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선 소아임상 제약사에 ‘특허 기간 연장’ 혜택
강형진 교수, “한국도 허용하는 제도 개선 필요하다”
성인 암 환자에 쓰던 항 구토제 에멘드(Emend, 성분 아프레피탄트(aprepitant))가 소아 암 환자에게도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대 소아청소년과학교실 강형진 교수(사진 왼쪽) 연구팀은 국제공동연구팀과 함께 소아 암 환자에게 ‘에멘드’의 효과를 알아보는 세계 최초 무작위배정 비교 3상 임상시험(기사캡쳐사진/ ☞ http://www.bktimes.net/data/board_notice/1405586902-98.pdf)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전 세계 302명의 소아 암 환자(생후 6개월~17세)를 대상으로, 비교군(152명)에 에멘드와 기존 항구토제인 온단세트론(ondansetron), 대조군(150명)에겐 온단세트론 만을 복용 시킨 후, 항암치료를 받게 했다.
이 결과, 구토 예방 비율이 비교 군에서 51%로 대조군 26%보다 월등하게 높았다.
구역 구토는 항암 치료 시 환자들이 겪는 큰 고통 중의 하나다.
이 연구로, ‘에멘드’를 소아암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제약사들이 좋은 신약을 개발해도 소아에게 임상을 하지 않아, 안전성과 유효성을 못해 치료에 쓸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게다가 소아에 임상시험을 하는 것이 비윤리적이라는 인식과 함께 환자 수가 적은 소아용 의약품은 시장성이 낮다는 이유에서 관심을 두지 않아 치료에 사용하지 않은 원인이 돼왔다는 게 강 교수에 지적이다.
최근 미국 등 선진국에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소아에 임상을 한 제약사에 신약의 특허 기간을 연장해 주고 있다.
이로써 제약사로선 늘어난 특허 기간만큼, 보호를 받을 수 있다.
반면 타 회사가 복제 약을 만들 수 없게 된다.
또 에멘드는 이번 3상임상을 근거로 미국에서 소아항암제로 먼저 시판승인을 받은 후, 국내 허가를 받게 돼 국내 어린이 암 환자들이 사용하기까지는 시일이 좀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연구팀에 따르면 미국이나 유럽에선 제약사가 신약 개발 시 소아 임상시험에 참여하면 의약품 특허 기간을 6개월 연장해주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국내에선 이를 두고서 식약처와 수차례 논의가 있었으나 아직 진전이 없는 상태다.
이 연구는 시장성이 낮은 소아 환자도 효과적인 약을 경험할 수 있는 공공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제약사에게는 특허 기간을 연장해줘 경제성을 보장해주는 근거자료가 된다는 뜻이다.
이 연구는 소아 임상시험의 대표적인 사례로 Onclinve 등 암 전문 신문뿐 아니라 Wall Street Journal, Business Wire, Market Watch 등 세계 유명 경제 신문에 심도 있게 다뤄 제약사들로부터 관심을 끌고 있다.
강형진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는 임상시험 산업 분야에서 국제적인 리더가 됐지만 국내엔 신약 개발이나 사회경제적 약자인 소아를 보호하는 제도가 전무, 여건이 마련되지 않아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선 글로벌 수준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서울대 의과대학은 이 연구를 주도함으로써 우리나라가 그간 임상시험산업에 국가적인 지원을 한 사례가 됐으며 국내 연구진이 학문적 영역 뿐 아니라 가치 실현과 산업적인 측면에서 국제적인 리더가 된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성과라는 평가를 내놨다.
이 연구결과는 지난달 30일 세계 암 보존치료 학회(MASCC Multinational Association of Supportive Care in Cancer)에서 발표됐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22: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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