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건국대 의전원,‘ B형 간염바이러스 억제 기전’ 첫 규명

김균환 교수, 박용광 박사, 박은숙 교수팀
논문 세계적 간질환 전문지 ‘저널 오브 헤파톨로지’ 최근호에 발표

김균환 교수

박용광 박사

박은숙 교수

[보건타임즈] 최근 종양괴사인자에 의한 B형 간염바이러스 복제 억제의 원인을 근원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기전이 국내의학자에 의해 처음으로 규명했다.

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 김균환 교수(약리학) 연구팀에 따르면 이 연구는 B형 간염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 간세포 손상 없이 어떻게 종양괴사인자가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지에 대한 분자적인 기전을 구체적으로 밝힌 것으로는 처음이다.

이에 따라 이 연구결과를 통해 항바이러스 단백질들의 활성을 인위적으로 조절함으로써 향후 만성 B형 간염의 치료제 개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 연구는 바이러스성 간질환을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는 중요한 이론적 근거를 제시했으며, 앞으로 만성 B형 간염의 치료제 개발에 이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교수팀의 이 연구결과는 미래창조과학부(중견연구자 지원 사업, 원천기술개발사업)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학문후속세대양성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이 연구논문은 Cleaved c-FLIP mediates the antiviral effect of TNF-a against hepatitis B virus by dysregulating hepatocyte nuclear factors이란 제목으로 세계적 권위의 간질환 전문지 ‘저널 오브 헤파톨로지 (Journal of Hepatology, IF=11.336)’ 최근호(9월 23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이 논문의 교신저자에 김균환 교수, 공동 제1저자엔 박용광 박사와 박은숙 교수가 이름을 올렸다.

건국대 연구팀은 간세포주와 마우스를 이용한 B형 간염바이러스 감염 모델을 만든 뒤 이를 이용해 종양괴사인자의 항바이러스 효과에 대한 구체적인 기전을 분자수준에서 밝혀냈다.

연구팀은 B형 간염바이러스를 포함한 여러 바이러스들이 항세포사멸 단백질 (c-FLIP)의 역할을 방해함으로써 자신의 복제를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이를 회피하기 면역체계의 대응 기작을 먼저 조사했다.

이 결과 간세포에서 발현되는 항세포사멸 단백질 중 c-FLIP이 종양괴사인자에 의해 절단돼 생기는 작은 크기의 단백질 (p22-FLIP)이 B형 간염바이러스의 복제를 저해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p22-FLIP은 세포 내의 인산화효소 (ERK1/2)를 활성화시켜 B형 간염바이러스의 복제에 필수인자 간세포 핵인자들 (HNFs)의 발현을 조절, B형 간염바이러스를 효과적으로 억제함으로써 바이러스를 제거했다.

종양괴사인자에 의해 증가된 p22-FLIP이 B형 간염바이러스의 복제 필수적인 HNF4α의 발현을 감소시키는 대신 B형 간염바이러스를 저해하는 HNF3β의 발현을 증가시킴으로써, 최종적으로 B형 간염바이러스의 복제에 관여하는 바이러스의 인헨서 (enhancers)에 HNF4α와 HNF3β가 결합하는 것을 조절, 바이러스의 생활사 중 전사단계를 억제했다.

이로써 간세포의 손상 없이 B형 간염바이러스를 제거했다.

또 간 수술 후 남은 조직으로부터 분리한 사람의 간세포를 이용해 B형 간염바이러스를 감염시킨 후 c-FLIP이 종양괴사인자에 의해 절단돼 p22-FLIP이 생성됐으며 이것이 바이러스를 제거한다는 사실을 확인함으로써 실제로 우리 몸에서 이러한 기전에 의해 바이러스가 제거된다는 사실을 입증해냈다.

B형 간염바이러스는 간염, 간경화, 간암과 같은 중증 간질환의 주범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간질환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적으로 높은 사망률을 보이는 질병이다.

B형 간염바이러스에 의한 간질환을 줄이려면 바이러스의 제거가 선행돼야하며, 종양괴사인자는 B형 간염바이러스의 복제를 저해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종양괴사인자의 항바이러스 효과에 중개하는 분자들과 정확한 분자 기전은 잘 알려져 있지 않고 있다.
건국대 의전원 연구팀은 이 연구를 통해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종양괴사인자에 의한 B형 간염바이러스의 억제 기전을 구체적으로 밝혀내게 됐다.
자가 면역 질환을 가진 만성 B형 간염환자에 면역 억제제를 투여하면 B형 간염바이러스의 복제가 다시 활발해지는 현상에 대한 이론적 근거도 제시했다.

이 연구가 종양괴사인자의 항바이러스 효과에 관여하는 단백질들의 발현과 활성을 인위적으로 조절하는 것을 규명함으로써 향후 만성 B형 간염 치료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는 게 연구팀의 주장이다.

김 교수는 “B형 간염바이러스가 감염됐을 때 간세포 손상 없이 어떻게 종양괴사인자가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지에 대한 분자적인 기전을 구체적으로 밝힌 것은 큰 의의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연구 성과를 통해 항바이러스 단백질들의 활성을 인위적으로 조절함으로써 향후 만성 B형 간염의 치료제 개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