약하면 효과가 좋았던 스테로이드제를 중단하는 즉시 발작이 자주 재발했으며 다른 약물엔 잘 반응하지 않았다.
결국 준베르의 증세는 더 악화돼 소아에게는 최악의 뇌전증이라는 ‘레녹스-가스토 증후군’으로 악화됐다.
레녹스-가스토 증후군은 소아기에 발생하는 가장 심한 형태의 난치성 뇌전증이다.
이 질환은 반복적으로 계속 발작하며 인지와 행동 능력이 떨어지는 병이다.
대개 영아연축 환자의 사망률은 15~20%로 높은데다 50~70%는 다른 형태의 발작이 다시 나타나며 20~30% 정도가 레녹스-가스토 증후군으로 진행된다.
이 아이의 경우는 영아연축 증상이 나타난 후 치료시기가 늦어 더욱 예후가 안 좋았다.
대부분의 환자들이 약물로 잘 치료되지 않으며, 몇 가지 발병 원인이 있지만, 1/3은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아 치료가 더욱 어렵다.
준베르는 치료를 위해 먼저 탄수화물과 단백질을 극도로 줄이는 케톤식이를 시도했지만 큰 효과를 얻지 못했다.
난치성 경련의 경우 약물 항경련제로 잘 조절되지 않으면 수술에만 의존해야한다.
수술법으로는 뇌들보 절개술(뇌량절제술)이 적용된다.
뇌량절제술는 우뇌와 좌외를 연결하는 뇌량을 잘라 전신 경련의 발생을 줄일 뿐 아예 없애는 수술치료는 아니다.
이에 준베르의 엄마아빠는 수술 이후에 악화될 가능성과 경제적인 사정으로 뇌들보 절개술을 원치 않았다.
항경련제와 케톤식이로 경련을 조절에만 의존해오던 도중, 준베르에게 또한번의 위기가 닥쳤다.
지난 2월, 독감에 걸린 준베르는 심각한 폐렴이 생겨 입원했다.
이후 5월까지 잦은 폐렴으로 고생을 했었다.
여기에 경련이 조절되지 않아 케톤식이를 시작한지 3개월 가까이 된 2016년 2월, 또 폐렴이 찾아왔다.
갑작스러운 고열로 응급실에 찾아왔을 땐 이미 폐 기능이 거의 상실돼 스스로 호흡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준베르는 의료진이 삽관한 기도를 통해 인공호흡을 하게 됐으며 중환자실에서 겨우 생명을 이어갈 수밖에 없었다.
흉부 촬영에서 심장과 폐가 구별되지 않을 정도로 심각했다.
뇌와 장기로 산소공급을 해주기 위해 설치한 인공호흡기의 압력은 거의 폐가 견디지 못해 터질 수 있는 상황까지 가며 높아져만 가 의료진도 아이의 생사를 장담할 수 없었던 상황에 이르렀다.
이러한 위상황에서 준베르는 할 수 있다는 듯 아주 조금씩 회복해 나갔으며 고대 안암병원 의료진과 간호사의 헌신적인 노력까지 더해져 한 달여 만에 결국 폐 기능을 회복시킨 놀라운 치유력을 보였다.
현재 이 아이는 인공호흡기를 떼어내고 일반병실에서 산소치료와 튜브를 통해 조금씩 식사를 하고 있다.
문제는 이뿐만 아니었다.
건강보험이 되지 않아 매일매일 수십에서 수백만 원씩 늘어나는 치료비를 한 달에 90만 원 가량을 버는 아버지의 수입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게 돼 아이의 진료비 3,000만원이 이들에게 문제로 다가온 것이다.
준베르의 부모는 처음엔 재산을 처분하거나 친척들의 도움을 받아 진료비를 해결해왔지만, 이마저 더 이상 여의치 않은 딱한 사정이 됐다.
아이의 치료가 언제 끝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준베르의 부모는 치료에 적극적이었다는 의료진의 설명이다.
아이의 어머니 군데그마씨는 "준베르의 뇌전증 치료가 더뎌지는 것이 많이 불안하지만 위기상황에서 폐렴이 재발했을 때처럼 준베르라면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고대 안암병원에서 적극 치료하며 지원해줘 든든하다. 기적이 있다면 꼭 준베르에게 일어나길 바란다"며 자신의 간절히 소망에 기대를 걸었다.
변 교수는 "레녹스-가스토 증후군은 경련의 치료는 물론 인지와 행동기능 재활 등 평생 치료가 뒷받침이 돼야한다"며 "병마와 싸우는 준베르가 희망을 잃지 않고 힘든 치료를 이겨나갈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이 전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5-03 17: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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