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일반인 10명 중 8명 ‘진행암'과 ‘말기암’구분 못한다

"치료 목표가 다른 만큼, 재발환자, 보호자 이해 도와야 한다"
"의료진, 환자에 ‘질환상태’ 구체적이면서 명확한 설명 필요"
논문‘대한암학회지(誌) 온라인판’에 게재

[보건타임즈] 일반인 10명 중 8명은 ‘진행암(advanced cancer)’과 ‘말기암(terminal cancer)’의 용어 의미를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논문 ☞ http://www.bktimes.net/data/board_notice/1447652980-26.pdf).

이 용어는 암의 진행 과정 또는 상태를 의미한다.
‘진행암’은 재발 또는 전이가 됐지만 항암 화학요법이나 방사선 치료로 생존 기간의 연장이 가능하다.
‘말기암’은 치료를 해도 반응하지 않아 생존 기간의 연장을 기대할 수 없으며, 대개 6개월 이내의 기대여명을 가진다.

검사, 진단, 진료과정에서 흔히 쓰이는 의료용어로는 환자나 보호환자가 치료과정이나 질환 상태의 의미를 전혀 이해 못한다는 뜻이 된다.

이 때문에 ‘진행암(advanced cancer)’과 ‘말기암(terminal cancer)’의 치료 목표가 엄연히 다른 만큼, 재발환자와 보호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암 진행 상태를 자세하게 구체적으로 명확 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는 거다.

김상혁 교수

신동욱 교수

박종혁 교수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김상혁, 신동욱 교수와 충북대 박종혁 교수 연구팀은 2012년 일반인 2천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에 들어가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가상의 ‘진행암’ 환자 김00씨(여성) 상태를 설문대상자에 설명한 뒤 이들의 이해여부를 조사했다.
가상 진행암환자의 사례내용은 이랬다.

"# 김 씨는 4년 전 유방암으로 오른쪽 유방 전체를 떼어내는 수술을 받았다. 1년 전 폐에 전이됐으며 항암제 치료를 해 처음엔 효과가 있었으나 다시 암이 자라난 상황이다. 의사는 수술이나 완치가 가능하지 않아 다른 항암제 주사를 통해 암을 약간 줄이면 생명을 몇 개월 더 연장할 수 있다" 였다.

이후 연구팀은 이들에게 김 씨의 상황에 적절한 암 진행 상태가 무엇인지 물었다. (위 그림 그래픽)
이 결과 김 씨를 ‘진행암’이라고 정확하게 짚은 사람은 20.6%에 불과했다.
74.5%는 ‘말기암’이라고 답변하는가 하면 0.7%는 ‘조기암’, 4.4%는 ‘모른다’고 했다.

이처럼 일반인 10명 중 8명이 ‘진행암’과 말기암’의 의미를 이해 못하거나 아예 몰랐다.

하지만 누군가는 암환자나 암환자의 보호자가 돼 암 치료 과정에서 의사결정을 해야 하기 때문에 ‘진행암’과 ‘말기암’의 개념을 정확하게 구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연구팀의 지적이다.

이번 연구에서 흥미로운 사실은 조사대상의 교육 수준이 높거나, 가까운 친척이나 지인 중에 암환자가 있어 사전 지식이 더 많을 것 같은 사람들도 암의 진행 상태에 대한 용어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김상혁 교수는 "이 연구를 통해 교육 수준이 높거나, 가까운 지인 중에 암환자가 있더라도 대부분이 용어만으론 암의 진행 상태를 정확히 구분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됐다”며 “자칫 치료가 필요한 상황에서 치료를 포기하거나, 반대 불필요한 상황에서 치료를 요구하는 것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동욱 교수는 "설문결과대로라면 ‘진행암’과 ‘말기암’ 치료를 위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환자와 보호자에 암의 진행 상태를 구체적으로 설명, 이해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종혁 교수는 "현재 호스피스 완화의료의 제도화가 진행되고 있다. ‘말기암’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국민들이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교육과 홍보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논문은 국제 저명 학술지 ‘대한암학회’지(誌)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