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안전관리 적극 지지하지만 병원별 체계적 관리 우선”
전 세계 규제-CRP 의료피폭서 환자의 선량한도 '없다'
대한영상의학회가 식약처의 'CT 환자 방사선 피폭 량 기록, 관리사업'에 문제를 제기하는 논평을 내놔 눈길을 끈다.
학회의 지적은 이 사업의 추진방향이 환자선량을 기록, 관리하는 것에만 치우침으로써 CT로부터 방사선에 노출되는 피폭의 위해성만 강조, 이를 두려워 한 환자가 반드시 받아야 할 검사를 포기하게 하거나 기피하게 할 부작용이 있다”며 “질병의 조기진단을 가로막거나 혼란을 가중시켜 국민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거다.
방사선 피폭 낮추려는 노력은 ‘당연’
하지만 정확한 진단위한 의료방사선 검사엔 ‘불필요’
현대 의료에서 방사선 촬영은 환자의 체내에 숨겨진 질환을 찾아내 치유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게 학회의 설명이다.
영상의학회는 “실제 수술을 하지 않고선 몸 내부를 들여다 볼 수 있는 방법으로는 영상진단밖에 없다”면서 “환자가 원치 않는 방사선 피폭을 낮추려는 노력은 필요하지만 식약처 'CT 환자 방사선 피폭 량 기록, 관리사업'의 기본방향은 체내에 숨겨진 질환을 정확하게 진단, 치료하기 위해 반드시 시행해야 하는 의료방사선의 피폭과는 거리가 있는데다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확하게 진단을 위해 반드시 시행해야 할 의료방사선의 피폭은 일반인이 원치 않는 피폭에 노출된 것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CT검사의 주의를 고지하는 것은 다른 검사나 수술, 항암치료 등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중요한 의료행위를 할 때 먼저 환자에 위험성과 합병증을 설명, 동의를 받는 의무사항과 같다는 게 학회의 주장이다.
저 선량 검사 위험성 “직접 증명된 것 없다”
강제로 규제하기엔 “식약처의 목적 타당성” 부족
게다가 “진단영역의 저 선량 방사선촬영은 지금껏 위험성이 직접 증명된 것이 없다. 국제방사선방어위원회보고(ICRP 보고 93, 103)조차 “의료피폭에서 환자의 선량한도는 없다”고 명시하는 등 전 세계 어느 나라도 이를 고지토록 규제를 하지는 않는다”면서 “낮은 선량의 일반적인 방사선 촬영에서 증명되거나 근거 없는 위험성, 위험도를 얼마나 있는지 설명하라는 식약처의 'CT 환자 방사선 피폭 량 기록, 관리사업'은 강제로 규제하기엔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없는 데다 타당성조차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이런 규제는 의료기관 단위 관리에 필요하지만 환자 개인에 고지하거나 기관 간의 비교, 또는 평가의 대상으로 사용돼선 안 된다는 영상의학회의 시각이다.
단순한 개인별 피폭선량 관리 ‘역효과’ 초래
환자 거부→낮춤경쟁 유발→불량검사→오진
영상의학회는 또 “개인별 피폭선량 관리는 환자들의 알 권리를 존중한다는 장점과 방사선 노출 선량 자료가 집단에선 유용하지만 위해성을 개인적으로 해석하기 어렵다”며 “선량관리는 위험성 평가에 사용돼선 안 되며 낮추기 위한 목적으로 활용돼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학회는 실례로 환자선량에서 오는 위험성을 환자개인에 맞춰 계산하지 않는다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 ICRP의 기준을 소개했다.
학회는 “현재 알 수 있는 것은 표준팬텀에서 계산되는 선량뿐이다. 알려져 있는 CT의 방사선 위해는 임상적 유용성에 비해 매우 작다”면서 이를 걱정하기보다 정확한 진단을 얻는 것이 환자에겐 훨씬 더 이익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학회는 “검사를 적절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둔 방사선 노출 선량 모니터링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의료영역에서 환자선량을 규제하는 나라는 없다”며 “이를 간과, 개인별 선량관리를 내세워 강제로 관리하려한다면, 방사선 검사를 거부하거나 무조건 방사선량을 낮추려는 경쟁이 일어날 수 있다”면서 “병변을 발견하지 못하는 불량검사를 유도하는 결과가 초래, 결국 환자가 적절하게 진단을 받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환자선량관리 ‘국가적 인프라 구축-의료기관 관리체계’ 필요
의료기관 잘 할 수 있도록 환경조성 만들어 주는 게 먼저
영상의학회는 “우리나라의 방사선 촬영 건수는 연간 약 500만 건으로 건마다 환자 누적선량을 기록, 관리하며 이전 누적선량을 보고 검사의뢰토록 한다면 환자에게 불필요한 불안과 두려움을 더욱 가중시켜 정확한 진단을 못하게 막는 결과만 초래할 수 있다”며 “이보다 의료기관들이 방사선선량관리를 잘 할 수 있도록 환경조성을 만들어 주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회는 “방사선 피폭 관리 전문가 의사(영상의학과 전문의)에게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 이러한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에서 단순하게 환자에 선량을 알려주는 것은 혼란을 초래할 것이 예상된다”며 “관리 체계가 잘 형성되면 방사선 위해성도 감소될 뿐 아니라, 안전성도 나타나 환자의 막연한 두려움들도 없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학회 도경현 홍보이사는 “최소한의 방사선량으로 최적의 검사를 해야 한다는 원칙을 영상의학과 의사들이 알고 있으며 이를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이를 위해 환자선량 권고기준도 마련, 기기 품질관리와 여러 교육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 이사는 “영상의학회는 식약처의 안전관리를 위한 노력은 전적으로 지지하며 적극 협조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외국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안전관리 체계를 가지고 있으며 이를 잘 적용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 환자 개별 선량관리보다는 의료기관별 관리 체계가 우선적으로 시행돼야 더 효과적이고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도 이사는 “학회에선 현재 진료지침과 표준촬영 프로토콜, 각종 검사 가이드라인들을 만들어 최적의 검사를 할 수 있도록 앞장서고 있으며, 미국, 유럽과 발맞춰 환자 안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학회는 “방사선 선량에 대한 병원별 체계적 관리를 위한 가이드라인 작업을 준비 중이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선다면 각 검사의 적응증과 촬영 방법 등을 포함한 본격적인 가이드라인을 일선 의료기관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제작 배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5-10 20:2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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