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뇌경색 환자 중 ‘비만, 중증 발생률’ 정상 체중보다 낮다

서울대병원 이승훈 교수, 부천성모병원 김예림 전임의
연구논문 '신경학, 신경외과학, 정신의학 저널’ 최신호에 발표

그림) 체질량지수(BMI)과 초기뇌졸중(腦卒中)위험도Body mass index (BMI) and initial stroke severities
Association between BMI and initial neurological severity (A) and Distribution of NIHSS according to the levels of BMI quintiles at the onset of stroke (B). NIHSS, National Institute of Health Stroke scale; BMI, body mass index; Q, quintiles.

[보건타임즈] 뇌경색 환자 중 비만 환자가 정상 체중의 환자에 비해 중증 뇌경색 발생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논문 ☞ http://www.bktimes.net/data/board_notice/1439451975-73.pdf)

서울대병원 신경과 이승훈 교수(사진), 부천성모병원 신경과 김예림 전임의 연구팀은 세계적 권위의 영국의학저널 그룹(British Medical Journal Group)이 출판하는 국제 학술지 '신경학, 신경외과학, 정신의학 저널(Journal of Neurology, Neurosurgery & Psychiatry)'(Impact Factor = 6.807) 최신호에 이 같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2002년 10월부터 2013년 5월까지 서울대병원에 입원한 급성 뇌경색 환자 2,670명을 비만도(body mass index, BMI)에 따라 5개 그룹으로 나눈 후, 입원 시 초기 뇌경색 강도(NIHSS 점수)를 분석에 들어갔다.

NIHSS는 뇌경색 환자의 의식, 신경학적 기능, 운동, 후유증 등을 평가하는 척도다.
연구진은 경증뇌경색의 경우 0~7점, 중증은 8점 이상으로 구분, 조사했다.

이 결과, 비만도가 21.2㎏/㎡ 이하 그룹의 중증 뇌경색 발생률이 100%으로 했을 때 21.2~23.0㎏/㎡ 그룹은 65%, 23.1~24.5㎏/㎡ 그룹은 48%, 24.6~26.2㎏/㎡ 그룹은 39%, 26.3㎏/㎡ 이상 그룹은 31%로 나타났다.

즉 비만도가 높을수록 중증 뇌경색 발생률이 낮았다는 뜻이다.
이러한 영향은 환자의 예후에도 미쳤다.
비만도가 높은 환자일수록, 치료 3개월째 예후가 좋았다.

단순히 비만해서가 아니라 높을수록 중증 뇌경색 발생률이 낮아 예후가 좋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최근 ‘비만의 역설(obesity paradox)’이라는 가설을 뒷받침하는 많은 연구가 발표되면서, 비만 환자가 정상 체중환자보다 오래 산다는 등 일반적인 상식과 전혀 다른 다양한 결과를 제기하는 경우가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비만 환자가 정상 체중의 환자보다 뇌졸중 발생 후 생존기간이 더 길다는 ‘비만의 역설’도 보고되고 있다는 것.

기존의 의학적 상식과 ‘비만의 역설’은 아직 다양한 질환에서 보고돼 검증 과정에 있지만, 발생기전은 뚜렷하지 않다는 게 연구팀의 주장이다.

연구팀은 단순히 뚱뚱할수록 오래 산다고 치부하기엔 아직 우리가 모르는 맹점이나 숨겨진 의학적 현상이 있을 수 있다고 봤다.

이 연구는 비만이 직접 생존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뇌졸중의 중증도에 영향을 미쳐, 생존율이 결정됨을 주장하는 첫 연구 결과다.

이 교수(교신저자)는 “대혈관의 동맥경화나 심장질환에 의한 색전일 경우 뇌경색이 심하게 오는 경우가 많으나 비만 환자들은 경미하게 발생하는 소혈관 폐색에 의한 뇌경색이 많다”며 “이는 지방세포 (adipocyte)와 염증성 사이토카인 (inflammatory cytokines)과 연관성이 있을 가능성과 비만한 환자가 더 적극 뇌혈관 위험인자를 조절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뇌졸중은 허혈성 뇌졸중과 출혈성 뇌졸중으로 나뉘며 뇌경색은 허혈성 뇌졸중을 일컫는다.

뇌졸중으로 입원한 국내 환자를 분석한 결과, 2000년 전체 뇌졸중 중 허혈성 뇌졸중이 64.7%, 출혈성 뇌졸중 35.3%인 반면, 2009년엔 각각 76.1%, 23.9%로 나타나, 허혈성 뇌졸중의 비율이 늘고 있다.(출처 심평원 자료)

뇌졸중으로 생명을 잃는 사망률은 줄고 있지만, 뇌졸중으로 사망은 전체 사망의 약 10%를 차지한다.
뇌졸중은 암에 이어 사망원인 2위이며, 단일 장기 질환으로는 1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