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이념을 바탕으로 윤리경영을 실천할 것이며 이를 통해 가톨릭의료원의 세계화를 실현하겠다”
가톨릭의료원 이동익 의료원장은 9일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앞으로의 운영방침을 밝혔다.
이 원장은 경영적으로 어려움이 예상될 것같다는 질문에 “가톨릭이념 실천과 동떨어져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며 “환자들에게 신뢰와 믿음을 주면 수익은 충분히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고, 풍성한 열매를 딸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또 의무원장과 의무부총장의 이원체제를 통해 진료와 교육연구를 분리운영하면서 전문성은 강조하고 화합과 협력을 강화해간다는 생각이다.
특히 SK에너지 IT총괄본부장 출신의 경영전략실장도 영입하기로 했다.
이 원장은 “외부에서 영입하는 실장에 대해 ▲윤리경영 ▲구매혁신 ▲IT분야 등의 발전이 기대된다”며 “전문경영인체제로의 변화도 배제하지 않을 생각이다”고 밝혔다.
여의도성모병원 경영정상화와 관련해 “구체적인 대답을 할 상황은 아니지만 여의도성모병원직원들은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며 “가톨릭의료원 전체가 한마음으로 접근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동익 신부는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을 졸업하고 1983년 7월 사제수품을 받았다. 로마 라테란대학교 성 알폰소 대학원에서 윤리신학을 전공했고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을 거쳐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인문사회의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또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위원, 천주교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운영위원 등을 역임하는 등 국내에서 손꼽히는 생명윤리전문가다. 현재 바티칸 교황청 생명학술원 회원이자 가톨릭대학교 생명대학원 원장으로 재임하고 있다.
<이동익 주요 약력>
1983.7.25 사제수품
1983 - 1985 청량리 성당 보좌신부
1985 - 1990 로마 라테란 대학교 성 알퐁소 대학원 수학(윤리신학 석사. 박사)
1990 - 1991 성 안셀모 (영국 켄트 소재)연구소 (영성상담과정 수료)
1991 - 2006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수
1998 - 현재 교황청 생명학술원 회원
1999 - 현재 보건복지부 장기 등 이식위원회 위원
2001 - 현재 한국천주교 생명윤리위원회 총무
2005 - 현재 천주교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운영위원
2005 - 2008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위원
2007 - 현재 국가인권위원회 정책자문위원
2006.9 - 현재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인문사회의학과 교수
2007.3 - 2009.2 가톨릭대학교 생명윤리연구소장
2007.9 - 현재 가톨릭대학교 생명대학원장
2009.9 - 가톨릭대학교 가톨릭중앙의료원장
사진 : 왼쪽부터, 홍영선 서울성모병원장, 손호영 의무원장, 이동익 의료원장, 천명훈 의무부총장
한편 신임 이동익 의료원장과 주요 Q&A는 다음과 같다.
Q. 의료원장으로 취임하신 소감과 각오?
무엇보다 의료원장이란 중책을 맡게 되어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의료원장은 조직을 총괄하는 경영인으로서의 직무를 수행하는 자리입니다. 하지만 저는 사제로 살아오면서 경영인의 경험을 가졌던 적이 없었고 대부분 학문 연구에 매진하며 살아왔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의학윤리, 생명윤리를 연구한 학자로 살아온 저를 의료원장에 임명한 것은 CMC가 가톨릭 정신에 더 충실하라는 요구라고 생각하며, 의료 현장에서 가톨릭이 어떠한 방식으로 치유자 예수 그리스도의 재현을 이뤄낼 수 있는가를 끊임없이 고민하도록 하겠습니다.
무엇보다 많은 선배들이 이뤄놓은 이런 업적을 잘 계승․발전시키는 것에 대해 사명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의료원장으로 재임하면서 생명에 대한 감사와 경이로움을 느끼고 이 모든 것을 함께 배워갈 수 있는 기회로 삼겠습니다.
Q. 의료원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해주신다면
가톨릭중앙의료원은 지난 1936년 성모병원을 개원하면서 처음 이 땅에 의료 사목의 뿌리를 내렸습니다. 이후로 7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서울성모병원, 성모병원, 의정부성모병원, 성가병원, 성바오로병원, 인천성모병원, 성빈센트병원, 대전성모병원 등 전국에 8개의 부속병원과 5,500여 병상을 가진 국내 최대의 의료 네트워크로 발전했습니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은 항상 시대의 요구에 응답하며 가톨릭 이념에 충실한 의료 봉사활동을 실시해왔고 우수 전문인력 양성과 꾸준한 연구 활동을 통해 교육, 연구, 진료 분야에서 한국 의료계를 이끌어 왔습니다. 저는 CMC가 이 사회의 빛과 소금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고 자부합니다.
Q. 의료원장으로서 갖고 있는 운영철학
가톨릭 의료기관으로서, 가톨릭 사제로서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가치는 바로 생명존중의 정신입니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이 치유자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정신을 본받아 시작한 만큼, 생명존중의 정신이야말로 우리 기관의 존재 이유이며 최우선의 가치입니다. 이를 위해 재임기간 동안 생명존중의 정신을 의료현장뿐 아니라 교육과 연구분야에서 실현해 나갈 생각입니다.
