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자궁근종 양·악성 감별, '진단 알고리즘 모델' 세계 최초 개발

김기동 교수, 한동대학교 생명과학부 안태진 교수팀과 공동 연구

자궁평활근육종, 영상 검사로는 자궁근종과 구별 못 해 '조직검사' 시행

조직 샘플 크기 한계로 '조직검사 오진 가능성' 크다

전사체 분석 통해 '진단 알고리즘 모델' 개발‥최적 치료 전략 수립에 단초 제공

불필요 수술 피하면서 조기 진단 '종양 전이' 최소화

논문, 방사선종양학 분야 국제학술지 'BMC Cancer'에 게재

[보건타임즈] 국내 대학 연구진이 자궁근종(uterine leiomyoma)과 자궁 평활근육종(leiomyosarcoma)을 감별하는 '진단 알고리즘 모델'을 세계 최초로 개발, 성능을 입증해냈다.

자궁근종은 자궁 평활근에 생기는 종양으로 매우 흔하게 발생하는 양성 질환이다.

평활근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발생하며 조직검사 없이 초음파로도 진단할 수 있다. 증상이 없을 땐 경과 관찰만 하지만 근종이 크거나 증상이 발생하면 약물적 치료 혹은 근종 적출, 자궁절제와 같은 수술적 방법이 고려된다.

반면 자궁 평활근육종은 평활근 세포에서 발생하는 악성종양으로 매우 드문 희귀 암이다.

게다가 자궁근종과 모양이나 크기가 차이가 나타나지 않아 초음파, MRI 등 영상 검사만으로는 자궁근종과 구별이 불가하다.

수술 전 감별이 어려워 대개 양성 자궁근종 수술 후 조직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실제 자궁근종인데 자궁 평활근육종을 우려, 수술받는 사례가 있다.

또, 자궁근종으로 여겨 근종만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지만, 자궁 평활근육종으로 진단돼 자궁을 제거하는 수술을 다시 받는 사례도 있다.

자궁 평활근육종 환자가 근종만 제거하는 수술을 받게 되면 암세포가 퍼져 재발률과 사망률이 증가해 수술 전 자궁근종과 자궁 평활근육종을 구별하는 검사법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이에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김기동 교수(사진)팀과 한동대학교 생명과학부 안태진 교수팀은 공개된 데이터로부터 수집한 정상 자궁 조직 샘플 114개와 자궁 평활근육종 샘플 31개를 바탕으로 정상 자궁 조직보다 자궁 평활근육종에서 발현의 분산이 크게 나타나는 유전자 '전사체(transcripton)' 17개를 기계학습 시켜 '심층신경망(DNN)'과 '서포트벡터머신(SVM)' 등 4가지 분류기를 개발했다.

전사체는 한 세포에 존재하는 모든 RNA 분자의 총합을 뜻한다.

연구팀은 분류기의 성능을 검증하기 위해 정상 자궁 조직 샘플 35개와 자궁평활근육종 샘플을 수집해 정확도, 민감도 등을 평가했다.

평가 지표는 AUC(ROC 커브 아래부분 면적의 너비)를 사용했다.

AUC는 특정 검사 도구의 정확도를 나타내는 통계 기법으로 인공지능 러닝 모델의 성능평가 지표로 주로 사용되며 1에 가까울수록 더 높은 정확도를 나타낸다.

연구팀이 개발한 모델 가운데 DNN 분류기의 정확도, 민감도, 특이도와 균형 정확도가 각각 0.922, 0.889, 1.00, 0.944로 높은 성능이 검증됐다.

김 교수는 "영상 검사만으로는 구별이 불가했던 자궁근종과 자궁 평활근육종을 감별 진단하는 알고리즘을 성공적으로 개발함으로써 수술 전에 최적의 치료 계획을 수립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면서 "양성 자궁근종 환자는 불필요한 수술을 피할 수 있으며 자궁 평활근육종 환자는 조기에 수술을 시행함으로써 종양의 전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연구팀은 인공지능(AI)에 RNA 패턴을 학습시켜 암세포가 기원한 장기를 추적하는 원리를 바탕으로 다른 장기에서 전이된 '점액성 종양'이 처음 발생한 부위를 찾아낼 수 있는 알고리즘을 발표한 바 있다.

이 연구 결과를 상세하게 정리한 논문은 'A diffrential diagnosis between uterine leiomyoma and leiomyosarcoma using transcriptome analysis'란 주제로 방사선종양학 분야의 국제학술지 'BMC Cancer'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