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욱 교수, 분당서울대·서울아산병원, 한국보건의료연구원 공동 연구
66세 '젊은 노인' 35.4% 5개 이상 약 복용
10개 이상 8.8%, 복용하는 약물 개수 늘어날수록 이익보다 '위험성 커' 주의
여러 약 복용 시 '노인 부적절 약' 복용 위험도 ↑'‥53.7% 1종 이상 부적절 약 복용
부적절 약 복용 시 '사망 위험 25%‥3등급 이상 장기요양등급 받을 위험 46% ↑
부적절 약 2종 이하, '장애 위험 31%, 3종 이상 81%↑'‥중복될수록 위험성 증가
노령 인구서 '약물 과다와 부적절 약물 사용 사회적 관심 촉구' 근거 될 전망
[보건타임즈] 우리나라 노인 인구에서 다 약제(5개 이상 약물) 복용과 부적절 약물 복용자가 매년 증가, 사망 혹은 장애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입원전담진료센터 김선욱 교수(사진 좌) 공동연구팀[서울아산병원 정희원 교수 (중)⦁한국보건의료연구원 윤지은 성과연구팀장(우)]은 2012년부터 2021년까지 10년간 생애 전환기 건강검진을 받은 66세 젊은 노인 330만 명을 대상으로 연구에 들어가 지난 25~26일 열린 '대한노인병학회 제72차 추계학술대회'에서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66세의 35.4%(약 16만 명)는 다 약제(5개 이상의 약물)를 90일 이상 복용하고 있다. 2012년 32%(약 8만 명) 수준에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10개 이상을 복용하는 비율은 무려 8.8%에 달했다.
이처럼 복용하는 약물의 개수가 늘어날수록 생리적인 노화, 약물 간 상호작용, 약물과 질병과의 상호작용 등에 의해 이익보다 위험성이 더 커져 주의가 필요하다.
또 여러 약을 먹을수록 노인에게 사용을 지양해야 하는 약물을 처방받을 위험도 증가할 수 있다.
연구 결과 66세 인구의 53.7%에서 1종 이상의 '노인 부적절 약물'을 복용하고 있었으며, 1명당 평균 2.4개를 복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비율은 10년 전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절대 숫자는 13만 8천 명에서 24만 8천 명으로 80%가량 증가했다.
이때 노인 부적절 약물은 노인에게 이득보다 부작용이 커 처방에 신중해야 하는 약품으로, 소화성궤양용제 '에스오메프라졸마그네슘' 성분이나 위산분비억제제 '라베프라졸나트륨' 등이 대표적으로 속한다.
실제로 노인 부적절 약물을 사용한 66세 인구 65만 명을 5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사망 위험은 25% 증가했으며, 일상생활에서 주변으로부터 도움이 필요한 3등급 이상의 장기요양 등급(장애)을 받을 가능성도 46% 높았다.
부적절 약물 사용이 2종 이하일 때 장애 위험이 약 31% 늘어난 반면, 3종 이상의 부적절 약물을 사용했을 때는 무려 81%가 증가하는 등 부적절한 약을 중복, 복용할수록 위험성이 컸다.
대상자 특성별로는 대도시(광역시)보다 소도시(군, 구)에 거주하는 사람, 건강보험보다는 의료급여 대상자, 동반 질환이 여력 있는 데다 입원 또는 응급실 방문이 많거나 여러 의료기관을 방문했던 환자들에게서 약물 개수와 부적절 약물 처방 빈도가 높았다.
이 연구는 우리나라 노령 인구에서 약물 과다와 부적절 약물 사용에 의료계, 시민, 정부의 다각적 관심을 촉구하는 근거가 될 전망이다.
공동연구책임자 김선욱 교수는 "이제 막 노령에 접어든 66세의 젊은 노인 중에서 상당수가 다 약제와 노인 부적절 약물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사망 위험이 증가 혹은 높은 장기요양 등급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윤지은 성과연구팀장은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해 노인 다 약제와 부적절 약물 처방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만큼, 향후 노인 부적절 약물 사용 정책을 수립할 근거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공동연구자 서울아산병원 정희원 교수는 "잠재적 노인의 부적절 약제 복용은 장기적으로 기능 떨어뜨릴 우려가 있으며, 약의 부작용이 더 많은 의료 이용과 약 처방을 부르는 처방 연쇄의 단초가 될 수 있다"면서 "의료 이용자와 의료진 모두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9 19: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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