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종 교수 "턱관절 장애 여성에게서 많이 발병"
[보건타임즈] # 직장인 상희(27세 여)씨는 몇 년 전부터 입을 크게 벌리거나 하품을 할 때, 턱에서 ‘딱딱’ 소리가 나는 증상을 겪고 있다. 처음엔 턱 주변 관절이 움직이는 느낌이외엔 통증이 경미한데다 시간이 지나면 증상이 사라져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입을 벌리기가 힘들 정도로 통증이 극심해졌으며 오징어 같은 딱딱한 음식은 씹을 엄두조차 내지 못하게 됐다. 상회 씨의 사례처럼 최근엔 가만히 있어도 턱이 아프고 머리까지 지끈지끈 아파 일상생활에서도 불편을 겪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
턱은 얼굴의 심장이라고 불릴 정도로 중요한 기관이다.
머리뼈와 턱뼈 사이에서 두 뼈를 연결하는 턱관절은 입을 벌리거나 다물게 하며 음식을 씹을 때 지렛목 기능을 하는 등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최근 턱관절 기능 이상을 호소하는 ‘턱관절 장애’ 환자가 계속 늘고 있다.
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4년 턱관절 장애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0년 대비 약 38% 증가한 33만 8,846명에 이르렀다.
여기에 증상을 못 느껴 자신의 턱관절에 장애를 자각하지 못한 이들까지 포함하면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턱관절 장애 방치하다간 '심각한 질환' 위험
'안면비대칭·개구장애·저작장애 등' 유발
대개 턱관절 장애는 크게 관절원판(디스크)과 관절을 이루는 뼈 관절 구조 자체에 문제가 있다거나 저작근을 포함한 주위 근육에 이상이 있는 경우로 나뉜다.
이 둘은 서로 밀접한 연관이 돼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입을 벌리면 턱에서 ‘딱’하는 소리가 나거나, 턱을 움직이거나 턱 주변 근육을 만졌을 때 통증이 있다면 턱관절 장애를 의심해 봐야 한다.
이외에 목이나 어깨 결림, 잦은 두통, 만성 피로, 소화 불량 등의 증상을 동반할 수 있다.
흔한 증상이라고 봐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있지만 이를 방치하다간 심각한 질환으로 악화될 위험이 있다.
심하면 좌우 턱관절 균형이 무너져 얼굴이 한쪽으로 비틀어지는 안면비대칭이나 목뼈, 척추 등이 휘어 전신비대칭을 유발하는 경우도 보고된 바 있다.
중·고등학생은 골격이 완성돼 가는 시기로 턱관절이 유연해, 염증에 대한 골 반응이 급속도로 변해 치료받지 않을 경우 부정교합, 안면 비대칭으로 발전하기 쉬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턱관절 장애 ‘여성>남성 1.5배‘
주된 원인은 ‘스트레스‘
턱관절 장애는 남성에 비해 여성에게서 많이 발병한다.
건보공단 자료에 따르면 2012년 턱관절 장애로 병원을 찾은 총 진료인원은 여성이 17만 6,750명으로 남성 11만 5,613명보다 1.5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이 남성보다 턱관절 장애 발병이 높은 이유로 여러 원인이 지적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스트레스가 주된 원인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스트레스를 과하게 받으면 턱 근육에 분포돼 있는 신경이 수축돼 관절의 주의 조직이 약화되기 때문이다.
이대목동병원 구강악안면외과 김선종 교수(사진)는 "여성이 남성에 비해 스트레스에 취약해 환자의 대부분이 여성이다. 실제 2014년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성의 스트레스 인지 율은 28.6%로 남성에 비해 4.2%나 높다"며, "우리 몸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저항할 힘과 에너지를 마련하기 위해 교감신경이 활성화돼 어깨, 목, 머리 등 주변 근육이 긴장하게 되면서 턱관절 장애가 발생하기 쉬워진다"고 말했다.
원인 '딱딱한 음식 즐기거나 긴장'
'꽉 다무는 잘못된 생활습관' 주범
흔히 딱딱하고 질긴 음식을 즐겨먹거나 갑자기 입을 크게 벌린다거나 이갈이나 이를 꽉 다무는 등 턱 건강에 좋지 않은 습관, 잘못된 자세 등이 턱관절 장애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특정 병명을 사용하는 대신 ‘장애’라는 표현을 쓰는 것에서 알 수 있듯, 어떤 특정 원인에 의해 단독 질병이 발현된다고 지목하기 어려운데다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이 때문에 어느 특정 치료법 하나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김 교수는 "턱관절 장애를 조기에 진단할 경우 턱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환자 스스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는 노력과 딱딱하거나 질긴 음식 등을 씹는 것을 피하는 것이 좋다. 이를 꽉 깨무는 습관, 이갈이 등 나쁜 습관을 교정해 턱관절 인대가 늘어나는 것을 방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초기에 통증이나 염증을 완화해주는 진통 소염제와 근육 이완제 등 약물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 턱관절 장애가 더 진행돼 턱관절 내 디스크의 형태와 위치에 이상이 생겨 통증이 심해질 땐 교합 안정장치(스플린트) 시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그러나 6개월 이상 개구량이 30㎜이상으로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통증이 계속된다면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외과적 치료법을 결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이대목동병원은 턱관절 장애의 증상을 스스로 점검해볼 수 있는 대표적인 증상을 소개했다.
증상 체크리스트에서 1개 이상 증상이 있으면 병원을 찾아 진료를 보는 것이 더 진행된 상태로 진단되지 않게 하는 방법이다.
[턱관절 장애 증상 체크 리스트]
*입을 벌리거나 닫을 때 지속적으로 귀 부위에서 소리가 난다.
*입을 벌리거나 닫을 때, 식사할 때 통증이 지속된다.
*검지, 중지, 약지를 나란히 붙인 다음 똑바로 세워 입에 넣었을 때 잘 들어가지 않는다. |
기사최종편집일: 2024-05-03 17: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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