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기록적인 한파가 길어지면서 예년보다 각종 질환 발병률이 현저히 증가하고 있다.
여름 질병으로만 여겨오던 질환들까지 기승을 부리면서 건강관리에 적신호가 켜졌다.
건조한 날씨에 면역력 저하 등 밀폐된 실내에서 장시간 머무르는 생활환경이 신체의 곳곳에서 질환을 일으키고 있다.
이 같은 질환은 단순히 면역력을 높인다고 해서 쉽게 낫지 않는 것이 특징이며 미리 원인을 파악, 조기에 예방하는 것이 큰 병을 키우지 않는 상책이다.
급격한 추위와 함께 찾아온 여름철 질환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보고 김현영 산부인과 전문의를 통해 이를 예방하는 방법을 살펴본다.
꽉 끼는 레깅스, 스타킹 오래 입게 되면 ‘질염’ 발병률 높여
영하 10도까지 내려가는 강추위가 계속되면서 여성들에게서 맵시를 살리면서 보온성까지 유지되는 레깅스와 스타킹. 최근엔 얇고 착용감이 좋은 내복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패션 아이템은 통풍이 잘 안되는데다 신체를 꽉 조여 장시간 입거나 착용할 경우 민감한 국소 부위의 습도를 높이고 여성 질환의 원인균을 증식시켜 각종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대표적인 질환은 바로 질염이다.
질염은 여성 질 내부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박테리아, 바이러스, 곰팡이 균이 증식해 생기는 질환이다.
흔히 고온다습한 여름에 원인균이 쉽게 번식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레깅스, 스타킹, 스키니진과 통풍이 잘되지 않는 레이스 속옷을 입으면 겨울철에도 여전히 질염 발병률은 높아진다.
질 내부의 세균이 빠른 속도로 증식하는 환경으로 변하면서 질 내 pH 균형이 무너져 질염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질 주위가 가렵고 따끔거리거나, 질 분비물이 증가하면서 배뇨 시 동통, 부종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면 질염의 확률이 높다.
김현영 산부인과 전문의는 “최근 질염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약 20% 가량 증가했다. 날씨가 급격히 추워지면서 통풍이 되지 않는 패션 아이템을 즐겨 입는 여성들이 늘어남에 따라 외음부 염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며 “이를 방치하다간 증상 악화는 물론 다른 여성 질환의 원인이 악화될 가능성이 커 평소 이를 인지하고, 신체 변화에 관심을 가져 초기에 예방, 치료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현영 전문의에 따르면 질염은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조기에 예방이 가능하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선 스키니진이나 레깅스, 스타킹 등 꽉 조이고 통풍이 되지 않는 옷을 피하고 속옷은 통기성이 좋은 면을 이용한다.
생활습관 개선과 함께 외음부의 청결 유지가 중요하다.
알칼리성 비누는 질 내 산도 균형을 해쳐 사용을 자제하고, 향 위주의 화장품 세정제보다는 질 내 정상균 균형과 pH를 유지, 보호하는 전문 여성세정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올바른 전문 여성세정 의약품을 선택하면 질염을 유발하는 박테리아, 바이러스, 곰팡이 등 원인균을 제거하고 질 내 정상 유익 균을 보호, 재형성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질염 예방 목적으로는 주 2회, 치료 목적으로 사용할 경우엔 하루 1~2회가 적당하다.
한겨울 여름 유행병 식중독 ‘노로 바이러스’ 기승
여름하면 떠오르던 대표적인 질환이 바로 ‘식중독’이다.
그러나 영하의 강추위 속에서 때 아닌 식중독이 기승을 부려 주의가 필요하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대개 노로 바이러스의 경우 월별 발생 분 율은 2월 52.2%, 3월 45.5%, 11월 42.1% 순으로 발생하지만 올해는 최근 4주간 바이러스 검출 율이 42.8%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 수치는 최근 4년간의 평균 검출 율보다 30.8%나 높다.
세균이나 바이러스 번식이 빠른 여름이 아닌 겨울철에 노로 바이러스가 증가하는 이유는 일반 세균과 달리 낮은 기온에서 활발하게 생장하며 적은 양으로도 발병이 가능한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노로 바이러스는 60도 이상의 온도에서 30분 이상 가열해도 죽지 않을 만큼 생존력이 강해 추운 날씨와 더해져 감염률이 높다.
노로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설사와 구토, 발열증상 등이 나타나며 로타 바이러스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구토와 두통은 심한데 반해 고열과 설사 증상은 약한 특징이 있다.
게다가 연령에 제한이 없어 성인도 걸릴 수 있다.
바이러스에 오염된 식품은 섭취 후 24~48시간이 지나면 구토·설사·복통 등과 같은 식중독 증상을 일으키는 게 일반적이다.
겨울철 노로 바이러스를 예방하기 위해선 가급적 굴 등 패류는 날로 섭취하지 말고 익혀먹도록 하되 지하수는 반드시 끓여 먹어야 하며 음식물은 85℃에서 1분 이상 가열·조리해서 섭취해야 한다.
또 노로 바이러스 걸린 환자의 구토 물과 물건을 통해 전염될 수 있는 만큼 인파가 몰리는 곳은 출입을 삼가는 게 좋다.
실내 활동이 많은 만큼 청소 등 위생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9 19: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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