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간이식팀, ‘6시간’ 걸쳐 수술 성공
[보건타임즈] 40대 평범한 한국여성이 친정엄마와 남편을 모두 살렸다.(사진 신정아, 이경훈 씨부부와 분당서울대병원 간이식팀)
8년 전 모친에게 자신의 한쪽 신장, 이번엔 간의 70%를 간암 남편에게 기증한 여성의 눈물겨운 따뜻한 소식이 뒤늦게 전해졌다.
이 부부의 간 이식수술은 분당서울대병원 암센터 간이식팀이 맡아 6시간에 걸쳐 성공적으로 마쳤다.
화제의 여성은 경기도 포천 시에 살고 있는 신정아씨(43세)다.
신 씨의 딱한 사정은 이랬다.
신씨는 8년 전에 신장 기능부전을 앓고 있는 어머니에게 자신의 한쪽 신장을 기증했다.
이후 8년이 지난 뒤 간암으로 투병 중에 있는 남편을 위해 간을 떼어주기 위해 수술대에 올랐던 것이다.
신 씨 어머니의 경우 10년 동안 고혈압과 갑상선 질환을 앓다가 유행성출혈열의 합병증으로 신장 기능부전이 생겨 생명이 위독한 상황에서 오직 신장이식만 기대하게 됐다.
이에 신씨는 어머니를 위해 자신의 신장을 기증, 무사히 신장이식수술이 끝난 뒤 모두가 건강하게 지내왔다.
하지만 신 씨에게 또 다른 시련이 비껴가지 않다.
지난 2013년 가을, 남편 이경훈 씨마저 과로와 스트레스, 위궤양으로 쓰러지면서 병원을 오가며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게 된 것이다.
위궤양은 병원치료를 받게 되면서 다행스럽게 조금씩 호전됐지만, 문제는 그가 평소 앓던 B형 간염이 악화되면서 간성혼수가 생겨 응급실을 자주 찾아야했다.
이후 병세가 안 좋아져 정밀검사를 받게 됐으며 진단결과 간암으로 확진돼 색전술을 받았다.
그러나 간 기능이 저하돼 간이식만이 자신의 생명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치료 방법임을 알게 됐으며 이 씨와 가족들은 기증자를 물색했지만 간을 이식해줄 적임자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이때 나서는 사람이 부인 신 씨였다.[수혜자 남편 이경훈(좌), 기증자 아내 신정아씨(우)]
신 씨는 남편의 생명과 건강을 위해 자신의 간 기증 의사를 조심스럽게 밝혔다.
그녀의 제의에 가족들은 물론 의료진조차 심각한 고민에 빠지게 됐다.
상태가 더 악화돼가는 남편 이 씨에 누군가 선뜻 간을 기증해줄 만한 없는 상황에서 과거 왼쪽 신장을 어머니에 기증했던 신 씨에게 전력이 있었던 터라 간이식 수술을 결정하기가 어려웠지만 부부의 서로 믿음과 의료진의 신뢰를 바탕으로 정밀 검사에 들어갔다.
다행히 신 씨가 간이식 기증자로 적합하다는 판정이 나와 곧바로 간 70%를 남편에게 떼어주는 이식 수술을 진행하게 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암센터 간이식팀 한호성 교수(암·뇌신경진료부원장)와 조재영, 최영록 교수가 각각 기증자 4시간, 수혜자 6시간에 걸친 이식수술을 맡아 성공적으로 끝냈다.
남편 이 씨는 “건강한 사람도 걱정되는 이식 수술인데, 이미 큰 수술을 겪은 아내의 희생으로 새 생명을 얻게 돼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미안하고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며 눈물을 보였다.
부인 신정아씨는 “짧은 시간 안에 진단과 수술, 회복이 잘 이뤄질 수 있도록 세심하고 꼼꼼하게 돌봐준 의사와 간호사 의료진들께 감사하다”며 “두 번의 장기 이식 수술을 받으면서 든 생각은 건강한 신체를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든 장기기증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었다면서 생명을 살리는 일에 많은 사람이 용기를 가졌으면 한다”고 전했다.
분당서울대병원에 따르면 현재 부부 모두 퇴원 후 주치의의 건강관리를 받으며 음식 조절과 가벼운 운동을 통해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
이번 수술을 집도한 한호성 교수는 “이식 수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여자의 안전성인데 이미 신장이 하나밖에 없는 공여자라 더 세심한 준비와 노력이 필요했다”며 “무엇보다 다행히 부부 모두 빠르게 회복 중이어서 의료진으로도 감사한 일이다. 앞으로 더욱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남은 치료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간이식 공여자에 대한 복강경 간 절제술을 세계 최초로 성공한 바 있다.
현재 공여자의 흉터를 최소화하면서 빠른 회복을 도와 원래 건강했던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도록 환자중심의 치료방향을 정립하고 있다는 게 분당서울대병원의 소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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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최종편집일: 2024-05-02 18:4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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