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덕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위원장 "안락사, 존엄사와는 다른 개념"
최근 회생할 가능성이 전혀 없는 환자가 스스로 연명치료를 중단할 수 있게 한 최종권고안이 마련되면서 국민적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이 안은 연명치료환자가 겨우 생명줄에 의존해 고통스럽게 삶을 이어가기보다는 자신이 편안하게 임종을 선택할 수 있게 생사를 결정할 기회를 주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대통령 직속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김성덕 위원장(중앙대의료원장)은 1일 중앙대병원 회의실에서 기자와 만나 이 같은 최종 연명치료중단 권고안의 핵심을 추려내 발표했다.
연명치료 중단은 의료진이 환자가 스스로 자기의사를 결정할 수 있게 충분한 건강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게 기본원칙이며 호스피스나 완화진료를 선택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보완책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 김 위원장의 설명이다.
대상은 회생가능성이 전혀 없거나 현존의술로는 치료한계가 드러난 데다 오히려 급속도로 악화돼 겨우 생명줄에 의존, 임종을 앞둔 환자로만 제한했다.
이번에 지금까지 연명치료중단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선상에 올랐던 식물인간 환자는 제외됐다.
김 위원장은 "연명치료중단대상에 식물인간으로 판정을 받은 환자를 포함시키지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지만 일단 제도화를 위해 어쩔 수 없었다"면서 "현재로선 법제화를 시작하게 됐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연명치료중단대상은 전문의 1명을 포함한 2명이상 의사의 판단에 따르도록 돼 있다.
이들 환자에게는 호스피스-완화 의료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
김 위원장은 연명치료중단대상자가 발생했을 때 각 병원 윤리위원회가 맡은 역할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병원윤리위의 결정이 혹시나 생명권을 경시할 수 있다는 논란이 있을 수 있는데다 모든 의료기관에 설치할 수 없는 한계가 있어 향후 논의가 필요하다”면서 “대학병원의 경우 법조인, 종교인, 연명의료 전문가 등으로 구성할 수 있지만 나머지 의료기관은 여력이 없다. 이를 지원할 정부의 다양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에 따르면 환자로부터 연명치료의 의사를 확인할 때 명시적 의사확인, 의사추정, 의사미추정 등 3단계 방법이 있다.
그는 "이중 의사미추정 단계에서 각 병원의 윤리위원회 역할이 중요하다며 "가령 가족 모두가 합의, 결정했다하더라도 환자의 생각과 같다고는 단정할 수 없다"면서 "제도화 과정에서 이를 충분히 보완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김 위원장은 연명치료중단을 법제화할 때 이를 지원할 제도들이 토대가 돼야 한다고 전했다.
위원회는 정부에 제출한 ▲호스피스 완화의료제도의 확립과 정부의 지원 ▲병원윤리위원회의 활성화 ▲의료인들의 교육과 의식개선 ▲생사를 가르는 연명치료중단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개선 ▲임종과정에서 환자에 들어가는 경제적 지원 등 정부의 다양한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았다.
김 위원장은 "연명치료중단은 "안락사, 존엄사와는 다른 개념"이라면서 "환자가 보람 있는 삶을 이어갈 것인가를 염두에 둔 것이지 경제적인 어려움을 핑계 삼아 생명권을 경시해선 절대 안 된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며 권고안 내용 중에 ‘무의미한 연명치료 중단’이란 용어를 ‘연명의료치료 결정’으로 바꾼 사례를 공개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5-07 18: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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