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국민과 적극 소통하는 투명한 정부” 약속
박근혜 당선인(사진)이 25일 제18대 대통령에 공식적으로 취임한다.
박 신임 대통령은 이날 0시 통수권을 이양 받아 5년간의 국정수행에 들어간다.
이로써 우리나라 헌정 사상 첫 여성대통령, 부친 박정희 전 대통령에 이어 2대에 걸쳐 국가수반에 오르는 기록을 남기게 됐다.
취임식은 식전행사와 함께 국민의례와 국무총리 식사, 취임선서, 의장대 행진과 예포발사, 당선인 취임사와 축하공연 등의 순으로 치러진다.
박 신임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대선 당시부터 공약으로 내세운 고용복지와 튼튼한 국가안보를 다져 '국민행복시대'를 열 것을 선언하는 한편 사회의 양극화와 분열을 다잡아 '대통합'을 반드시 이뤄낼 것임을 다짐할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은 그가 소신 있게 내놨던 이러한 공약대로라면 국민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투명한 정부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
또 그동안 대통령직 인수위가 밝혀온 '국민행복, 희망의 새 시대'라는 국정비전의 달성을 위해 ▲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 ▲맞춤형 고용ㆍ복지 ▲창의교육과 문화가 있는 삶 ▲안전과 통합의 사회 ▲행복한 통일시대의 기반구축 등 5대 국정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통령은 33차례의 보신각 타종행사가 열리는 25일 0시를 기해 대통령의 권한을 공식적으로 이명박 정부로부터 이양 받게 된다.
박 대통령은 오전엔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찾아 분향한 뒤 취임식에 참석한 후 이임하는 이명박 대통령을 환송하는 것으로 일정을 마치고 국회에서 서강대교 입구까지 카퍼레이드를 펼친다.
이후 광화문광장으로 옮겨 한복으로 갈아입고 '복주머니 개봉행사'에 참여하게 되며 종로구 청운ㆍ효자동을 거쳐 청와대로 입성한다.
박 대통령은 오후 4시께 세종문화회관에서 외교사절 등 국내외 각계대표 1천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는 경축연에 참석하며 저녁엔 청와대 영빈관에서 각국 경축사절 등 주요 외빈을 초청, 만찬을 한 뒤 취임행사일정을 마무리 짖는다.
33년 3개월 만에 청와대 ‘남다른 귀환’
신임 박 대통령의 청와대 귀환은 남다르다.
그가 1979년 11월 21일 오전 10시30분 대통령 딸로 16년 동안 정들었던 청와대를 떠난 지 33년 3개월 만에 귀환이다.
그가 대통령이 돼 청와대로 되돌아 온 것이다.
성심여중 재학 중에 ‘청와대 생활’ 시작
박근혜 신임 대통령은 6·25 전쟁 중인 1952년 2월 2일 대구시 삼덕동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은 당시 육군본부 정보국 제1정보과장(소령), 어머니 육영수여사는 '옥천 부자'로 알려진 육종관 씨의 둘째 딸이었다.
두 살 때부터 서울에서 자란 박 신임 대통령은 서울 장충초등학교를 다녔다.
초등학교 4학년이던 박 신임 대통령은 1961년 아버지 박정희 육군 소장이 5·16 군사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뒤 1963년 5대 대통령이 되면서 성심여중 재학 중에 청와대 생활을 시작했다.
그의 생활기록부를 보면 성심여중고 시절 6년 내내 반에서 1등을 놓치지 않았으며 중2 때 실시한 지능지수(IQ) 검사에선 127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970년에 서강대 전자공학과에 입학하면서 당시 모친 육영수 여사가 역사를 전공하길 권유했지만 "산업역군이 되어 나라에 기여하고 싶다"며 이공계를 선택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은 서강대 이공학부를 수석으로 졸업했으며, 대학 4년 평균 평점은 4점 만점에 3.82를 받았던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22살에 퍼스트레이디 육 여사 빈자리 채웠다
박 대통령은 1974년 대학을 졸업한 뒤 교수가 되려는 꿈에 프랑스로 유학길에 올랐지만 같은 해 8월 15일 광복절 기념행사에서 육영수 여사가 북한의 사주를 받던 조총련 소속의 문세광으로부터 저격을 당해 운명하자 유학 생활을 접고 귀국, 22살의 나이에 퍼스트레이디가 돼 어머니의 빈자리를 채워 나갔다.
