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정숙 국회의원이 보건복지가족부의 2009년 예산 편성을 두고 원칙없는 예산계획을 갈아치우라고 논평을 냈다.
곽 의원은 보건복지가족부의 2009년 예산은 빈곤층 사각지대 해소 및 지원 강화를 위한 구체적 계획 속에 예산을 편성하고, 장애인, 이주여성, 빈곤아동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예산을 증액해야 하며, 공공의료 강화 및 진정한 예방적 복지를 실현하는 방향으로 재편성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곽정숙 의원의 논평 원문
보건복지가족부는 원칙없는 예산계획 갈아 치우고
사회복지를 위한 실질적인 예산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보건복지가족부(이하 복지부)는 2009년 예산편성 기본방향으로 모든 국민이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사회안전망 확충, 미래 사회변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 - 저출산·고령사회 정책의 효과성 제고, 포괄적·예방적 가족정책 추진,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보장하는 예방적 복지 강화, 경제성장과 함께하는 보건복지 - 일을 통한 복지, 보건의료산업 육성을 제시하였다.
이에 따라 제출된 2009년도 복지부 소관 세출예산 규모 수정안 포함는 2008년 대비 13.5%가 증가한 28조2,435억원이다. 일반회계 예산은 178,735억원으로 전년대비 20,187억원 증가하였으며 특별회계는 4,381억원으로 104억원 감소하였고, 기금은 99,319억원으로 13,489억원 증가하였다.
복지부의 예산 편성 기본방향과 달리 실제 예산은 사회안전망 확충은 중장기 계획의 부재 속에 소극적 예산 편성에 머물렀으며, 미래 사회 변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은 아랫돌 빼서 윗돌 괴듯 청소년 예산은 줄이고, 노인 예산 일부는 증액하였으며 말로는 예방적 복지 강화를 내세우지만 실질적으로는 예방 복지, 예방 의료 포기 선언에 다름 아니며 복지는 경제성장의 뒷전이라는 점을 천명하는 것이었다.
특히 복지부는 민간병의원 어린이 예방접종 무상실시의 경우 2006년 9월 관련법이 통과되었고, 올해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 인사검증과 2008년 추경예산 편성 시 장관에게 질의하였을 때 장관은 “적극 노력하고 있다. 관계부처와 그 방향을 협의 중이다”라고 답변한 바 있다. 이미 법이 통과되었고, 이명박 대통령의 공약으로 국정과제에도 포함되었으며 장관이 답변까지 한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예산편성은 전체 접종비 21,000원 중 백신료 6,000원 지원에 그쳤다.
또한, 암 검진과 관련해 복지부는 2015년까지 검진률을 80%로 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으나 기획재정부가 암 검진사업에 대한 재정평가가 ‘미흡’이라는 이유로 예산을 10% 삭감했다. 그러나 실제로 암 검진률은 해마다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 이는 현실적인 예산반영이 아니라 행정 편의적 예산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어린이 충치예방사업 역시 2007년 예산부족으로 다수의 신청 아동이 홈 메우기를 진행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예산이 삭감된 실정이다.
정부는 말로는 예방의학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중요한 예방 예산을 삭감하면서 사실상 예방 의료를 포기하려고 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기초생활보장제도, 긴급지원제도도 마찬가지로 복지부는 확대하겠다는 의견을 계속 피력하면서도 제도 개선 관련 예산은 편성하지 않았다.
기초생활보장제도에 대해서 정부는 “부양의무자 기준과 관련하여 과도한 부양의무자 기준으로 인해 기초보장 사각지대가 광범위하게 존재”하므로 “부양의무자 기준의 점진적 조정을 추진”하겠다고 누누이 밝혔으며 2009년 성과계획서에 의하면 ‘2009년 6월 시행령·지침 개정을 완료’하고, ‘2009년 7월부터 시행’하겠다고 하였지만 어떤 계획도 제출하지 않고 있다.
차상위계층의 의료비 부담을 건강보험으로 떠넘기는 것에 대해 이미 지난해 보건복지위원회에서 반대 입장을 표명한 바 있으나 정부는 이를 무시한 채 예산을 확정한 바 있다. 이에 대한 어떠한 해결책도 내놓지 못한 채 2009년 대상자를 확대해 예산을 편성하고 있다. 국가가 책임져야 할 빈곤층의 문제를 건강보험으로 떠넘기고 있는 것이다.
또한, 건강보험 생계형 체납으로 의료기관을 이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어떠한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는 정부가 과연 빈곤층 문제에 대한 해결의지가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반면 법적 근거도 없이 예산을 편성한 경우도 있어 예산 편성의 원칙이 의심스럽다.
복지부는 기금운용체계 개편을 위한 국민연금법 개정 및 공사 설립 비용이라는 명목으로 ‘국민연금기금운용공사 설립 및 설립추진반 운영’ 예산으로 255억원을 편성하였다.
국민연금기금운용공사 설립은 법 개정 사항이며 사회적 논란이 있어 통과 여부도 불투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이 개정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예산을 편성한 것은 법 개정에 대한 국회의 역할을 무력화하는 것으로 입법권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다.
보육 바우처 사업도 마찬가지다. 보육료 지원체계 개선이라는 명목으로 전자 바우처 도입을 위해 76억원을 신규 편성하였다. 보육 바우처 도입은 법적 근거가 없으며 복지부는 영유아보육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보육 바우처 도입에 대한 사회적 반대가 존재하는 가운데 일방적으로 예산을 편성한 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두 사업의 충분한 여론 수렴이 이루어질 때까지 유보되어야 하며 따라서 관련 예산은 전액 삭감되어야 한다.
또한, 정부가 제출한 의료법 개정안에 대한 국민적 반대여론이 어느때보다 높은 상황에서 의료법 개정안의 핵심 독소조항인 ‘외국인 환자 유인 알선 허용’을 전제로 해외환자 유치 예산을 증액한 것은 의료법 개정안에 대한 국민 여론을 무시하는 처사이다. 반면 적십자병원 지원비 삭감, 지방의료원 공공사업비 동결 등 공공성 강화 사업에는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어 종국적으로는 의료민영화를 추진하려고 하는 것이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보건복지가족부의 2009년 예산은 1)빈곤층 사각지대 해소 및 지원 강화를 위한 구체적 계획 속에 예산을 편성하고, 2)장애인, 이주여성, 빈곤아동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예산을 증액해야 하며, 3)공공의료 강화 및 진정한 예방적 복지를 실현하는 방향으로 재편성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① 기초생활보장제도 대상 인원 확대 ② 긴급지원제도 교육지원 편성 ③ 민간병의원 어린이 필수예방접종 완전 무상실시 ④ 저소득층 건강보험 체납자 지원 ⑤ 장애인 활동보조인 대상자, 대상 시간 확대 등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5-03 17: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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