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명에 나선 나춘균 보험위원장 "큰 틀에서 공조" 강조
최근 포괄수가(DRG)의 건정심 통과 후 의료계의 분위기가 온통 혼잡스럽다.
한목소리를 내야 할 두 의료단체가 불편한 관계로 돌아선 데다 항간엔 의료계가 반대하는 DRG에 찬성한 병협을 향해 이단아 또는 경영단체, 대책 없이 히든카드인양 건정심 탈퇴를 선언한 의협엔 철부지 맘이란 원색 섞인 신조어까지 나돈다.
게다가 의협과 병협의 관계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다.
DRG의 건정심 통과 직후 의협으로부터 날아들어 온 비판과 유감표시에 병협은 부담스러운 듯 당시 포괄수가제 수가 안에 찬성한 게 아니라 반대하는 입장에 섰다고 해명에 나섰지만 공허한 상태다.
병협은 "당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위원 대부분이 찬성해 표결 없이 의결된 것이다"라며 반대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의협은 같은 의료계의 뿌리를 둔 병협의 태도를 납득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병원협회는 30일 보건복지부가 개최한 건정심에서 포괄수가 안이 의결된 직후 의사협회가 논평 겸 경고성 성명서를 통해 비판과 함께 책임을 묻자 31일 이 같은 입장을 정리, 해명에 나선 것이다.
병협은 이날 자청한 긴급 기자회견에서 "기본 입장은 포괄수가제 반대"라면서 "다만 지난 10년 동안 개원의 85%가 선택적으로 포괄수가제에 참여해 반대할 명분을 찾지 못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나춘균 보험위원장은 병원협회가 30일 건정심에서 포괄수가제 수가 안에 찬성했다는 의협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당시 상황은 통과시키는 쪽으로 기우는 분위기였고 병협만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면서 "표결 없이 의결했기 때문에 전원찬성이나 만장일치 처리라는 표현은 맞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병협이 적극적으로 포괄수가제에 반대하지 않은 이유도 소개했다.
나 보험위원장은 "산부인과, 외과, 안과, 이비인후과 개원의 85%가 현재 포괄수가제에 선택적으로 참여해 반대하면 이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며 "만약 의협이 4개 진료 과 개원의협의회에서 포괄수가제에 반대한다는 서명을 받아왔다면 병협도 같은 입장을 전달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처지에 있는 병협으로선 포괄수가제를 무조건 반대할 명분이 약했었던 데다 설 수 없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그는 복지부가 제안한 포괄수가제 의무적용 전제조건도 꺼냈다.
나 보험위원장은 "의료계가 포괄수가제 시행 이전에 내건 요구조건 중 하나가 환자 분류 세분화였다. 이를 복지부가 61개에서 78개로 크게 늘리기로 했으며 수가 조정기전 규정화도 수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수가 조정기전 규정화가 올해 말까지 마련될 것으로 안다며 복지부가 약속했다"고 곁들여 설명했다.
나 위원장은 "앞으로가 중요하다"면서 "의협과 병협은 큰 틀에서 같이 가야 할 시점에 있다면서 의협의 성명서를 의식하듯 상대를 공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같은 뿌리 '의협-병협' DRG 둘러싸고 앙숙됐다(?)
"병협 찬성에 충격적" VS "공조 깬 건 의협"
의협은 30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포괄수가제 강제시행으로 인해 발생하는 의료 질 저하, 국민 피해는 정부와 병협이 책임져야 할 것이다. 포괄수가제의 강제시행으로 총액계약제가 한 발 더 앞당겨지도록 기여한 병협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비난한 바 있다.
의협은 "국민 건강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의료제도를 국민의 이해 없이, 전문가단체의 의견을 묵살하고 건정심이 결정했다는 사실에 충격을 금할 수 없다"면서 '더욱 더 충격적'이라는 표현을 써 가며 맹공을 폈다
당시 의료계로선 의협이 이처럼 병협을 강도 높게 비판한 것은 매우 이례적으로 바라봤다.
앞서 두 단체가 포괄수가제 당연적용을 놓고 이견을 보여 온데다 관계가 급속히 냉각되면서 갈등은 예견돼왔다.
이러한 조짐은 의협이 건정심을 탈퇴하면서부터 보여 왔다.
건정심은 의협이 탈퇴를 선언하자 이를 비판하는 성명서를 위원회명의로 발표했고 병협의 이름을 올렸다.
이때부터 병협과 의협은 제갈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여 졌다.
당시 병협 관계자는 "협회는 일관되게 포괄수가제 조건부 찬성 입장을 견지해 왔다"면서 "언제 의협과 공조하기로 합의했냐(?). 포괄수가제에 참여하고 있는 의원들이 당연 적용에 반대한다는 동의서를 받아오면 공조하겠다는 뜻을 전달했지만 의협은 아무 것도 주지 않았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었다.
병협 일각에선 공조 틀을 깬 것은 의협이라는 말까지 나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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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11: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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