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서울대병원, 염증 인자에 의한 '인간 당뇨병 발생 기전' 규명

김효수 교수팀[양한모 교수, 김준오 연구교수]

CB1 수용체와 리지스틴 분비 능력 한꺼번에 가진 'CB1/리지스틴 2중-양성 세포' 발견

이 세포, '비만으로 발생하는 당뇨병 발병에 핵심 역할 한다' 입증

고칼로리식이 섭취 인간화 생쥐, 근육·간·지방조직의 '2-AG 양' 증가

목표 장기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 구조 파괴에 기능 저하, 인슐린 저항성 발생'

'비만 → 지방조직·근육·간 2-AG 누적량↑ → 2중-양성 단핵구 침투↑

→ 리지스틴 분비 → 조직 미토콘드리아 손상↑ → 인슐린 저항성↑ → 당뇨병 발생'

김 교수 "인간 단핵구의 20%, 비만해졌을 때 대사질환 일으키는 핵심 역할 한다"

논문,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자매지 'RESEARCH 온라인판 최신 호'에 게재

[보건타임즈] 염증 유발물질 '리지스틴'이 동물뿐 아니라 인간에게서조차 당뇨병을 유발한다는 사실(논문보기)이 밝혀졌다.

특정 단핵구가 비만 상태의 지방조직에 침투해 염증 인자 리지스틴을 분비함으로써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는 당뇨병 기전을 국내 연구진이 최초로 규명해내 당뇨병 조절의 새로운 해법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효수 교수(사진 좌) 팀[양한모 교수(중), 김준오 연구교수(우)]은 15일 다양한 세포분석을 통해 리지스틴 분비 기능과 CB1 수용체를 동시에 가진 인간 단핵구 세포를 발견, 이 세포가 비만으로 발생하는 당뇨병 발병에 핵심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인간화 생쥐모델을 통해 입증해냈다고 발표했다.

'리지스틴'은 인간의 단핵구에서 분비되는 사이토카인으로서 만성염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쥐의 경우 리지스틴이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며 비만으로 발생하는 당뇨병을 유발한다고 알려졌지만, 아직 이 물질과 인간 당뇨병 발병의 인과관계는 명확하게 알려진 바 없었다.

이에 연구팀이 인간 단핵구 세포분석에 들어가 일부 단핵구는 엔도카나비노이드 시스템의 핵심 요소인 CB1 수용체와 리지스틴 분비 능력을 한꺼번에 가진 'CB1/리지스틴 2중-양성' 세포인 것으로 밝혀냈다.

이 단핵구가 가진 CB1 수용체가 엔도카나비노이드 물질(2-AG)과 결합하면 세포 내 신호전달 체계(p38/SP1)가 활성화되며 리지스틴이 방출됐다.

엔도카나비노이드 시스템(ECS Endocannabinoid System)은 신경전달물질인 엔도카나비노이드(2-AG)와 CB1 수용체의 결합으로 작동하는 이 시스템은 행복감이나 식욕 증진 등을 유도하는 것으로 보고돼왔다. (아래 그림)

가령 규칙적인 운동을 한 후, 뇌에서 엔도카나비노이드가 분비돼 이 시스템이 활성화되면서 웰빙센스를 느끼며 식욕이 올라가는 기전이 작동한다.

이를 유발하는 또 다른 대표 물질은 '마리화나'다.

이를 흡인하면 행복감과 식욕이 증가하는 것이 바로 이 기전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이 연구에선 엔도카나비노이드 체계가 비만, 당뇨병 등 대사질환 발병에 기여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 단핵구는 2-AG와 결합하는 'CB1 수용체'를 보유, 2-AG가 누적된 조직에 침투할 수 있었다.

침투한 후엔 리지스틴을 고농도로 분비한 부위에 염증을 유발한다는 사실이 세포분석을 통해 확인됐다.

이 단핵구가 실제로 인간 당뇨병 발병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하기 위해 연구팀은 인간화 생쥐모델을 대상으로 분석했다.

골수 이식을 통해 인간 단핵구를 가진 생쥐와 유전자 조작을 통해 인간 리지스틴이 발현되는 생쥐를 대상으로 8주간 고칼로리 음식을 투여한 후, 인슐린이 작용하는 3대 목표 장기인 근육·간·지방조직에서 ▲ 2-AG 수준 ▲ CB1 농도 ▲ 리지스틴 농도 ▲ 인슐린 작용 등을 측정했다.

이 결과, 고칼로리식이를 섭취한 인간화 생쥐는 근육·간·지방조직의 2-AG 양이 증가했다.

이 때문에 CB1 수용체를 가진 2중-양성 단핵구가 많이 침투, 리지스틴을 분비했으며 목표 장기의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 구조가 파괴되는 것은 물론 기능이 떨어져 인슐린의 작용이 감퇴하는 인슐린 저항성이 나타났다.

이 결과를 기반으로 연구팀은 엔도카나비노이드 시스템과 연결된 2중-양성 단핵구 세포가 말초혈액을 순환하다가 2-AG가 많이 누적된 목표 장기에 침투해 리지스틴을 분비, 미토콘드리아를 파괴해 인슐린 저항성과 당뇨병을 유발함을 증명함으로써, 인간에서 비만으로 발병한 당뇨병의 발생기전을 새로 규명했다고 강조했다. (아래 그림)

엔도카나비노이드 수용체 차단제(SR141716)를 투여해 2-AG와 CB1 수용체의 결합을 차단한 생쥐는 고칼로리식이 섭취 후에도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지지 않았다.

SR141716 투여 후에는 고 칼로리식이로 증가한 2중-양성 단핵구의 침투가 차단, 지방조직에서 리지스틴 농도가 낮아지며 염증이 가라앉는 양상이 관찰됐다.

연구팀은 이 결과가 인슐린 저항성을 조절, 당뇨병을 예방하는 새로운 치료제 개발의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김효수 교수는 "인간의 말초혈액을 순환하는 단핵구의 20%는 CB1-리지스틴 2중-양성 세포로, 우리가 비만해졌을 때 대사질환을 일으키는 핵심 행동대원임을 연구를 통해 발견했다"며 "이 연구를 통해 확인된 인간 당뇨병 발병 기전을 바탕으로, 엔도카나비노이드 수용체를 차단, 비만으로 발병하는 당뇨병을 예방하는 새로운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보건복지부 연구중심병원 프로젝트 지원으로 받았다.

이 연구 결과를 상세하게 다룬 논문은 'Resistin Regulates Inflammation and Insulin Resistance in Humans via the Endocannabinoid System'이란 주제로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의 자매지 'RESEARCH(리서치, IF;11.0) 온라인판 최신 호'에 게재됐다.

이밖에 현재 연구팀은 리지스틴과 수용체인 캡1 단백질의 상호결합을 억제함으로써 염증 현상을 완화하는 '리지스틴 차단' 항체를 개발, 이를 기반으로 대사질환·염증성 장 질환 등을 치료할 수 있는 신약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