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여성의 유방암 치료가 잘 안된 원인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으로 규명됐다.
서울대학병원 한원식 교수팀은 1992년부터 10년 동안 유방암학회 등록사업을 통해 구축해 온 환자 9천885명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35세 미만의 유방암 환자들은 치료에 많이 쓰이는 여성호르몬 차단보조요법이 반응하지 않아 나이 많은 환자보다 완치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암치료 분야의 국제학술지 '임상 종양학(Journal of Clinical Oncology)' 인터넷판에 최근 발표됐다.
이번결과는 젊은 유방암 환자가 고령환자보다 치료 경과가 좋지 않은 원인이 무엇인지 새로운 시각에서 접근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특히 35세 미만의 젊은 유방암 환자가 9.5-12%로 서구(1-2%)보다 아시아 지역이 높다는 점에 새로운 의미를 준다.
연구팀은 35세 미만 유방암 환자 1,444명과 35-50세 환자 8,441명의 치료 자료를 분석한 결과 완치 기준으로 잡는 5년 생존률이 35세 이상은 89.4%인 반면 35세 미만 환자들은 81.5%로 젊은 유방암 환자의 완치율이 훨씬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연령별 생존율의 차이가 유방암에 여성호르몬 수용체가 있는 경우만 나타났으며, 여성호르몬 수용체가 없는 환자에게선는 연령별 생존률의 차이가 없었다고 전했다.
연구진은 연령별 유방암 생존률의 차이는 여성호르몬 수용체가 있는 환자에게 선택적으로 쓰이는 호르몬 수용체 차단 보조요법에 대한 반응성 차이에 따른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게 분석이다.
연구진은 유방암 수술 후 여성호르몬 수용체 차단제 '타목시펜'을 투여한 결과 35세 이상의 여성에게서 호르몬 수용체 차단제를 사용하지 않은 환자들보다 사망률이 31.9%나 낮아졌지만 35세 미만 환자에게서는 투여에 따른 차이가 나타나지 않아 35세 미만 젊은 여성의 유방암은 타목시펜에 대해 반응하지 않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타목시펜은 폐경 이후의 여성을 대상으로 주로 쓰였으나 최근 몇몇 연구에서 젊은 여성의 유방암 치료에 경과가 좋지 않다는 이유로 투여대상에서 벗어나 환자의 연령에 관계 없이 처방돼왔다.
그러나 이번 연구결과 타목시펜이 35세 미만 환자에게는 생존기간 연장 효과가 없다는 것이 드러나 젊은 유방암 환자를 위한 새로운 항암보조요법이 필요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원식 교수는 "국내 35세 미만의 젊은 유방암 환자 비율은 전체 환자의 10%에 달한다"며 "젊은 환자를 위한 새로운 보조항암요법이 연구단계에 있지만 결과가 나오려면 아직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5-27 13:5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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