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철 변호사, 병원경영 국제학술대회 '보건의료 정책 동향' 강연
'시장형 실거래가 제도'가 시행될 땐 병원 계에 들어올 수익은 연간 약 1800억 원가량 될 것이라는 전망치가 나왔다.
상대적으로 이 액수만큼 제약 계에게선 빠져 나간다란 얘기가 돼 눈길을 끈다.
게다가 4대 중증질환에 들어갈 건강보험 재정대신 '시장형 실거래가'를 시행, 비용을 충당할 것이란 유추 해석까지 나와 제약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4일 개최된 병원경영 국제학술대회(2013 Korea Healthcare Congress) 모닝세션에서 이경철 변호사(법무법인 태평양)는 '보건의료 관련 최근 정책 동향'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내다봤다.
또 그는 "보건복지부가 4대 중증질환의 보장성을 강화함으로써 이에 들어갈 건강보험 재정의 손실이 클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시장형 실거래가' 시행에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낼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변호사의 주장대로라면 4대 중증질환에 들어갈 건강보험 재정대신 '시장형 실거래가'를 시행, 비용을 충당하겠다로 유추 해석된다.
'시장형 실거래가'는 병원이나 약국이 의약품을 저렴하게 구매하면 차액을 인센티브로 병원·약국에 주는 제도다.
이 때문에 제약 계에선 ▲의약품 저가 구매 ▲유통 투명화 ▲보험재정 절감을 목적으로 도입된 시장형 실거래가가 건강보험과 제약 시장에 도움이나 실익 되기보다 당위성조차 적은데다 제약 산업발전의 발목을 잡거나 현행 쌍벌제와 상충, 문젯거리로 남아 약가정책에서 당장 삭제해야 한다며 아예 폐지를 요구해오고 있다.
제약 계는 “현재 약값에 ▲사용량-약가 연동제 =최대 10% 인하 ▲사용범위 확대 시 사전인하 =최대 5% ▲특허만료 약가인하 =30%~46.45% 등을 적용, 실효성이나 존재가치가 없는 시장형 실거래 가를 빼야 한다”며 강하게 목청을 높여오고 있다.
'시장형 실거래가'는 2010년 10월 도입됐지만 제약 산업과 의약품유통에 저가입찰 1원 낙찰이란 사태를 불러와 2012년 2월과 2013년 2월 두 차례에 걸쳐 1년 더 유예됐었다.
정부, 제약 계 반발 의식 상한금액 인하폭 제한하는 선서 타협 찾는다
이 변호사는 "이를 감안한 듯 제약업계가 아예 폐지하자는 입장인 반면 병원 계는 적극 시행해야 한다며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이라면서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로 들어갈 재원을 마련해야 하는 정부로선 건강보험 재정 절감차원에서 담뱃값 인상과 함께 시장형 실거래가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고 봤다.
이와 함께 "정부가 제약업계의 반발을 의식해 상한금액 인하폭을 일부 제한하는 방향으로 타협점을 찾을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의약품 대금 조기지급 법제화도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을 내놨다.
이 변호사는 "오제세 의원의 발의 안엔 거래일로부터 3개월로 의약품비와 의료기기 값 지급 기한을 제시, 병원이 대금을 늦게 주거나 제약사와 의료기기 회사가 늦게 받는 것을 리베이트의 일환으로 간주했지만 보건복지부 수정안에선 거래일로부터 4개월로 기간을 연장한데다 거래 규모도 10억 원 이상으로 손질했으나 국회통과가 무산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의약품 대금 조기지급을 둘러싸고 현재 복지부, 병협, 도매협회가 참여한 기구가 논의 중에 있지만 "자율적인 합의를 통해 개선하자는 현실적"이라는 병원 계와 "법제화가 필요하다"는 도매업계간의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해 합의안 도출이 어려운 실정이다.
이 변호사는 "다음 달 중에 국회에서 의약품비 조기지급안을 내용으로 하는 오제세 의원의 대표발의 안을 다시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만약 법제화가 돼 대금을 늦게 주게 된다면 병원이 리베이트로 처벌을 받을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5-03 17: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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