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을 반대해온 대한의사협회가 "국민의 불법 의료신고를 통해 고발, 조치하겠다"며 앞서 정부에 이달 안까지 허용토록 요구한 대한한의사협회에 맞서 맞불을 놨다.
또 의협은 김필건 한의사협회 회장이 시연해 보인 골밀도 측정에 대한 지적도 덧붙였다.
이를 통해 의협이 한의사협회의 현대 의료기기 허용 요구에 즉각 대응하겠다는 의도로 읽혀진다.
의협은 13일 오후 서울 용산 의협회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김 한의협회장을 시작으로 현대 의료기기를 사용하는 한의사, 한의원을 목격한 국민으로부터 신고를 받아 불법 무면허의료행위로 고발조치 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한의협은 기자회견에서 "한의사의 의료기기 허용 문제를 이달 안까지 완료한 뒤 진행상황을 알려 달라"면서 "이를 해결하지 않으면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부작위위법확인소송을 비롯해 가능한 모든 행정소송과 헌법소원심판청구를 검토·진행하겠다"며 강경 입장을 나타냈다.
당시 김 한의협회장은 골밀도 측정기기를 직접 사용하며 이런 자신의 행위를 무면허 의료로 고발할 것이란 전제아래 이를 기회 삼아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을 막는 행태를 낱낱이 전 국민에 알리도록 하겠다면서 먼저 앞장서 '의료기기 사용 투쟁'을 벌이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날 오후 '의료혁신투쟁위원회'는 김 회장을 무면허 의료행위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한의협은 한의계가 정부에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을 요구할 수 있는 것은 1년 전 2013년 12월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른 것이라면서 당시 헌재는 안압측정기 등 한의사의 일부 현대 의료기기 사용이 위법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한국리서치의 조사 결과 국민들조차 3명 중 2명이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을 찬성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의협 추무진 회장(사진 上)은 "초음파골밀도측정기를 이용한 검사 행위는 의료법상 한의사에게 면허된 의료행위가 아니라고 2012년 헌법재판소가 결정했다"며 한의협의 주장을 정면에서 반박했다.
이와 함께 추 회장은 행정당국에 "전국 한의원에서 불법으로 사용되는 현대 의료기기에 전수 조사를 벌여 행정지도와 행정처분을 해달라"며 한방 진료와 시술에 대한 검증도 요구했다.
의협은 "정부의 한의약육성발전계획에 따라 추진될 것이란 한방의 과학화·표준화에 대한 기대도 요원하다"며 "한방 처방의 표준화와 검증을 강력히 요구한다"면서 "과학화·표준화가 되지 않았다든가 의학적 근거가 부족한 한방급여행위를 건강보험에서 제외시키도록 의료소비자단체와 함께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한방 침, 뜸 등 행위별로 수가가 적용돼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날 기자회견엔 양규현 대한골대사학회장(사진 下, 연세대 의대 정형외과 교수)이 나와 한의협 김 회장이 측정한 골밀도 T값의 문제를 조목조목 따졌다.
양 교수는 "그가 초음파골밀도측정기를 간단한 기계쯤으로 여긴 것 같다"며 "실제론 상당히 까다롭다"고 주장했다.
양 교수는 "초음파골밀도측정기기는 반드시 종골에만 하도록 돼 있으며 종골은 뒤꿈치, 특정부분으로만 정해져 있다. 어제 양쪽 복숭아뼈 측정했다고 했다"면서 "즉 어디를 측정해야 하는지를 모른다는 것이며 이 의료기기의 원리, 해석, 처치방법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는 뜻이 된다"고 강조했다.
양 교수는 "측정 받은 젊은 남자의 골밀도 T값이 -4 이하로 떨어진다는 것은 90세 할머니 중 건강이 아주 안 좋은 상태에서 나올 법한 수치이며 정상치에서 너무 크게 벗어나면 더 정밀한 큰 기계로 확인해야 한다"면서 "기계에 오류가 생겼는지 확인할 수 없지만 들이대기만하면 측정할 있다고 오해한 듯 황당하다"며 "초음파골밀도측정기의 기능을 제대로 이해해야만 정확한 측정값을 얻을 수 있다"고 말을 이었다.
초음파로 골밀도를 측정한 직후 T값이 얼마 나왔다고 주장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는 게 양 교수의 설명이다.
양 교수는 "골밀도 검사에서 T값은 연령대로만 보는 수치다. 50세 미만에 T값을 사용해선 안 된다"면서 "기준 값이 없기에 30세 젊은 남성에겐 T값이 아니라 Z값을 써야 하며 -4가 나왔다는 것은 거동조차 싶지 않은 노인에게서 나올법한 굉장히 낮은 수치"라고 지적했다.
"즉 일반 의사들조차 초음파를 이해하려면 교육을 받아야 한다"면서 "골밀도 측정기의 원리, 해석, 처치방법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그저 발만 담궈 수치가 나온다고 해석한 것은 너무나 위험한 방법"이라고 비꼬았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22: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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