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5N1 바이러스 백신을 접종받은 닭이 낳은 보통 달걀에 존재하는 항체가 앞으로 도래할 수도 있는 H5N1 대유행을 막을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는 현재의 H1N1 인플루엔자 대유행에 대해서도 같은 원리가 적용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국제백신연구소(IVI, International Vaccine Institute)의 후안 누 누엔(Huan Nuu Nguyen) 박사팀과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 연구팀 등 국제공동 연구진은 생쥐실험에서 H5N1과 H1N1 두 바이러스 모두에 대해 조류 항체의 효능을 테스트했다. 기존에는 달걀노른자에 존재하는 닭의 항체는 주로 장감염 질환에 대한 치료에 활용됐다.
이번 연구의 주 저자인 국제백신연구소의 누엔 박사는 “이번 연구는 백신접종을 받은 닭이 낳은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달걀에 존재하는 항체, 즉 항바이러스단백질인 ‘면역글로불린항체(IgY, immunoglobulin)’가 현재의 H1N1 대유행을 포함한 인플루엔자 창궐에 대해 저렴하고 안전하며 효과적인 통제 대책이 될 수 있음을 개념적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저널인 PLoS ONE에 4월 13일자로 발표됐다.
과학자들은 닭에게 H5N1 백신접종을 실시하고 있는 베트남에서 판매되고 있는 달걀로부터 H5N1에 대한 항체(H5N1-specific antibodies)를 분리해, 생쥐를 대상으로 H5N1 및 이와 유사한 H5N2 바이러스 감염에 대해 실험했다. 감염 전에 달걀 노른자에서 추출한 항체를 코를 통해 생쥐에 접종했을 때 감염을 예방했으며, 감염 후에 접종했을 때는 감염정도를 약화시켜 질병에서 회복할 수 있도록 했다.
닭의 항체는 비강을 통한 분무(spray)로 투여할 수 있다. 이러한 형태의 ‘수동적 면역(passive vaccination)’은 H1N1 백신을 접종한 닭이 낳은 달걀을 이용해 현재 대유행성 H1N1로 인한 질병을 예방하는데도 응용할 수 있다.
IVI의 실험실연구담당 사무차장인 쎄실 췌어킨스키 박사(Cecil Czerkinsky) 박사는 “이번 연구는, 특히 가금류에 대한 대규모 백신접종을 시행하는 국가에서 대유행성 인플루엔자에 대한 초기 예방을 위한 보조적 전략으로서 ‘수동적 면역’의 활용 가능성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미국 알라바마대학의 저명한 미생물학자인 데이비드 브릴(David Briles) 박사는 “이 연구는 기반시설이 열악한 개발도상국에서 이미 생산되는 자원을 이용해 시행이 가능한 매우 흥미로운 프로젝트”라며, “이러한 접근은 수백만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5-03 17:10:13
다음기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