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항우울제 치료 반응하는 청소년환자, '신경 세포 회복 가능성↑'

김재원 교수팀, 청소년 우울 증상 치료 과정 중 뇌 속 발생하는 '신경생물학적 변화' 분석
치료 반응군,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 치료 후 '우울 증상 40% 이상' 완화
배외측 전전두피질과 상전두이랑, 복내측 전전두피질 사이 '휴지기 기능적 연결' ↓
우울증 환자 반응 군, 치료 후 '편안한 뇌 연결 상태' 개선
김 교수 "뇌 구조와 기능적 연결 변화데이터, 향후 항우울제 치료 바이오마커로 활용 기대"
논문, 국제 저명 학술지 'JAMA Network Open'에 게재

[보건타임즈] 최근 항우울제 치료에 반응하는 우울증 청소년은 위축된 신경 세포가 회복, 편안한 뇌의 상태가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결과(논문보기)가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즉 우울증 청소년 항우울제 치료 기전의 이해에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대 어린이병원 소아정신과 김재원 교수(사진)팀은 항우울제로 치료받은 12~17세 우울증 청소년 95명을 대상으로 우울 증상 치료 과정 중 뇌에서 발생하는 신경생물학적 변화를 분석한 결과를 22일 이같이 발표했다.

대개 청소년의 우울증 치료엔 항우울제가 널리 사용된다.
중등도 이상의 우울증을 보이는 청소년의 1차 약물치료로는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 SSRI)가 처방된다.

다만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는 단일 제제로서 관해율이 55%, 인지 행동 요법 등의 다른 치료와 병행 시 관해율은 60%로, 청소년 우울증의 치료 효능을 더욱 향상시킬 필요성이 있다.

이를 위해선 우울 증상 호전과 직접 관련된 신경생물학적 변화를 이해, 치료 지표를 규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청소년 우울증의 신경생물학적 치료 기전을 분석한 연구는 전 세계적으로 아직 미흡한 실정이다.

연구팀은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서울대 어린이병원 기분과 불안(Mood and Anxiety of Youth: MAY) 클리닉'에 내원한 우울증 청소년 95명과 우울증이 없는 청소년 57명을 상대로, 우울증의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 치료가 뇌의 신경생물학적 특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했다.

우울증 청소년은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 계통의 항우울제 에스시탈로프람으로 8주간 치료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연구팀은 치료 전후 우울 증상 평가를 위해 소아청소년 우울증 평가 도구인 CDRS-R(Children’s Depression Rating Scale-Revised)을 사용했으며, 구조적 뇌 MRI와 휴지기 기능적 MRI(resting-state functional MRI, rsfMRI) 데이터를 함께 수집했다.

연구팀은 치료 후 우울 증상이 치료 전보다 40% 이상 줄어든 청소년을 치료 반응군으로, 그렇지 않은 청소년을 치료 비 반응군으로 분류했다.
다음으로 우울 증상 변화와 배외측 전전두피질(DLPFC Dorsolateral Prefrontal Cortex )의 부피와 휴지기 기능적 연결성(rsFC resting-state functional connectivity) 변화의 연관성을 분석해 들어갔다.
배외측 전전두피질은 정서 조절과 인지 통제에 관여하는 주요 뇌 영역 중 하나다.

이 결과 우울증 청소년의 약 54%가 항우울제 치료 후 우울 증상이 개선된 치료 반응군으로 분류됐으며, 비 반응 군보다 배외측 전전두피질의 부피가 증가했다.

우울증에서 나타나는 전전두피질 부피의 감소는 신경 위축과 관련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림 1)
항우울제 치료 후 배외측 전전두피질의 부피가 증가했다는 점은 우울증으로 위축됐던 신경 세포의 회복과 관련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또 치료반응 군에서 배외측 전전두피질과 상전두이랑(superior frontal gyrus), 복내측 전전두피질(ventromedial prefrontal cortex) 사이의 휴지기 기능적 연결성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 2)
정서나 인지 기능의 통제가 활성화되지 않는 뇌의 휴식 상태를 의미하는 휴지기 기능적 연결성이 감소한 점은 우울증 청소년이 치료 후 편안한 뇌 연결 상태를 보이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시각이다.

추가로 청소년 우울 증상이 더 많이 호전될수록 배외측 전전두피질 부피가 더욱 상승했으며, 반대로 기능적 연결성은 더 많이 줄었다.

김 교수는 “이 연구는 항우울제 치료가 청소년 우울증에서 정서 조절 및 인지 통제를 담당하는 뇌 구조 및 기능적 연결성의 변화를 동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중요한 결과”라며 “뇌 구조 및 기능적 연결성의 변화 관련 데이터가 향후 항우울제 치료의 바이오마커로 활용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이 연구결과를 상세하게 정리한 논문은 'Measures of Connectivity and Dorsolateral Prefrontal Cortex Volumes and Depressive Symptoms Following Treatment With 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s in Adolescents'란 주제로 국제 저명 학술지 'JAMA Network Open(IF=13.8)'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