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 근육에 혈액 전달하는 '관상동맥' 막혀 심근경색 등 유발
김나영 교수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 치료, '관상동맥 질환 예방 효과 있다' 확인
연구팀, 과거 '제균 치료 당뇨나 고지혈증 등에 긍정적 효과 있음' 밝혀냄
남성 65세 이하, 여성은 65세 이상 '관상동맥 질환 발병률 ↓'
논문, 저명 국제학술지 'Helicobacter'에 최근 게재
[보건타임즈] 국내대학병원 연구진이 위암 예방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가 관상동맥 질환을 예방한다는 사실을 규명해냈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사진 좌) 팀(소화기내과 김상빈 전문의, 중·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황인창 교수 우)은 "헬리코박터균 제균 치료가 남성은 65세 이하에서, 여성은 65세 이상에서 관상동맥 질환의 예방 효과가 크다는 사실을 밝혀냈다"며 1일 이같이 발표했다.
우리 몸의 심장은 평생 하루에 약 10만 회를 박동하며 신체 전반에 혈액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심장의 막대한 활동량을 뒷받침하기 위해선 심장 근육 자체도 많은 산소와 영양분을 필요로 하며 심장 근육에 혈액을 전달하는 세 가닥의 혈관을 ‘관상동맥’이라고 한다.
이러한 관상동맥은 고지혈증, 당뇨병, 고혈압 등 대사 질환에 의해 손상되며, 혈관 벽에 콜레스테롤 쌓이는 동맥경화가 진행, 혈관 내경이 크게 좁아지거나 막히게 되면 심장에 심각한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관상동맥이 대부분 막혀 심장 근육이 괴사할 시 ‘심근경색’, 혈액의 흐름이 저해되며 흉통을 느끼게 되면 '협심증'이라고 한다.
관상동맥 질환은 우리나라에서 암에 이어 주요 사망 원인 2위, 세계적으로는 가장 흔한 사망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나영 교수팀이 위암, 위궤양 등 위장관 질환의 대표적 예방과 치료법인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elicobactor pylori) 제균 치료가 관상동맥 질환 위험 감소에 기여한다는 사실을 밝혀내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수년 전부터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가 각종 혈관 질환을 유발하는 당뇨병, 고지혈증 등의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지속해서 규명해 온 바 있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이 지목한 남녀에 따라 다른 연령대에서 심장 질환의 예방 효과가 나타난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이 연구는 2003년부터 2022년까지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위내시경을 받은 환자 7,608명을 대상으로 관상동맥 질환이 없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자 4,765명 중 제균 치료를 받은 환자(3,783명)와 제균하지 않은 환자(982명)의 관상동맥 질환의 누적 발병 유무를 장기간 추적관찰, 비교했다.
두 그룹은 연령, 성별, 음주량, 흡연 여부, 당뇨병, 고혈압, 아스피린 섭취량 등의 차이가 없어 정확한 비교가 가능했다.
이 결과, 남녀 모두에게서 제균 치료를 받아 헬리코박터균이 박멸된 환자들의 관상동맥 질환 누적 발병률이 비제균 그룹보다 유의미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프)
특히 남성은 65세 이하, 여성은 65세 이상에서 이러한 예방 효과가 큰 것으로 밝혀졌다.
이 차이에 연구팀은 여성호르몬(에스트로젠)이 감염에 대한 면역 반응을 강화, 혈관을 확장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며 에스트로젠 수치가 비교적 낮은 65세 이하 남성이나, 65세 이상 여성에서 제균 치료로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가 높은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가 그간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가 콜레스테롤 수치나 당화혈색소(HbA1c)가 감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입증한 데 이은 성과여서 의미가 깊다고 평가했다.
김나영 교수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는 위암, 위궤양 등 위장 병변을 유발하는 균으로 잘 알려져 있으나 최근엔 전신의 염증성 사이토카인 활성화를 비롯해 지질 대사의 장애를 유발하는 것은 물론 혈관 손상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면서 "우리나라의 대표 고위험ㆍ다빈도 질환인 위암, 심근경색을 동시에 예방하는 효과가 규명된 만큼 감염이 확인된다면 제균 치료를 적극적으로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를 상세하게 정리한 논문은 저명 국제학술지 '헬리코박터(Helicobacter)'에 최근 게재됐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22: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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