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건복지부나 법제처가 성범죄나 살인 등 강력범죄를 저지른 의료인의 면허를 박탈하도록 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둘러싸고 신중론을 내놔 눈길을 끈다.
이처럼 범죄의료인의 처벌 수위를 높이려는 첫 움직임은 잦은 성범죄나 살인 등 강력범죄를 저지른 의료인이 사회의 문제로 떠올라 입방아에 오르면서 아예 면허 박탈을 요구하는 여론이 거세져 의료법 개정까지 오게 됐다.
그러나 막상 강력범죄를 저지른 의료인의 면허를 박탈토록 한 의료법 개정안이 마련되고 형법과 여러 부분에서 겹치는데다 이중 처벌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쏟아져 나오면서 신중론을 고개를 들고 있다.
21일 현재 이들 부처는 "과잉 처벌이 우려된다"며 반대 입장을 내놓은 상태다.
이들 부처는 지난 20일 오후에 개최된 국회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같은 반응을 보였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복지부 임채민 장관은 새누리당 이우현·안효대 의원과 민주통합당 이언주 의원이 발의한 성범죄 중 중범죄자 의료인 면허 취소‘의료법 개정안’에 “취지엔 동의하지만 법률적으로 상충되는 문제가 있다”면서 “과잉금지의 원칙과 면허박탈을 연결시키는 것에 좀 더 검토가 필요하다”며 신중론을 폈다.
임 장관은 “여러 범죄 유형이나 형량, 선고 내용 등을 종합해 이중처벌이 되지 않도록 신중해야 한다”며 “면허박탈은 ‘보건의료인 면허심의위원회’ 등을 구성해 다루는 게 좋을 것 같다”면서 법률로 처벌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에 반대했다.
이 지적에 새누리당 문정림 의원도 같은 의견을 내놨다.
문 의원은 “최근 발생한 산부인과 의사의 시신유기 사건 등 강력범죄 의료인을 엄벌함으로써 의료윤리의식을 높이려고 법안이 발의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복지부가 검토한 대로 다른 법령과 관계를 충분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법제처도 복지부와 같은 입장을 전했다.
법제처는 국회 복지위에 제출한 의견서를 통해 “현재 정비돼 있는 다른 법률과 충돌할 수 있다. 법률 간의 충돌 가능성이 커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강력범죄 의사의 면허 박탈을 반대한다.
그러나 이언주 의원은 “현행 의료법으로는 반인륜적 범죄를 저지러 죗값으로 형기를 마쳤다 더러도 다시 일하는 걸 막을 수 없다”면서 “면허정지취소는 반성문 한 장이면 충분하다”며 “이러한 공백을 최소화하려는 게 개정안”이라면서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22: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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