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율 높지만 후유증 커 ‘사회 복귀 위한 지원 방안’ 다급
드라마 중 2002년에 공중파를 탔던 ‘네 멋대로 해라’의 남자 주인공 고복수(양동근 분)와 2012년 ‘바보엄마’의 김선영(하희라 분)은 뇌종양환자다.
지난 5월 개봉한 영화 ‘뜨거운 안녕’에선 조폭 출신 뇌종양 환자가 나온다.
영화나 드라마 속 젊은 주인공들에게서 자주 나타나는 뇌종양은 왜 이렇게 많은 것일까(?) 실지로 요즘 젊은 층에게서 장년층에 비해 뇌종양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암센터가 18일 발표한 1995년부터 2009년까지 진료 받은 암환자 109,732명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사실로 드러났다.
조사 결과 젊은 층(15~39세)에서 주로 발생하는 암은 생존율은 높지만 뇌/척수암, 골/연부조직육종(뼈, 연부조직, 근육 등에 발생하는 암) 등 치료 후에 후유증 가능성이 높아 건강한 사회 복귀를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조사에 따르면 15세부터 39세까지의 젊은 층 암 환자는 전체 암환자의 15%, 5년 생존율은 78.7%였다.
이들에게서 주로 발생하는 암은 갑상선암(26%), 뇌/척수암(15%), 부인암(14%), 위암(10%), 유방암(9%) 등의 순이었다.
40세 이상에선 위암(18%), 간암(11%), 대장암(10%), 갑상선암 (10%), 폐암 (9%)으로 연령대에 따라 호발 하는 암종이 달랐다.
연세암센터 소아혈액종양과 한정우 교수는 “뇌/척수 암과 육종은 주로 소아에서 발생하지만 15세부터 29세까지에서 30%로 비교적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면서 “젊은 층에서 많이 발생하는 뇌/척수암이나 육종은 치료 후에 신경, 근골격계 후유증을 남기는 경우가 많아 여러 진료 과가 최선의 치료법을 찾는 다학제 진료가 필수인데다 치료 후의 재활과 사회 복귀를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한 교수는 “젊은 여성층에게서 종양 중 흔한 갑상선암과 부인 암, 위암, 유방암의 경우는 임신과 출산, 육아 등의 문제로 치료를 미루거나, 사회 활동을 중단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면서 “이들이 암 치료 중이거나, 치료 후 오랜 시간 동안 경제활동과 사회적 기여를 하게 돼 건강한 사회복귀를 위한 세심한 치료와 사회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10년간의 생존율 변화도 젊은 층과 장년층간의 양상이 달랐다.
1995년부터 1997년 사이에 암 진단을 받은 환자 군과 10년 후 2005년부터 2007년 환자군의 5년 생존율을 비교한 결과(갑상선암 제외) 모든 연령대에서 생존율이 높아졌으나 상승폭에선 차이가 났다.
0~20세의 생존율은 평균 20.7%, 50~75세는 평균 19.5%, 80세 이상 고령 환자의 생존율은 9.9%에서 31.2%로 크게 향상된 반면, 25~39세는 평균 13.5% 향상에 그쳤다.
이러한 연령대간의 생존율 차이는 장년층이 건강검진의 증가로 조기 발견이 늘어난데 비해 젊은 층에게선 조기 진단기회가 적을 뿐 아니라 경제적 취약성, 육아 등으로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은 것이 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연세암센터에서 39세 이하 암환자 30명과 40세 이상 6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40세 이상에선 ‘검진 중 발견’이 62%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하지만, 젊은 층에선 ‘검진 중 발견’(45%)이 상대적으로 낮았으며 ‘원인을 알 수 없는 증상’이 35%로 두 번째로 많았다.
처음 증상 후 병원에 가기까지 걸린 시간도 40세 이상은 ‘바로’가 36%, ‘한 달 이내’는 27%로 비교적 짧았으나 젊은 층은 ‘한 달 이상 1년 이내’가 44%로 차이가 났다.
한 교수는 이 연령대의 생존율 향상 폭이 작은 원인으로 조기 진단의 차이이외에 ▲의료, 사회적 관심이 타 연령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것 ▲사회에 새롭게 진출하며 가정을 꾸리는 연령층으로 사회적 지원이 불충분해 치료에 전념하기 힘들다는 것 ▲사회에 갓 진입하면서 특수한 정신적 고충을 겪는다는 것”등을 꼽았다.
그는 “외국에서는 15~39세의 암을 ‘청소년과 젊은 성인 암’으로 따로 분류하기 시작해 의학적, 사회적 관심을 환기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앞으로 더욱 많은 관심과 추가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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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년 생존율] 암환자 절반 10년 이상 생존 |
이처럼 연세암센터는 매년 암환자의 10년 생존율을 발표해오고 있다.
올해는 2002년에 암 진단을 받은 환자의 10년 생존율을 발표했다.
조사한 암환자의 49.0%(남자 36.2%, 여자 62.4%)는 10년 이상 생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생존율은 0기 91.2%, 1기 80.4%, 2기 54.0%, 3기 40.1%, 4기 11.9%로 조기발견이 치료에 가장 중요한 요소란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는 동시에, 3기는 물론 전이가 있는 4기암이라 해도 상당수가 10년 이상 생존,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해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주요 암의 생존율을 들여다보면 위암 53.8%, 대장암 48.8%, 유방암 78.5%였다.
연세암센터는 1995년부터 국내 최초로 종양등록사업을 시작해 암 발생과 생존율 자료를 조사하고 있다.
센터는 이러한 장기추적 자료 등을 향후 암환자 건강관리 지침이나 연령별 건강검진 가이드라인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날 센터는 오후 3시부터 세브란스병원 은명대강당에서 암 진단 후 10년이 지난 환자의 자조모임 ‘연세 새누리 클럽,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 행사를 가졌다.
이 행사는 올해로 4회째를 맞았다.
이번 행사는 암 진단 후 10년 생존한 성인 환자와 가족, 현재 암 치료를 받는 환자 등을 비롯해 올핸 특별히 소아암 생존자와 가족을 포함 청소년과 젊은 성인암 환자의 사회복귀를 주제로, 약 400여 명이 참석가운데 치러졌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22: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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