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제약업계, 약제비 적정화 방안에 법적 대응

국내제약계가 정부가 추진하는 약제비 적정화 방안에 법적 대응에 나섰다.

제약협회(회장 김정수)는 정부의 5.3 약제비 적정화 방안이 건강보험재정의 안정을 위해 추진된다는 점을 이해하고 고통분담할 의지가 있으나 약가인하 폭을 감내하고 따라가기엔 국내 제약산업이 붕괴될 정도로 너무 과다하다고 판단해 법률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밝혔다.

제약협회는 14일 이사회(이사장 허일섭)를 개최하고 보건복지부가 5.3 약제비 적정화 방안(시행규칙 및 고시)을 내년 1월부터 시행하게 됨에 따라 회원사 공동으로 행정소송과 위헌소송을 제기해 위법·부당성을 가리기로 결의했다.

소송 참여는 제약협회 이사를 비롯해 전회원사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한편 내년 1월 제도의 시행과 동시에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소송 내용은 선별목록제도, 특허만료약 및 제네릭약가 15%~20% 인하, 사용량과 약가연동인하 등 제약기업이 수용하기 어려울 정도의 경영악화 요인과 재산권 침해가 예상되는 정책이다.

제약협회는 건강보험 약제비 선별등재제도(포지티브리스트)가 기존 포괄등재방식(네거티브리스트)에서 180° 선회하는 근본적인 제도의 변화인데다 건강보험법에 법률적으로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명시하거나 위임하지 않고 대통령령의 시행규칙과 보건복지부령의 고시만으로 제도를 도입하려는 것이어서 포괄위임을 금지하는 헌법정신에 위배된다고 보고 있다.

제약협회는 그동안 건강보험재정 안정을 위해서는 정부, 국민, 제약업계 모두 동참해 고통을 분담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제약협회는 이와함께 국내제약사 102개사 대표와 임원 459명이 공동서명한 약제비 적정화 방안에 대한 재고를 주골자로 한 탄원서를 대통령에게 제출한 바 있다.

또 한국은행의 기업경영분석을 근거로 제약업종의 순이익이 5%~7%인데 약가를 20% 인하하면 기업 존속 자체가 어려워진다며 약제비 적정화 방안의 부당성을 규제개혁위원회에도 호소했다.

규개위는 최근 복지부에 △선별등재제도 시행 후 1년 동안 성과에 대해 모니터링을 실시하여 그 결과를 규개위에 보고 △최초 제네릭 약의 인하폭 축소조정 △직권조정에 의한 약가인하, 선별등재제도 등 약가제도 개선에 관한 중요 사항은 시행령 등 상위법령에 규정 △제약업계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산업육성 지원책 마련 △신의료기술등의 결정 및 조정기준 제9호(직권에 의한 결정 및 조정 즉, 복지부장관이 건강보험정책수행, 건강보험의 재정관리 또는 약제의 비용관리 등을 목적으로 조정하고자 하는 약제) 제5항4호 삭제 등 5개 사항을 권고한바 있다. 규개위의 제네릭약가인하폭 축소조정 권고에 따라 복지부는 당초 20%에서 15%(오리지널 대비 80%→68%)로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약협회는 “정부가 미래성장동력으로 선정한 제약산업을 키우고자하는 의지가 있는지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제약업계는 향후 국가경쟁력을 담보하는 산업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자구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이날 제약협회 이사회는 합리적 가격의 질 좋은 의약품 생산에 노력하고, 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정상적인 비용을 줄이는 뼈를 깎는 자정노력을 기울일 것이며, 세계의약품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투자도 게을리 하지 않기로 뜻을 모았다.

그동안 제약기업들은 국가경쟁력의 핵심요소인 출산장려운동 지원, 소외계층을 찾아가는 사회봉사활동, 북한·개도국 의약품지원 활동을 적극 펼쳐 왔으며, 이러한 기업 이익의 사회 환원 노력을 더욱 확대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