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을 앓게 되면 진단용 방사선 사진에 나온 정도보다 무릎 관절염 증상이 더 심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관심을 끈다.
또 경도와 중등도 무릎 관절염을 가진 환자들이 심각한 무릎관절염환자보다 우울증에 더 영향을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관절센터 김태균, 장종범·신경정신과 김기웅 교수팀은 한국인의 건강과 노화에 관한 연구(KLOSHA)의 일환으로 65세 이상 남녀노인 660명을 대상으로 무릎 X-ray 검사, 통증의 정도, 우울증을 평가해 방사선학적 골관절염 중증도와 우울증의 증증도가 무릎 통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진은 방사선학적 골관절염 중증도를 켈그렌-로렌스 체계(Keelgren-Lawrence grading system)에 따라 0~4단계까지 구분했고, 증상의 정도는 골관절염 통증지표인 워막점수(WOMAC score)에 따라 0~96점까지 나눴다.
우울증의 정도는 개별 면담과 노인 우울증 척도(geriatric depression scale)를 이용해 만든 설문지로 우울증 여부를 구별했다.
이 결과 우울증이 있는 환자는 없는 환자보다 무릎 관절염의 정도가 같아도 심한 무릎증상을 보일 가능성이 무려 5.9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켈그렌-로렌스 체계 4이상의 심각한 무릎 관절염이 있는 환자는 통증의 정도와 우울증이 상관관계가 없었지만, 0~3단계인 경도와 중등도 환자에게서는 우울증이 있을 경우 통증이 더 심했다.
우울증에 의해 무릎 증상이 악화되는 것은 X-ray에서 보이는 무릎 관절염이 경미하거나 중간 정도 환자에게서 더욱 현저하게 나타난 것이다.
김태균 교수는 “무릎 관절염은 노인에게서 통증과 장애의 가장 흔한 원인이지만 환자들이 호소하는 관절염의 증상이 X-ray에서 보이는 것보다 훨씬 심한 경우가 많다.”며 “이번 연구는 X-ray 상에서 관절염이 심하지 않더라도 환자들이 겪는 통증의 정도는 매우 심할 수 있기 때문에 무릎 관절염을 치료하면서 통증과 우울증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만족스러운 무릎 인공관절 수술이 됐다하더라도 일부 환자들은 여전히 무릎 통증과 장애로 고통을 받고 있고, 어떤 경우에는 무릎 통증이나 기능 장애가 의학적으로 설명되지 않는다.”며 “이런 환자들에게는 우울증 사전 검사를 해 보는 것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들의 경우, 당장 의학적 치료를 필요로 하는 중 우울장애와 경 우울장애가 10명중 1명꼴이며, 심각하지 않지만 일상생활과 전반적인 삶에 질을 저하시키는 아증후우울증도 11%나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정작 제대로 치료를 받고 있는 노인은 전체의 10%에 지나지 않는다.
다른 노인성 질환들과는 달리 우울증은 적절한 치료만 받으면 완치가 가능하고, 제때 치료받지 못하면 만성 통증이나 신체 증상을 겪게 된다.
김기웅 교수는 “노인에게서 우울이란 기분 그 이상의 것으로 젊은 층의 우울증과 달라 슬픈 감정보다 의욕저하나 기력의 감퇴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며 ”우울이 통증에 대한 민감하기 때문에 이유 없이 여기 저기 아프기도 하고, 가벼운 통증도 훨씬 심하게 느껴 우울증 치료로도 전신의 증상이 호전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정형외과 영역에서 최고의 학술지 Journal of Bone and Joint Surgery-American volume에 게재됐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9 19: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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