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환자 다학제 하은진 교수 연구팀[영상의학과 최영훈 전임의·신경외과 뇌혈관팀]
2008~2022년 원내 치료받은 환자 90명 중 묶음 치료 43명, 기존 치료 47명 비교 분석
묶음 치료 군, '6개월 후 사망률 14.3%' 기존 치료 군 27.3%보다 절반가량 감소
기존 치료 군 대비 묶음 치료 군서 6개월 후 '사망률↓‥기능 회복↑'
논문, 신경중환자의학 국제 학술지 'Neurocritical care' 최근호에 게재
[보건타임즈] 중증 지주막하출혈 환자의 사망률 개선을 위해 적용할 수 있는 묶음 치료법(논문보기)이 국내 의료진에 의해 제안됐다.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중환자 다학제 연구팀[중환자의학과 하은진 교수(사진 좌)·영상의학과 최영훈 전임의(우)·신경외과 뇌혈관팀)은 14일 중증 지주막하출혈 환자 90명을 대상으로 묶음 치료의 효과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뇌동맥류의 파열로 생긴 지주막하출혈은 매년 10만 명당 10명의 환자에게 발생한다.
이 중 중증 환자는 전체의 약 20~30%를 차지한다.
이러한 중증 환자 중 약 30~40%는 사망에 이르며, 생존한 환자도 절반 이상에서 중증 장애를 남겨 예후를 향상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다.
이에 연구팀은 '묶음 치료'의 적용이 지주막하출혈 환자의 예후를 향상시킬 수 있다는 가설을 세운 뒤 중증 지주막하출혈 묶음 치료 방법을 국내 최초로 적용했다.
묶음 치료는 미국 의료 질 향상 연구소(US IHI)가 제안한 방법이다.
이 치료 방법은 중증 질환 환자의 예후를 향상시키기 위해 3~5개의 핵심 치료를 체계적으로 조합해 환자에게 적용하는 식이다.
이 방법은 중요한 치료 방법을 일관성 있게 적용, 환자의 예후를 최적화할 수 있으며, 중증 패혈증 치료에서 효과가 입증된 바 있다.
연구팀은 먼저 체계적인 문헌 고찰과 다학제 논의를 거쳐 중증 지주막하출혈 묶음 치료를 구성하는 5가지 핵심 치료를 결정했다.
5가지 핵심 치료엔 가장 중요한 ▲ 조기 뇌압 감시 ▲ 파열된 동맥류 조기 치료 ▲ 신경계 감시 ▲ 신경계 감시를 통한 지연성 허혈 조기 진단과 치료 ▲ 지주막하출혈과 관련된 내과적 문제의 체계적 관리 등이 포함됐다.
이후 신경외과 중환자 전문의의 주도하에 치료 항목별 목표를 설정, 적용 방식을 프로토콜 화했으며, 묶음 치료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지속해서 다학제 팀을 교육했다.
연구팀은 묶음 치료의 효과 검증을 위해 2008년부터 2022년까지 서울대병원에서 치료받은 중증 지주막하출혈 환자 90명을 대상으로 묶음 치료가 적용된 2017년 전후 환자군을 비교, 분석했다.
환자 총 90명 가운데 43명은 묶음 치료, 47명은 기존 치료를 받았다.
이 결과 묶음 치료 군은 6개월 후 사망률이 14.3%로 기존 치료 군 27.3%보다 절반가량 감소했다. (그래프)
또 6개월 동안 묶음 치료 군의 46.4%가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한 정도의 기능을 회복, 기존 치료 군 20.7%보다 약 2배 높았다.
추가 연구팀은 단변량 분석을 통해 환자들이 신경학적으로 독립적 생활이 가능한 수준까지 회복하는 데 작용하는 주요 요인을 조사했다.
분석결과 '묶음 치료의 적용'과 '초기 동공 반사 유지 여부'의 두 가지 요인이 도출됐다.
연구팀은 묶음 치료를 받은 환자의 독립적으로 생활할 가능성이 묶음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보다 14배 이상 높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와 함께 묶음 치료는 동공 반사 회복에 효과가 있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초기 동공 반사가 없던 환자 중에서 묶음 치료를 받은 후 회복된 환자는 묶음 치료군에서 약 61.5%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23.1%는 좋은 신경학적 예후를 보였다.
반면 묶음 치료를 적용하지 않은 환자 중에선 23.1%만 동공 반사를 회복했으며, 좋지 않은 신경학적 예후를 보였다.
하은진 교수는 "이 연구결과를 통해 신경외과 중환자 전문의와 뇌혈관 팀, 중환자 간호팀의 긴밀한 협업과 피드백을 통해 성공적으로 도입한 묶음 치료 방식이 중증 지주막하출혈 환자들의 예후를 개선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이러한 묶음 치료 방식이 다른 병원에도 광범위하게 보급돼 다학제 팀의 활동이 더욱 활성화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를 상세하게 정리한 논문은 중증 지주막하출혈 환자를 상대로 한 묶음 치료 개발의 효과를 확인한 첫 연구임을 인정받아 'Clinical Outcome of Patients with Poor-Grade Aneurysmal Subarachnoid Hemorrhage with Bundled Treatments: A Propensity Score-Matched Analysis'란 주제로 신경중환자의학 국제 학술지 'Neurocritical care' 최근호에 게재됐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22: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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