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황반변성 유전자 치료 ‘가능성’ 찾았다

황반변성 병변= 위는 65세 건성 황반변성 남성 환자의 안구 사진으로 환자는 시력 저하 증상을 호소했다. 아래는 출혈을 동반한 습성 황반변성 환자의 안구 사진으로 갑작스런 시력 저하 증상을 보였다. 황반하 출혈 및 맥락막신생혈관이 관찰되고 있다.

국내 의료진이 한번 망가지면 회복이 안 돼 손실된 만큼 시력을 잃게 되는 황반변성을 치료할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냈다.

‘황반변성’은 시세포의 대부분이 몰려 시력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황반부에 변성이 생겨 시력이 저하되는 질환이다. 황반변성에 걸리면 시야의 중심에 검은 원형이 생기면서 사물이 제대로 보이지 않게 된다.
이 안과질환은 65세 이상의 노년층에서 실명 원인의 1위를 차지하는 무서운 병이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안과 박태관 교수(사진/환자 진료 중)팀이 동물실험을 통해 아데노부속바이러스(AAV) 벡터를 손쉽게 망막조직에 전달하는 ‘유리체 공간 내 주사 법’을 세계 최초로 성공을 거둠으로써 황반변성을 치료할 새 길을 열었다.

AAV 벡터는 신경망막 유전자 치료에 가장 적합한 물질이다.
한번 손상된 황반은 회복이 불가능해 박 교수의 연구가 난치성 망막 안과질환 치료에 새로운 해법이 될 수 있을지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주사법는 특정 질병에 효과가 있는 치료용 유전자를 질환으로 손상된 조직이나 세포에 전달시킨다.

치료용 유전자는 단독으로 주입해선 세포 내에 직접 전달되지 않는다.
다양한 종류의 나노입자나 바이러스 벡터에 유전자를 담아 주입해야 치료해야 할 세포 내로 직접 전달된다.
망막의 경우 이들 전달물질 중에서 AAV 벡터가 가장 효과적이며 안전하다.

이 때문에 2000년대 초반부터 많은 연구진들이 AAV 벡터를 쉽게 주입할 수 있는 ‘유리체 공간 내 주사법’에 도전해왔다.
이 방법은 외부에서 눈에 직접 주사하는 식이어서 간단하다.
하지만 AAV 벡터가 망막에까지 도달하지 않거나, 주변세포로 고루 퍼지지 않아 치료 효과를 입증하는 데는 번번이 실패해왔다는 게 박 교수의 설명이다.

이런 이유로 지금까지는 임상실험에서 유리 체를 절제하는 고난이도 수술을 시행한 후 망막에 구멍을 내 망막하 공간에 직접 AAV 벡터를 주입하는 ‘유리체 절제술 후 망막하 주사법’을 시행해왔다.

그러나 이 방법은 매우 복잡한데다 난이도 있는 의술을 필요로 하는 큰 수술로 시행해야 하는 것은 물론, 치료를 하는 과정에서 치료하려는 망막이 크게 손상을 입는 등 다양한 합병증을 일으키는 단점이 갖고 있다.

박 교수팀은 동물실험에서 황반변성, 당뇨병성망막병증과 같은 망막질환에서 최근 흔히 활용되는 레이저 치료법을 병용, AAV 벡터를 주입했다.

그림 1] 박태관 교수팀의 동물실험= 레이저치료와 ‘유리체 공간 내 주사법’을 병용해 AAV 벡터를 주입했더니 신경망막조직과 망막색소상피층에 도달했으며 녹색형광단백질(GFP)도 의미 있는 정도로 발현했다. 이 그림은 레이저치료를 병행하지 않았을 때, 아래 그림은 레이저치료를 병행했을 때의 모습다. 아래의 그림에서 GFP가 확연히 잘 발현된 것을 볼 수 있다.
AAV2, 5, 8은 망막 치료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AAV 벡터의 종류다.

이 결과 AAV 벡터가 대부분의 망막질환이 발병하는 신경망막조직과 망막색소상피층에 정확하게 도달하는데다 벡터 내 삽입된 녹색형광단백질(GFP)이 의미 있는 정도로 발현되는 것을 입증해냈다.

녹색형광단백질(GFP)은 치료부위에 AAV 벡터가 주입되는지를 표시하기 위한 물질이다.

그림 3] 유리체 공간내 주사법 VS 유리체 절제술 후 망막하 주사법
왼쪽 위는 ‘유리체 공간내 주사법’으로 눈 외부에서 큰 수술 없이 간단한 주사로 AAV 벡터를 주입하는 방법이다. 오른쪽 아래는 ‘유리체 절제술 후 망막하 주사법’으로 유리체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은 후 망막하 부위에 직접 AAV 벡터를 주입하는 방법이다. 유리체를 절제하는 동안 망막이 손상되는 등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시킨다.

박 교수팀이 성공한 ‘유리체 공간 내 주사법’이 더욱 발전해 망막질환 환자들에게 적용될 경우 시력 상실을 늦춰져 지금까지 황반변성 환자를 대상으로 가장 널리 쓰이는 항체주사보다 난치성 망막질환 환자의 유전자 치료가 좀 더 수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항체주사는 월 1회씩 주사를 맞아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는데다 보험이 10회까지만 적용돼 환자에게 경제적으로 큰 부담되고 있다.

이와 달리 오랜 기간 임상을 통해 안전성이 확립된 레이저와 AAV 벡터 주입을 병행하면 외래에서 간단한 주사로 간편하면서 반영구적으로 효과가 지속되는 치료를 시행하는 게 가능해진다.

박 교수는 “이번 실험결과는 유전자 치료를 보편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연구다”며 “향후엔 영장류를 이용한 실험으로 발전시켜 실제 환자에 사용될 수 있는 연구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유전자치료 분야 유럽유전자세포치료학회의 공식학술지 'Human Gene Therapy Methods'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