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는 앞서 백금 기반 (platinum-based) 화학요법으로 치료 받았으나 암이 진행한 ALK (역형성 림프종 키나아제) 융합 유전자를 가진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NSCLC) 환자들을 대상으로 후보물질인 경구용 c-Met/ALK 억제제 PF-02341066을 표준 화학요법과 비교하는 글로벌 제 3상 임상시험을 시작할 것이라고 지난달 22일 발표했다.
이 같은 융합 유전자를 가진 종양을 앓고 있는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PF-02341066의 제1상 확장 코호트 연구의 업데이트 데이터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고 있는 ECCO-ESMO 다학제 총회 (ECCO-ESMO Multidisciplinary Congress)에서 발표됐다.
PF-02341066은 비소세포폐암을 비롯해 여러 암의 진행에 개입하는 상피-간엽 전환 성장인자 (c-Met 또는hepatocyte growth factor)와 ALK 타이로신 키나아제에 작용하는 선택적 ATP-경쟁 저분자 억제제 연구 물질이다. EML4(echinoderm microtubule-associated protein-like 4)유전자가 ALK에 융합되는 EML4-ALK 전위라고도 알려져 있는 특이한 돌연변이를 가진 비소세포폐암 환자 아집단이 확인된 바 있다. 이 발견은 2007년에 Nature 지에 Mano 등의 일본 연구자들이 세계 최초로 보고했고, 이후 미국 하버드 대학과 한국의 삼성서울병원 그룹이 공동 작업을 한 바 있다. 이 같은 염색체 융합/전이는 전체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3-7%에서 보고되고 있으며, 특히 선암종 조직을 가지고 있으면서 흡연 경험이 전혀 없거나 경미한 환자들 사이에서 발생률이 10-20%로 증가하고 있다. 염색체 융합/전이는 비소세포폐암 뿐만 아니라 여러 혈액암, 고형암 분야에서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화이자 항암제 사업 부문의 메이스 로텐버그 (Mace Rothenberg) 임상개발 의학부 수석 부사장은 “회사는 이 같은 결과를 혁신적인 신약 개발을 위한 매우 특별한 기회로 보고 있다”면서 “다수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작은 혜택을 알아보는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특징화된 소수 환자 집단을 대상으로 더 큰 혜택을 알아보는 방식으로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EML4-ALK 전이를 가진 폐암 환자 아집단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회사는 표준 화학요법과 비교하여 PF-02341066의 긍정적 또는 부정적인 임상적 영향을 모두 확인하는 가장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폐암은 전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암이다. 이중 비소세포폐암은 전체 폐암 환자의 85%를 차지하는 난치성 암으로, 특히 전이성인 경우 치료가 더욱 어렵다.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거의 60%가 3/4기의 진행성 상태에서 뒤늦게 진단을 받는데, 이 경우 5년까지의 생존율이 12%에 그치고 있다.
제3상 연구 개방, 선별된 센터에서 환자 등록 시작
ALK 융합 유전자에 양성 반응을 보이고 백금 기반 화학요법 치료에도 불구하고 종양이 진행해 병변 측정이 가능한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PF-02341066의 항암 활성과 안전성을 페메트렉세드 또는 도세탁셀과 비교 평가하는 제3상, 무작위, 개방형 연구가 현재 시작되어 미국에서 환자 등록이 진행되고 있으며, 2009년 말까지 전세계적으로 등록이 이루어지게 된다. 이번 연구의 총 등록 환자 수는 318명으로 예상되고 있다.
연구의 1차 목표는 무진행 생존기간 (PFS)이며, 이 밖에 2차 결과로는 전체생존 (OS), 객관적반응률, 반응 기간, 질병통제율, 환자가 보고한 결과 등이 포함된다. 연구에 참여한 환자들은 PF-02341066 (250 mg 1일2회 경구투여)이나 페메트렉세드 (21일 주기 기준 제 1일에 500 mg/m2) 또는 도세탁셀 (21일 주기 기준 제 1일에 75 mg/m2)을 투여하도록 무작위로 배정된다.
ECCO/ESMO에서 3상 연구 착수 뒷받침하는 데이터 발표
ALK 융합 유전자를 가진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국, 미국, 호주에서 실시된 제1상 확장 코호트의 업데이트된 연구 결과에서 PF-02341066의 초기 임상 효과가 확인됐다.
이 연구에서는 EML4-ALK 전위를 가지고 있는 환자들을 확장 코호트에 등록해, 제2상 연구에서의 권장 용량인 1일2회 (BID) 250mg을 복용하도록 했다. 현재까지 31명의 비소세포폐암 ALK 환자들에서 반응이 평가됐다.
현재까지 전반적인 반응률은 65% (31명 환자 중 20명 (95% 신뢰구간: 45%, 81%)이며, 8주차 질병통제율 (DCR)은 84% (31명 환자 중 26명, 95% 신뢰구간: 66%, 95%)이다.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에는 아직까지 도달하지 못했으며, 치료기간 중앙값은 24.5주 이상이다.
제1상 연구에서 가장 흔히 나타난 이상반응들은 경등도에서 중등도였으며 오심, 구토, 설사 등이 있었다. 치료와 관련된 중증도의 독성 (간 트랜스아미나제 수치 상승)은 빈번하지 않았으며 가역적이었다.
로텐버그 박사는 “이제 EML4-ALK 전위가 작지만 상당한 의미를 지니는 비소세포폐암 환자 아집단에서 치료 표적으로 검증된 만큼, 회사의 초기 단계 연구가 더 큰 규모의 제3상 임상시험에서 어떻게 해석될지 기대를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확장 코호트는 용량 증가 단계에서 38명의 진행성 암 환자들이 등록했고, 확장 코호트에서 비소세포폐암, 대장결장암, 췌장암, 육종, 역형성 거대 림프종 등 다양한 종양을 앓고 있는 한국과 일본의 환자들을 포함한 57명의 환자들이 등록한 용량증가 연구의 일환으로 실시됐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5-03 17: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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