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제약계, 생동성시험 검증방식 미공개는 의도적
식약청, 의협자료와 검증방식 조사 병행
국내산 제네릭의약품의 약효가 또 도마에 올랐다.
31일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는 국내의료시장에 유통되는 복제의약품 5개를 무작위로 선정해 원 제품과 효과가 같은지 자체 '생물학적 동등성 검증'한 결과 3개중 2개 의약품의 약효가 크게 떨어진데다 1개는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혀 논란되고 있 다.
의사협회는 이번 검증 결과, A 제약사의 항진균제는 약효가 5∼35%, B 제약사의 고지혈증 치료제 항지혈증제는 63∼86%에 그쳐 문제지만 C 제약사의 고혈압약은 성분이 102∼131%로 오히려 기준치를 넘어서 환자들에게 더 큰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통상 복제의약품이 오리지널약에 비해 약효가 80∼125% 정도면 기준에 부합하는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이번 검증은 의협이 공모한 4개 의료기관에 의뢰해 6개월간에 걸쳐 실시한 결과다.
이에 국내제약관련단체와 업계는 각 기관에서 벌여온 '생물학적 동등성시험 결과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국내제약산업에 미칠 파장을 우려하는 반면 다국적제약사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국내제약업계
국내 제약사들은 의협의 생물학적 동등성 검증 결과가 충격적이란 분위기다.
A 제약사 관계자는 "결과가 부정적으로 나와 혼란스럽고 의사들에게 신뢰성에 영향을 미칠까 난감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B 제약사 담당자는 "의협이 자처해 발표까지 하면서 이번 결과를 밝힌 것은 의사나 소비자에게 제네릭의 부정적인 인식을 주기 위한 정치적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번 의협이 검증방식과 기준을 명확하게 공개하지 않아 신뢰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의사협회는 이날 3개 복제의약품의 효능 검증 결과를 식품의약품안전청에 전달하고 정당한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을 거쳐 당국의 허가를 받았는지를 요청했다.
이들은 "이번 의협의 생물학적 동등성 검증 결과 발표에서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은 빼놓은 실험기준과 방식이며 식약청도 이를 인정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다국적제약사
이와 달리 다국적사들은 이번 의협의 생물학적 동등성 검증 결과 발표를 환영한다는 반응이다.
다국적사 관계자는 "고혈압약의 경우 장기간 복용해야하기 때문에 안전성과 효능이 입증돼야 한다"며 "성분이 과다하거나 부족하면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면서 이번 의협의 생물학적 동등성 검증 결과가 원제품의 신뢰를 높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제약협회
의협의 생물학적 동등성 검증 결과 발표를 전해들은 제약협회는 김정수 회장과 문경태 부회장 등 임원진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대응방법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청
식약청은 의협의 자체 생동시험 결과를 전달받으면서 빠진 시험기관과 시험방법에 대한 타당성 조사부터 착수할 방침이다.
또 식약청은 의협이 부적합하다고 밝힌 이트라코나졸, 심바스타틴, 펠로디핀 등 3개 품목의 경우 지난해 정밀조사 시 컴퓨터 자료 미확보 품목이어서 내년도 '생동성 재평가' 예정품목이라고 밝혔다.
식약청 관계자는 의협으로부터 접수한 상세 자료에서 시험결과의 신뢰성을 검증하고 그 결과에 따라 조치할 예정이지만 이번 시험을 수행한 4개 시험기관 실태조사, 기초자료 조사 등을 병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식약청 관계자는 "오늘 오전 10시30분경 장동익 회장이 직접 민원실에서 생물학적 동등성 검증 결과 서류를 접수하고 갔다"며 "시험 타당성에서 이런 사례가 처음인 만큼 구체적으로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청은 647개 의약품목을 대상으로 생물학적 동성성 시험 자료에 대한 조사을 벌여 115개 품목이 조작된 사실을 밝혀내고 허가취소와 판매금지, 보험급여 중지 등 강력한 행정조치를 내린 바 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22: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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