또 가톨릭이란 틀 안에 있는 기관인 만큼 윤리 문제도 소홀히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이는 의료현장에서의 ‘생명윤리’, ‘의료윤리’뿐 아니라 ‘경영윤리’ 를 포함한 개념입니다. 저 자신부터가 생명윤리와 의학윤리를 연구하고 가르친 학자인 만큼 CMC가 이 부분에서 소홀함이 없게 할 것이며, 경영에 있어서도 철저하게 지켜질 수 있도록 CMC 구성원 모두의 노력을 모아갈 생각입니다.
Q. 가장 중요한 가톨릭중앙의료원의 추진과제와 조직의 비전
가톨릭중앙의료원은 3년 전인 2006년, CMC Vision 2020 생명을 존중하는 세계적인 첨단의료를 선포하며 이미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세계적인 첨단의료란 기술이나 장비 같은 하드웨어뿐 아니라 연구 진료 등의 분야도 포함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예수님의 치유 능력을 환자에게 구현하는 것이 우리 기관이 추구해야 할 가톨릭 의료사업의 핵심입니다. 성경에 기록된 예수님의 수많은 치유 행적들 중에는 단 한 건의 의료사고도 없었습니다. 이것이야 말로 우리가 지향해야 할 첨단의료의 목표이고 환자들에 대한 전인치료입니다.
또 우수한 의료진과 첨단 장비, 시설 등이 모두 어우러져 종합적인 발전을 이룩할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입니다. 특히 가톨릭 의료기관으로서 항상 우리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를 점검하고 바로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Q. 가톨릭 신부이자 생명윤리를 연구한 학자로서 생명윤리에 대해 어떤 시각으로 보시는지 요. 또 최근 존엄사 논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가톨릭 의료에 있어 생명윤리란 그 무엇보다 소중한 가치입니다. 생명을 주신 분은 하느님이시고 그 분께서는 인간에 대한 연민과 사랑을 바탕으로 우리를 돌봐주시기 때문입니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의 모든 병원에서는 시행되는 모든 의료행위가 이러한 생명윤리의 입장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지난 2007년도에 가톨릭 생명윤리연구소에서는 의료윤리지침서를 발간해 일선 병원에 배포하기도 했습니다.
존엄사 문제는 얼마 전에도 세간에서 많이 논의되었던 바인데 이에 대해선 얼마 전 제가 몸담고 있는 천주교 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의 입장과 같습니다. 삶의 마지막 시기를 보내고 있는 환자에게 있어 존엄이란 자신에게 다가온 피할 수 없는 죽음을 자연스럽게 맞이하며 편안하게 눈을 감는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논의된 ‘존엄사’는 환자의 죽음을 의도하는 안락사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저는 현재 논의되는 존엄사법 제정이 진정한 의미의 존엄사가 아닌 안락사로 인식되고 있기에 반대합니다.
Q. 서울성모병원 개원에 즈음하여 시설의 고급화를 지향하면서 의료비용이 점차 비싸진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러한 현상은 병원 경영 이념과 상치되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가톨릭중앙의료원의 대표병원인 서울성모병원의 개원과 더불어, 우리가 지향하는 ‘첨단의료’라는 표현에 대해 호화스럽고 고가 진료를 지향하는 것이 아니냐고 우려하시는 분들이 있는 것을 잘 압니다. 이러한 걱정은 CMC를 사랑하고 아껴주시는 데서 나오는 진심된 걱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가톨릭 의료기관으로서 우리가 어려운 이들에 대한 진료를 소홀히 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더 철저하게 내부적으로 노력을 하여 가난한 이들에게 소홀하다는 인식을 불식시키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가톨릭 의료기관으로서 그 어느 병원보다 많은 자선진료를 시행해온 만큼, 향후에도 이 분야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방침입니다. 이를 위해 가난한 이와 함께하는 자선치료병원 같은 시스템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Q. 가톨릭중앙의료원이 세계적인 의료기관이 되기 위한 정책은 어떤 것이 있는지요
세계적인 첨단의료를 지향하는 만큼, 가톨릭중앙의료원도 국내를 넘어 세계를 만날 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체계적으로 이를 준비하기 위해 현재 의료원에 대외협력팀을 두고 각 직할병원에 국제진료센터를 설치하여 기관 차원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를 중심으로 세계에 가톨릭중앙의료원의 우수성을 알릴 예정이에요. 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 믿음을 줄 수 있도록 JCI 인증을 획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의료진의 해외 연수를 적극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 세계적인 진료를 제공하기 위해 세계 유수의 의료진들을 적극 초빙하는 것도 세계적 의료기관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초석이죠.
Q. 기타 특이할 만한 건강관리법, 여가생활, 취미 등에 대해 소개해주신다면?
동료 신부님들과 함께 격투기를 배우고 있습니다. 법인 사무국 건물에 작은 도장을 하나 마련해서 일주일에 두 번씩 운동하고 있어요. 도복을 두 벌씩 사서 종목별로 하고 있는데 무척 활기차고 재밌습니다. 신부님끼리 서로에 대한 예를 위해 대련은 하지 않고 사범님께 배우면서 개인별로 수련만 하고 있어요. 한 번 빠질 때마다 벌금이 만 원씩인데, 요즘은 업무가 바빠져서 벌써 벌금이 꽤 쌓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예전에는 곧잘 사진도 찍으러 다녔었어요. 교계 언론인 평화신문사 기자들에게 사진을 가르쳐 준 적도 있습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5-03 17: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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