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속옷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초미니, 허벅지가 고스란히 보이는 핫바지, 배를 드러내고 가슴을 아슬아슬하게 가린 나시 티를 입은 20대 여성이 거리를 활보하면서 반라의 노출은 더 이상 연예인, 누드모델, 포르노 배우 등 특정인들만의 전유물이 아니게 됐다.
더욱이
어둠 속에 숨겨졌던 알몸이 당당히 세상 밖으로 나와 보수적인 한국의 성 관념마저 뒤바꿔버린 지금의 현실을 지적한 목소리다.
게다가 상업적인 누드가 일반인으로 확대되면서 인터넷 개인 미니홈피나 블로그에는 몰카(몰래 카메라)나 셀카(셀프 카메라)에 찍힌 반라의 20대 여성 모습과 순도 100% 일반인의 누드 사진이 수십, 수백 장씩 올려져 이미 통제가 불가능한 노출불감증 시대가 됐다.
‘돈 주면 치마 올려요. 이 여자 무슨 생각에....., 아저씨 거시기 나왔어요. 어느 배를 타시렵니까? 벗겨졌네’라는 식의 글들은 인터넷 개인 미니홈피나 블로그에서 가장 흔하게 발견할 수 있는 유형이다. 갈수록 소형화된 디카와 폰카는 남성들에게 반라 또는 전라의 20대 여성모습, 애인, 심지어 부인의 누드를 몰래 촬영할 수 있는 용기를 북돋아 준 셈이 됐다.
흥미로운 것은 알몸을 카메라에 담고자 하는 욕망이 반드시 남성들만의 전유물은 아니라는 점이다.
노출불감증 심각
요즘은 자신의 블로그나 미니홈피에 속옷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짧은치마 차림의 사진이나 비키니 수영복 사진을 올려놓는 20대로 추정되는 여성들이 줄을 잇는다.
방문객을 늘리고 시선을 끌기 위해 찍어 올리던 셀 카는 반라의 섹시 컨셉에서 자연스레 누드까지 확대됐다.
파격적인 공공노출 사진을 개인 미니홈피에 오린 한 남녀 커플은 네티즌의 반응이 자신들을 점점 더 자극시켰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남편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노출사진을 찍게 됐다던 30대 초반의 한 여성은 “인터넷에서 내 누드사진을 확인하고, 흥분된 댓글들이 줄줄이 달려 있는 것을 보니까 묘한 쾌감이 느껴졌다”며 “이젠 사람들이 오가는 공원에서까지 누드 사진을 찍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관음증(Voyeurism)은 훔쳐보기를 통해 성적 쾌락을 느끼는 증상이다.
누드도 가지각색
셀프누드는 크게 알바형, 과시형, 모델형, 희생형으로 정리할 수 있다.
알바형은 성 취향과 관계없이 자신의 몸으로 돈을 버는 ‘반직업적’ 형태를 말한다.
유흥업소 접대부나 성매매 보단 누드 촬영이 그나마 낫다는 생각 때문이다. 대상은 여대생에서부터 유부녀까지 폭이 넓고 다양하며 젊은 남성까지 등장한다.
이들의 사진은 인터넷 개인 미니홈피나 블로그, 모바일, 인터넷 누드 촬영이나 유료 화상 채팅 등의 분야에서 많이 찾아 볼 수 있다.
과시형은 얼짱, 몸짱 열풍에 기인한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돈벌이와 상관없이 셀프 누드 사진을 찍고 보여 주면서 자기만족의 세계에 빠지는 케이스이다. 화상 채팅에 중독된 여성들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모델형은 누드에 대한 동경과 막연한 환상을 가진 신세대 젊은 여성들의 욕망을 대변한다. 젊은 시절 아름다운 몸을 기록으로 남겨두고 싶다는 논리다. 이들은 은밀하게 스튜디오를 찾아 온 뒤, 오히려 돈을 내고 자신만의 누드를 남긴다. 미니홈피나 블로그에 섹시한 이미지를 집중적으로 올리는 유형도 이에 포함된다.
희생형은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단지 남자 친구나 남편 등의 권유로 인해 누드 이미지를 남기는 여성을 말한다. 이들 중 일부는 셀프 누드나 노출증의 쾌감에 동화되기도 한다.
노출증 정신적 과시형 행위
이 때문에 노출증과 관음증은 정신병적 질환으로 보는 세대와 당당한 성적 취향으로 인식하는 젊은 시각간의 대립이 보이지 않게 형성된 상태다.
강북삼성병원 정신과 신영철 교수는 “요즘 유행하는 20대 여성의 노출증은 시대적 흐름에 따라 정신적 과시형 행위”로 진단했다.
관음증, 성도착증 유발
관음증(Voyeurism)을 의학적으로는 다른 사람의 알몸이나 성교하는 것을 몰래 훔쳐봄으로써 성적 만족을 얻는 성도착증으로 정의된다.
오늘날 관음증은 보다 넓은 의미에서 훔쳐보는 대상과 상호 소통이 없는 일방적인 엿보기 심리를 지칭한다. 초고속을 뛰어넘어 광속으로 집집마다 연결된 현대판 판도라 상자, 인터넷을 통해 의도적으로 열린 '타인의 삶'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됐다.
'싸이질'을 통해 유명 연예인 사생활 사진을 들춰보고 포르노 사이트를 들락날락하면서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르고 클릭 버튼을 눌러 대다 아침에는 토끼 눈이 되기 십상이다.
통계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한 달에만 1750만명이 집에서 포르노 사이트에 접속하고 성인 사이트에 들어가기 위해 미국인은 연간 9억7000만달러를 쓰며 성인용품 구매가 전자상거래에서 8% 정도에 이른다.
관음증에 빠지게 되면 정상적인 성생활은 물론이고 사회생활에도 이상이 생겨 점차 소심해지며 점점 강한 자극을 찾아 불법 행위도 죄의식없이 하게 된다.
한지열비뇨기과원장은 “관음증 환자 중에는 성기능 장애가 있는 사람이 많다”며 “부실한 성기능으로 정상적인 성행위에 부담을 느끼고 이로 인해 약점이 노출되지 않는 관음증 나락으로 빠져 드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한 원장은 이럴 때는 남성클리닉 전문의를 찾아 상담을 받아보는 것도 관음증에서 벗어나는 방법이며 주말이면 밤 늦도록 포르노 사이트를 들락거리고 가끔 손세탁(?)까지 하는 습관이 있다면 컴퓨터를 꺼버리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5-02 18:4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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