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인턴 폐지 ‘잠정 보류’

의료계, 준비 안 된 정책 추진 ‘무책임’…복지부 "무기한 연기 아니다"

의료계의 시선이 쏠린 인턴제 폐지안 발표가 잠정 보류되면서 갖가지 추측이 나돌고 있다.

항간에 보건복지부가 의대생들의 의견을 추가 수렴하기 위해 시간을 벌기 위한 꼼수를 낸 것이라는 소문이 나도는가하면 당초 계획했던 대로 인턴 1년을 폐지하고 전공의 수련기간을 5년(NR-1+4년)으로 변경하는 것에 전공의들의 불만을 우려해 인턴제 폐지안의 수정이 불가피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뒤엉켜 뒤숭숭한 분위기다.

복지부는 인턴제 폐지안이 잠정 보류됐다는 사실을 전하면서 의대생들의 추가 의견수렴을 위해 연기됐다고만 해명하고 있을 뿐이다.
복지부는 "인턴제 폐지는 오랜 전부터 여러 차례 논의를 해왔다며 알려진 것처럼 무기한 연기되진 않을 것"이라는 말만 꺼냈다.

그러나 의료계는 인턴제 폐지고시안 발표를 앞두고 의대생이나 전공의들이 제기한 우려의 목소리를 수용한 것으로 내다봤다.

복지부가 인턴제를 폐지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의대생들의 불안감을 납득했다는 뜻이다.

의대생들은 인턴제 폐지안이 발표되면서부터 의사국시 실기시험을 위한 현재의 실습 과정으로는 전공과목을 선택하는 NR-1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여 온데다 대다수 의과대학이 본과 3, 4학년에 적용될 서브 인턴제 등 실습 프로그램을 준비하지 못한 상태에서 고시안을 확정짓는 것에 무리가 있다는 지적을 이해했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복지부가 인턴제 폐지안을 내놓자 가이드라인도 없이 무조건 폐기하고 수련 5년을 하겠다는 것은 무책임한 정책이라는 지적이 나돌았다.
또 후유증으로 의대 서열화 심화와 지방대생의 서울 대형병원 수련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까지 나왔다.
복지부는 종전에 발표한 인턴제 폐지안대로 '전문의 수련 및 자격 인정 등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령 안을 오는 15일 입법예고할 일정이었다.

복지부는 이 법안에 오는 2014년 3월까지 유예기간을 둬 실시한다는 조항을 담았던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이대로라면 올해 의대 본과 3년 학생들은 의사 면허증을 취득한 2014년부터 인턴 과정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전공과정에 밟게 되는 것이다.

복지부가 의학회로부터 건네받은 전문의 양성과정 개편 용역연구 보고서는 인턴제 폐지에 따른 전공의 수련과정을 현행 5년에서 4년(NR-1+3)으로 단축하는 방안을 담겨져 있다.
의학회는 인턴제 폐지로 생길 문제점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적용하는 방안을 단서조건으로 달았다.

그동안 복지부는 "의대생 실습은 대학의 교과과정인 만큼 관여하기 어렵다"면서 "인턴제 폐지안이 법제화되면 의대들이 자연스럽게 논의하지 않겠느냐"며 시행 전 자발참여를 기대했다.

그러나 정책이 바뀌었다 해서 한 순간 의과대학이 따라 줄 것이냐는 의문이다.
복지부가 인턴제 폐지에 따른 제도변화를 대학병원과 논의조차 해본 적이 없는 데다 교과과정 개편에 대한 각 의과대학의 준비가 안 된 상태라는 소식까지 전해지고 있다.

복지부가 의대생과 논의 결과를 어떤 식으로 정책에 반영할지도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