그는 1979년까지 5년간 퍼스트레이디로서 역할을 해온 당시를 "비록 제 꿈과는 다른 삶을 살아야 했지만, 그때부터 저는 국가와 국민을 먼저 생각하게 됐다"며 대선유세 때 공개하곤 했다.
그의 삶은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이 숨지면서 또다시 큰 굴곡을 맞게 된다. 그는 회고록에서 10월 27일 새벽 1시 당시 김계원 대통령 비서실장으로부터 "각하께서 돌아가셨습니다"라는 말을 들었다. 견디기 힘든 시간이었다고 밝히고 있다.
그는 11월 21일 청와대 생활을 접고 동생들과 함께 신당동 사저로 돌아왔다.
1982년 8월엔 경남기업 신기수 회장으로부터 300평 규모의 서울 성북동 주택을 받아 이사하면서 사실상 은둔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이 시절 사람의 실망감에 괴로워했으며 행적을 드러내지 않은 채 주로 육영재단과 박정희·육영수 기념 사업회, 정수장학회 운영에만 몰두해왔다.
그러나 동생들과 육영재단 운영권을 둘러싼 치열한 다툼이 시작됐으며 폭력사태와 5촌 조카 살인사건 등까지 발생하면서 잡음이 잇달았다.
1998년 IMF 계기 ‘정계입문’
15대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 ‘당선’
2002년 '한국미래연합' 창당
그가 정계에 입문한 계기는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때였으며 한나라당에 입당, 이회창 후보 대선캠프 고문을 맡았다.
이듬해 대구 달성 15대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선되면서 정계에 몸담았다.
그러나 그는 2002년 정치·정당개혁 차원에서 총재직 폐지, 당권 분리 등을 요구하며 당시 당 총재이던 이회창과 마찰을 겪다가 2달 뒤 탈당하고 '한국미래연합'을 창당했다.
그는 미래연합 창당준비위원회 위원장이던 2002년 5월12일 북한을 방문, 박정희 전 대통령의 신분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나 1시간 동안 단독회담을 해 눈길을 끌었다.
새누리당에서 김정일 위원장을 만난 정치인은 박 대통령이 유일하다.
그는 같은 해 12월 대선을 앞두고 다시 한나라당과 합당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민주당에 대선에서 패배한데다 차떼기 사건에 노무현 대통령 탄핵 역풍까지 겹쳐 '사면초가'의 상황에 빠졌다.
위기에 몰린 한나라당의 새 대표로 뽑혀 구원에 나선 그는 취임 직후 여의도 중소기업전시장 부지에 '천막당사' 시대를 열면서 당 쇄신작업에 몰두, 결국 4·15 총선에서 121석을 차지함으로써 당을 기사회생시켜 잠재적인 차기 잠룡으로 부상했다.
2007년 대선 한나라당 경선에 출마, 석패
친이-친박 ‘갈등’‥친박계 정치인 60여명 복당
지난해 12월 19일 ‘헌정 사상 첫 여성 대통령’에 당선
하지만 그는 또 한 번의 정치인생에 큰 시련을 맞게 된다.
2006년 5월 20일 서울 신촌로터리에서 지방선거 유세 도중에 커터 칼에 오른쪽 빰이 무려 11㎝나 찢기는 테러(피습)를 당했다.
그는 치료 중에 "대전은요?"라며 자신의 큰 상처보다 선거 판세에 관심을 보여 당시 지지층의 단결을 이끌어내면서 열세였던 선거 분위기를 우호적으로 뒤바꿨다.
2007년엔 그는 한나라당 대선 경선에 출마, 이명박 후보와 치열한 당내 경쟁에서 밀려났다.
당시 경선방식 등 논란이 계속됐지만 깨끗이 승복, 대선에서 이명박 지원유세에 나섰으며 2008년 총선을 앞두고는 공천에서 친박계가 대거 탈락, 정면으로 충돌했다.
이때 '친박연대'가 등장하면서 친이-친박 갈등이 절정에 올랐다.
그는 "나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며 친이계를 향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후 친박계 정치인들의 한나라당 복당을 꾸준히 요구, 60여명의 복당을 관철시켰다.
그는 4년 지난 뒤 2011년 말 한나라당이 서울시장 보선 패배로 또다시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4·11 총선에서 과반이 넘는 152석을 차지, 상황을 역전시켰다
그는 지난해 8월 당내 경선에서 84%라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상대후보를 가볍게 누르고 새누리당 대선후보로 확정지은 뒤 12월 19일 헌정 사상 첫 여성 대통령에 올랐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5-07 18: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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