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욱 총무이사, “학회 대국민 ‘갑상선암 지식 전달’ 위해 노력”
“수술 장단점 전달 후 환자와 디스커션 한 다음 치료수순 결정”
“내년 초에 우리환경에 맞는 갑상선암 치료가이드라인이 새로 나온다.
이로써 지금까지 불붙었던 0.5~1㎝ 사이 결절 간격을 둘러싼 갑상선 치료시기논란이 자연스레 사그라질 전망이다”
대한갑상선학회 김선욱 총무이사(삼성서울병원)는 6일부터 이틀간 건국대 새천년 관에서 치러진 춘계학술대회에서 7일 기자와 만나 “내년 초에 한국인에 맞는 갑상선암 치료가이드라인을 만들어내기 위해 새로운 데이터를 신중하게 검토해가면서 개정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학회에 따르면 새로 바뀌는 가이드라인은 환자에게서 갑상선결절 발견 시 과연 몇 ㎝부터 치료에 들어가야 될지가 핵심이다.
1㎝를 초과하는 것엔 진행성 갑상선암인 경우가 많이 확진됨으로써 치료해주는 것이 하지 않는 것보다 환자들을 사망률로부터 도움이 될 것이란 데이터가 많아 국내갑상선전문가 간의 논란의 여지는 거의 없다.
하지만 0.5에서 1㎝ 미만 갑상선 결절에 대해선 적정치료시기를 둘러싸고 서로 이견을 드러내고 있다.
지금은 갑상선결절 적정치료시기를 앞당겨한다는 논리에 과잉진료, 이보다 늦춰야 한다는 주장엔 조기치료 회피라는 지적이 뒤엉켜 그레이존(gray zone, 회색지대)이 형성된 상황이다.
김 이사는 “논란이 있기 전 2009년엔 갑상선학회의 갑상선암, 갑상선결절 진료 권고안이 발표됐다. 당시 가이드라인에선 0.5㎝ 이하는 대면진료과정에서 지켜보거나(시진) 문진하는 선에서 환자에게 해가 없으면 조직검사까지 하지 않았다. 단 0.5㎝를 초과한 결절이 악성으로 의심될 경우 반드시 조직검사를 하도록 권고해왔다”며 “5년이 지난 지금의 시점에서 바라보면 학문적 치료적 발전이 있어 온 후 조기치료에 관심을 갖는 여러 변화가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암은 갑자기 덜렁생기는 경우가 없다. 작은 크기의 혹에서부터 발생한다. 작다고 여겨 그저 치료를 미루거나 방치하다가 나쁜 측면이 생긴다면 누가 책임져야 하나(?). 아직까지 여러 가지 연구가 진행되고는 있지만 적정치료시기를 두고 아직도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새로운 가이드라인의 개정작업이 완료되면 대국민을 상대로 ‘갑상선암에 대한 정확한 지식 전달’위해 노력할 예정”이라며 “학회에선 작은 암이나 천천히 진행하는 암을 당장 수술해야 한다는 입장이기보다는, 수술이나 치료의 장점과 단점을 환자와 충분히 디스커션 한 다음 수순을 밟는 것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령 진단결과 작은 0.6㎝이나 0.7㎝의 암으로 확진됐을 때 수술시 환자에게서 어떤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는지, 예를 들어 반 절제를 할 경우, 30%-50%가 수술이후 약물을 평생 복용한다든가 가벼운 목소리에 변화가 있을 수 있는지 불편한 점과 당장 수술했을 때 장점을 어떤 것들이 있는 지 알리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암이 1㎝ 이상일 땐 절제술 자체가 전절제로 넘어갈 수 있으며 크기가 클수록 원격전이의 가능성도 있다는 게 김 이사의 설명이다.
이 경우엔 비율이 30~40% 넘어갈 때는 다르지만 확률이 10% 미만이면 원격전이는 0.1%다.
김 이사는 “이처럼 구체적이고 정확한 갑상선 암의 지식과 정확한 리스크를 알리거나 전달함으로써 서로 정보가 공유된 상태에서 환자들이 자기의 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는 의료문화가 생기도록 하는 게 바람직한 방향으로 생각한다”며 “지금은 새 가이드라인 작업에 집중, 정확한 진료지침이 나오도록 하는 것에 학회의 역량이 쏠려 있다”고 전했다.
“단 문제는 지금의 의료 수가와 제한된 진료시간 내에 이런 것들이 다 전달되면서 공유될 지에 대한 안타까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영국도 가이드라인을 서둘러 개정하려는 우리나라의 입장과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김 총무이사는 “미국, 영국의 가이드라인도 과거 결절 사이즈 0.5㎝이상에서 필요시 조직검사를 권장했다. 이후 미국 갑상선학회의 경우 1㎝일 땐 무조건 선행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사이즈 결절을 둘러싼 논란으로 확산되면서 2014년에 발표예정이었던 개정가이드라인을 아직 발표 못하고 있다. 작은 결절의 수술여부에 찬성과 반대 의견이 엇갈려 현재 연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우리나라에서 갑상선질환자수는 눈에 띠게 빨리 늘어있다.
갑상선암의 급증은 국내뿐 아니라 사회주의국가처럼 검진에 접근이 어려운 나라를 빼고는 미국, 서구 국가, 어느 곳에서든 다 관찰되고 있다.
갑상선 암의 증가추세는 조기 진단, 또 하나는 해조류, 생선, 유가공식품이 건강기능식품으로 인식되면서 요오드 과다 섭취하는 경우가 원인이 된다.
김 이사는 “요오드는 과잉, 과소 모두 문제가 된다. 한국은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 요오드 섭취가 높은 지역 중의 한 곳이며 소비량만큼 갑상선기능 이상 질환이 늘고 있다”면서 “일찍 찾아내 기능을 정상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며 “향후 국민건강영양측면에서 이런 부분에 대국민교육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이사에 따르면 2013년부터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갑상선 기능과 요오드섭취의 표본 조사가 시작됐다.
이를 통해 조만간 좋은 데이터가 나오는 대로 대국민영양교육의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는 게 그의 시각이다.
김 이사는 “학회가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자문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면서 “학회는 작년 10월쯤 갑상선암, 방사선 요오드 치료에 혼란이 없도록 환자 안내서 책자를 발행, 필요한 병원에 배포, 교육과 홍보를 병행함으로써 비교적 정확한 정보가 전달될 수 있도록 한 것이 나름대로 보람됐다”고 평가했다.
대한갑상선학회의 회원 수는 2014년 말 현재 560명이 등록돼 있다.
학회는 이번학술대회에서 ▲갑상선 진료에서 흔히 마주하지만 잘 모르는 보험, 수가, 법률 ▲건강보험공단 청구 자료를 활용한 10년간의 갑상선결절과 갑상선암의 진료현황 ▲한국인이 음식을 통해 섭취하는 요오드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한국 성인의 요오드 섭취 실태, 갑상선 질환과 연관성 연구 등 갑상선암과 자가 면역성 갑상선질환의 최신지견 등을 다뤘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5-14 18: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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