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술로 관리 가능한 척추통증 “무조건 수술해선 안 된다”
|
|
신근만 회장
|
심재항 이사
|
최근 척추수술이 계속 증가한 가운데 무조건 불필요한 수술을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와 눈길을 끈다.
환자에 돌아가는 혜택이 크지 않거나 비수술로 관리가 가능한 척추통증을 불필요하게 수술을 하지 말라는 거다.
16일 대한통증학회(회장 신근만/한림대 강동성심병원 마취통증의학과)가 ‘제4회 통증의 날’ 캠페인을 맞아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주요수술통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최근 7년간 척추수술환자와 건수가 지난 2006년부터 2012년까지 각각 84%, 86% 증가하며, 연평균 12%의 증가율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보건복지부의 척추수술 청구건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009년부터 2013년 상반기까지 청구된 척추수술건수 98만 건 중 조정된 건수가 12만 9,000건으로 13.2%의 조정률을 보여, 척추수술 10건 중 최소 1건 이상은 과잉수술로 의심된다는 것이다.
게다가 보건복지부 지정 척추전문병원의 척추수술 조정률도 18.7%로 나타나 평균치 조정률보다 상회하는데다 이중 전체 청구건수의 60% 이상이 조정된 병원도 확인돼 무리한 척추수술이 더 빈번하게 시행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한통증학회가 실제 환자들의 통증치료 행태와 척추수술 현황을 분석하기 위해 지난 7월부터 2개월 간 서울을 비롯해 수도권 소재 12개 대학병원의 마취통증의학과를 찾은 환자 1,37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성별이나 연령이 관계없이 가장 많이 수술을 받은 통증 부위는 ‘척추’(약 58%)였다.
이중 약 62%는 ‘1년 이상’ 장기간 통증을 겪었지만, 약 38%는 최초로 통증을 느낀 후, 적어도 ‘1년 이상’ 지나서야 마취통증의학과를 방문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소요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환자들이 겪은 통증의 정도는 유의하게 증가, 발병 후 신속하게 마취통증의학과를 방문, 적절한 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척추통증 환자 709명 가운데 약 20%는 과거 척추수술을 받았다.
이 가운데 약 76%의 환자가 요추 추간판 탈출증(디스크, 35%) 또는 척추관협착증(40.6%)으로 수술을 했다.
이들이 척추수술을 결심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통증’(약 57%)으로 가장 많았다.
팔이나 다리에 생긴 마비증세로 수술을 받은 환자는 약 18%에 불과했다.
자신이 받은 척추수술에 만족도는 전체 환자의 약 23%에 그쳤다.
75%는 향후 재수술할 의향이 없었다.
척추수술 환자의 삶의 질(평균 3.17점)은 그렇지 않은 환자(평균 2.52점)에 비해 유의하게 낮았다.
대한통증학회 심재항 홍보이사(한양대 구리병원 마취통증의학과)는 “환자들은 대부분 통증 때문에 척추수술을 받았지만 무조건 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며 “이번 조사 결과 척추수술이 실제 환자에게 돌아가는 혜택도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학회가 대표 척추질환 요추 추간판탈출증(디스크)에 대한 비수술 요법의 유효성을 평가하기 위해 거대 디스크에 운동신경의 손상이 없는 3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평균 9개월 동안 보존적 통증치료를 계속하며 경과를 관찰한 결과 25명에게서 디스크의 크기가 평균 59% 감소했다.
심 이사는 “척추수술을 고려할 수 있는 경우는 2~3개월간 비수술적 치료로도 통증관리가 전혀 되지 않는 경우, 팔이나 다리 등 신체 기관에 마비가 발생하는 경우, 성기능 장애 또는 배뇨 장애가 발생하는 경우다. 이외엔 대부분 수술 없이 치료가 가능하다”며 “수술은 기관의 퇴행을 촉진하는데다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등 환자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무조건적인 수술을 지양, 비수술적 치료로 통증을 관리하는 동시에 질환을 치료하는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학회는 이번 달을 시작으로 ‘통증의학, 100세 시대를 준비한다’라는 캐치프레이즈 하에 대국민을 위해 전국 28개 의료기관에서 찾아가는 건강강좌를 진행하는 등 홍보에 주력할 계획이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5-16 15:37:49
다음기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