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접착제 원료 멜라민, 인체영향 파악 불가능

멜라민(Melamine)은 공업용 화학물질로서 암모나아와 탄산가스로 합성된 요소비료를 가열하여 생산된 물질이다. 플라스틱, 염료, 접착제의 원료로 이용한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것은 주방에서 가스레인지나 전자레인지에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형형색색의 주방용 플라스틱이 대표적이다. 멜라민 식기나 주방용품들은 이론적으로는 347도가 돼야 녹는 것으로 되어있어 인체에 무해하다고 하지만 뜨거운 프라이팬의 기름이나 열기에 서서히 녹아내려 음식물에 혼합될 수도 있으므로 멜라민 주방기구나 식기가 무조건 안전하다고 할 수는 없다.

◆개와 고양이 멜라민 섭취, 요로결석과 급성신부전 생겨
2007년 미국과 캐나다에서 습식사료를 먹고 탈이 난 개와 고양이들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대부분 신장에 문제가 있었다고 한다. 이때 죽은 개와 고양이들을 해부하여 조사해보니 신장에 결정화된 물질들이 생기고, 이 때문에 신장의 분비기능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 사건 후 멜라민에 의해 유발 가능한 신장계통의 질환은 요로결석과 급성신부전 2가지로 현재까지 알려져 있다. 일정 수준이상의 멜라민(melamine) 또는 유사체인 시아누릭산(cyanuric acid)을 섭취하게 되면 이들 물질은 신장을 통해 결정의 형태로 배설된다.

▲요로결석이 발생하는 기전은 소변을 통해 배설되는 멜라민 결정은 신장의 요농축 과정을 통해 농축되며 이들 농축된 멜라민 결정은 소변내의 옥살산칼슘(calcium oxalate) 및 요산과 결합하여 쉽게 결석을 형성하게 된다.

▲급성신부전은 멜라민 함유 사료를 섭취한 고양이와 개에서 주로 보고된 형태로 멜라민 결정이 신장의 원위세관과 집합관에 침착되어 세관의 손상을 유발하는 것으로 사람의 경우에도 다량의 멜라민을 섭취 했을 때 발생가능하다.

◆물질만능주의 상혼에 짓눌린 어린 생명
멜라민은 원래 합성수지도료, 방염제 및 비료 등의 원료로 이용되는 고질소화합물이다. 통상적으로 음식물 내에의 멜라민은 거의 검출되지 않으며 비록 소량 검출된다 하더라도 독성은 미미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동물 사료 및 유제품의 품질 검사 과정에서 일부 기관이 고가의 단백질 농도 측정법 대신 경제적 이유로 단백질의 주 구성성분인 질소 함량을 측정하는 관행이 있었다. 문제는 일부 비도덕적인 동물 사료업체 및 우유 가공업체에서 이를 악용하여 고질소화합물인 멜라민 또는 시아누릭산을 이들 제품에 첨가하여 질소 함량을 높이는 방법으로 품질 검사를 통과해왔던 것이 문제의 근원이라고 동서신의학병원 영양건강관리센터 이금주 파트장은 지적했다.

이 이전에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멜라닌 독성에 의한 급성신부전에 의한 애완동물의 집단 폐사가 2004년과 2007년에 걸쳐 두 차례 발생했으며 현재까지 미국식약청은 총 5000여 마리 이상의 개와 고양이가 멜라닌 신독성에 의해 희생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발병 건수는 훨씬 만을 것으로 추정된다.

동서신의학병원 신장내과 이상호 교수는 “식료 및 유제품의 단백질 함량 검사에 대한 보다 세심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중국에서 멜라민이 오염된 유제품의 섭취로 인해 집단 발병한 영유아 요로결석 및 신부전증 사태는 도덕성을 상실한 몇몇 유제품 업자들의 문제로 치부하기보다는 경제논리에 얽매인 정부시책이 얼마나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건이다”고 말했다.

중국 한 관리의 표현대로 ‘도저히 발생하지 않았어야 할 일’이 불행하게도 발생했다. 정부는 국내에 유입된 중국산 유제품에 대한 철저한 검사와 관리를 통해 우리 국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해야 할 것이며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국민의 먹거리에 대한 보다 철저한 관리의 기틀은 마련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