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질환 찾아내 개선시켜주는 ‘포괄진료체계’
경희의료원(의료원장 임영진)이 지난 8일 오후 4시 딱딱한 의학적 용어를 사용하기보다 사회적으로 친밀감 있는 진료 목적의 어르신진료센터(센터장 원장원/사진, 가정의학과)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어르신 진료센터는 일반적인 질병치료방식으로 접근할 수 없는 노인 특유의 증상과 증후군을 진단하며 원인 질환을 찾아내 관리하는 포괄시스템을 갖춘 게 특징이다.
노인환자는 젊은 사람과 달리 발병의 근원이 나빠진 기능에 있거나 장애가 있으면 예후가 훨씬 안 좋아 일반 질병접근방식으로는 치료가 어려워 노환에서 오는 팔다리 저림이나 인지장애(치매, 청력장애), 우울증, 보행 장애, 근력이나, 근육 량을 살펴보면서 숨어있는 질환을 찾아내 개선시켜주는 특화된 포괄적인 진료를 하겠다는 뜻이다.
이 같은 기능을 갖춘 곳이 어르신진료센터라는 게 경희의료원의 설명이다.
당시 센터 개소식(아래 사진)엔 임영진 경희의료원장, 원장원 어르신진료센터장(센터책임자), Liang-Kung Chen 대만 재향군인 종합병원 노인의학 센터장 등이 참석했다.
임영진 의료원장은 축사를 통해 “경희의료원 어르신진료센터가 국내에서 가장 친절하고 어르신들이 가장 많이 찾는 진료센터가 되길 바란다”며 “일반화된 노인 진료센터와는 차원이 다른 어르신이란 호칭의 센터 명을 최초로 사용해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장원 어르신진료센터 책임자는 “여러 질환으로 종합적인 관리가 필요하신 어르신들에게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 편안하면서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는 센터로 발전시켜나겠다”고 밝혔다.
센터의 진료대상은 ▲어느 특정과를 꼭 집어 지정하기 어려운 호약, 식욕감소, 전신 통 등을 앓고 있는 어르신 ▲여러 질환으로 인해 종합적인 관리가 필요한 어르신 ▲포괄적인 평가와 진단이 필요하신 어르신이다.
어르신진료센터는 노인의학 전문 의료진들로 꾸려졌으며 양/한방 협진을 통해 차별화된 치료를 한다.
거동 불편한 노인환자 배려 ‘동선 정리’
‘여러 진료 과’ 한곳에 모아 ‘동시 진료’
원 센터책임자는 “앞서 회의와 자부심을 가지고 준비해왔다”면서 “가정의학과 교수, 정형외과, 비뇨기과, 재활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 한방 교수 2명, 신경외과,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약사, 영양사 등 양 한방협진체제로 노인의료진(위 사진)을 꾸렸다”면서 “입원환자를 상대로 포괄적 진료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불편한 몸의 노인환자를 배려해 여러 진료 과를 한곳에 모아 동선을 정리했다.
원 센터책임자는 “▲걷지 못하거나, 스스로 식사를 해결할 수 없는 경우 ▲특정과를 지정하지 못했거나 허약한 사람 ▲80세 이상이거나 기능 장애가 많은데다 여러 질환에 시달리는 어르신이 3~4개 진료 과에서 동시에 손쉽게 진료를 볼 수 있도록 자원 봉사자를 배치, 도울 수 있게 동선을 개선했다”고 덧붙였다.
센터는 앞으로 노인환자가 이동해야 하는 진료절차를 줄여 나갈 방침이다.
그는 “자원 봉사자 모집을 많이 하고 있다”면서 “어르신들이 불편하지 않게 이동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원 센터책임자는 “이처럼 인적 물적 투자만큼 수익창출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에 여러 진료 과를 이곳저곳 옮겨 다닐 수밖에 없는 다 질환 노인환자의 특성을 파악, 국가가 포괄적인 진료에 관심을 가져줬으면 바란다”면서 “수입은 적지만 의사의 만족도가 높은 미국, 호주, 캐나다처럼 어르신 환자를 진료하는 다른 전공과와 교감이나 대화를 통해 이해관계를 갖고 싶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경우 많은 병원에 노인의학과가 있으며 유럽도 노인의학 전문의 많다면서 영국계통은 국가가 먼저 나서 포괄진료의 활성화를 장려하는가 하면 호주, 캐나다, 홍콩은 제도가 잘 돼 있다. 동남아는 물론 인도네시아조차 노인의학 전문의제도가 있지만 노령화가 심각해진 우리나라엔 아예 없다”고 지적했다.
과연 우리나라에선 노인질환을 좀 더 깊게 전문적으로 다루는 병원이 몇 곳이나 될까(?)
원 센터책임자는 “내과에서 노인질환을 진료하는 곳은 아산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에서 하는 병원은 한림대의료원, 이대목동병원 등이 있다”고 소개했다.
이번에 개설한 경희의료원 어르신 진료센터 10층엔 특실과 3인실 2곳을 마련했으며 화장실도 노인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턱을 없애는 한편 각 병실마다 낙상 방지 시설, 낮은 침대, 치매 예방에 좋은 일력(달력)을 배치시켜 쾌적하고도 친숙한 환경이 되도록 세심하게 신경을 썼다.
원 센터책임자는 “포괄적평가라는 것은 시간적, 인위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수입이나 바라보는 시각이 좋은 상태는 아니지만 아이디어를 내고 프로세스를 개발해 협력하면 길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개인적으로 복지부에 바람이 있다면, 노인의학전문의가 환자를 진료했을 때 빠른 퇴원에 진료비가 적게 들며 예후가 좋다는 것을 연구데이터로 보여줄 수 있도록 지원해줬으면 한다”는 주장을 내놨다.
| 미니 인터뷰=원장원 어르신진료센터 책임자
센터명엔 ‘사회적 인과 관계에 진료 접목’ 취지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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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진료센터가 아닌 어르신 진료센터로 이름 붙인 이유는?
▶노인이라는 용어를 좋아하지 않는다. 의학적 용어보다 사회적 인과 관계에 진료를 접목시키자는 취지에서 어르신 진료센터로 이름을 지었다.
어르신 진료센터로 센터 명을 지은 것은 처음인 것으로 안다.
센터를 만든 목적?
▶경희의료원은 노인 환자가 많다. 중풍으로 유명하지만 이런 기반 속에서 어르신을 잘 보는 병원으로 자리매김해야겠다. 노인 환자는 단편적인 진료방식으로는 치료접근이 어렵다. 숨어 있는 질병이나 노환으로 생긴 기능에 문제가 더 많다. 어르신들이 표현하는 증상의 반 정도는 진단이 안 된다.
어르신들에게서 노화현상, 만성질환, 약물복용으로 인한 부작용 등 질병이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일부 의사들 중에선 노인과가 왜 필요한가(?)를 반문하는 경우가 있지만, 어르신만 가지고 있는 노인 특유의 증상과 증후군이 따로 있다. 이들을 진단하고 관리하는 특별한 것들이 도움이 되는 경우가 있어 시작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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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최종편집일: 2024-05-02 18:4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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