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아이 ‘플라스틱 장난감’ 빨게 해선 안 된다

놀다 입으로 빠는 일부 플라스틱 장난감에 들어있는 비스페놀 에이(Bisphenol A)가 아동의 감정과 행동, 그리고 학습능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국내의학자에 의해 최초로 규명됐다.(☞ 논문= http://www.bktimes.net/data/board_notice/1380695094-19.pdf)

비스페놀 에이(Bisphenol A)는 산업 화합물로 식품 용기, 물 병, 아기 젖병 등 일상생활에 널리 쓰이는 플라스틱 제품 등에 들어 있다.

서울대어린이병원 소아정신과와 서울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공동연구팀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으로부터 의뢰받은 차세대 핵심환경기술개발사업의 수행과제로 아이들의 플라스틱 장난감 중 일부에 들어간 비스페놀 에이(Bisphenol A)가 소아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2008년부터 2009년까지 서울, 성남, 인천, 울산, 연천 등 5개 대표지역에서 선정된 1,089명의 초등학교 3-4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인지, 주의집중, 학습 기능들을 직접 평가하면서 환경독성물질에 대한 아이들의 노출 정도를 알아보기 위해 소변에서 비스페놀 에이의 농도를 측정했다.

이 결과 소변의 비스페놀 에이 농도가 10배 높아질수록 아이들의 불안 우울 수치는 107%, 사회성 문제 수치는 122%, 집중력 문제 수치는 93% 늘어났다.

반면 아이들의 읽기 능력은 41%, 쓰기 능력은 31%, 계산능력은 43% 줄었다.

이에 대한 정확한 기전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비스페놀 에이가 뇌의 도파민 균형과 전두엽 기능에 영향을 미쳐 아이들의 감정과 행동, 학습능력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그 동안 임신 중이나 생후 초기에 비스페놀 에이에 노출될 경우 뇌 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는 일부 있었지만 출생 이후 아동청소년의 행동 문제나 ADHD, 또는 학습장애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는 국내외적으로 연구 자료가 희귀한 것이 사실이다.

이 연구는 아동청소년의 정상적인 뇌 발달을 위해선 환경위해요인들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워줌으로써 향후 이러한 환경을 제도적으로 규제하는 근거자료로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논문의 제1저자 소아정신과 홍순범 교수는 “연구 결과는 행동, 감정,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과 비스페놀 에이 노출 간의 연관성을 보여줬지만 인과관계를 명확히 규명한 것이 아니어서 후속 연구가 더 필요하다”면서 “미치는 영향이 아이의 불안, 우울, 집중력 부족이나 산만함, 학습 곤란 등 다양한데다 다른 유해물질로부터는 더 중요한 원인들이 많아 비스페놀 에이 노출만 지나치게 걱정할 일은 아니라”고 전했다.

이 연구논문(Bisphenol A in relation to behavior and learning of school-age children) 제1저자 홍순범, 홍윤철; 교신저자 조수철)은 정신의학 분야의 국제적 권위지 아동 심리학 및 정신의학지(Journal of Child Psychology and Psychiatry, 2012 IF = 5.4)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