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윤 교수팀, 가상현실 3D 태아 영상, 산모 애착에 미치는 영향 '무작위배정' 임상
임신 20주 이상 산모 80명 상대로 VR 태아, '유대감에 미치는 영향' 확인
고령·고위험임신 늘어나면서 '임신 합병증으로 생긴 스트레스, 산전 후 우울증' 진단 사례 증가
초음파와 VR 이용해 구현한 '3D 태아영상' 모바일앱 통해 볼 수 있도록 교육
산모, 태아와 상호작용 점수 4배‥유대감 증가비율 높게 나타났다
박 교수 "태아 모습 보는 것이 산모의 유대감과 마음 건강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
논문, 지난 3월 'Journal of medical internet research'에 게재
[보건타임즈] 초음파와 VR을 이용해 구현한 태아 모습이 '산모-태아' 간의 유대감이 더욱 강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박지윤(사진 좌)·김현지 교수(중), 정신건강의학과 명우재 교수(우) 연구팀은 VR 태아 영상이 산모-태아의 유대감과 우울감에 미치는 영향을 무작위배정 임상시험을 통해 확인했다며 이같이 발표했다.
요즘 저출산 현상과 맞물려 고령·고위험임신의 비율이 늘어나고 있으며 임신합병증으로 발생한 스트레스와 임신 중 겪는 어려움으로 산전 후 우울증을 진단받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산모의 우울증은 육아 기피와 아동학대 등 다양한 폐해를 초래, 심각한 문제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산모와 아기의 강한 유대감이 산후 우울증과 불안을 방지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이에 박 교수 연구팀은 VR 등 첨단기술을 활용해 임산부가 임신 상태에 긍정적인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 태아에 애착을 높이는 동시에 우울감을 낮출 수 있는지 알아보는 연구를 시작했다.
연구팀은 2021년 6월부터 산전 관리를 위해 분당서울대병원을 찾은 임신 20주 이상의 임산부를 상대로 무작위배정 임상시험을 시행, VR 시험군과 대조군에 각각 40명씩 배정했다. (좌측 사진)
모든 참여자는 약 6주간 권장식단을 비롯해 산전관리방법의 정보를 제공하며 임산부가 직접 체중, 혈압, 혈당 수치 등 개인 건강 데이터를 기록할 수 있는 모바일 앱을 사용하도록 교육했다.
다만 VR 시험 군은 태아 초음파 검사 영상에 가상현실 기술을 접목해 태아의 3차원 입체영상을 모바일 앱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관찰할 수 있게 했으며 아기의 얼굴 등 신체 부위를 확대해 관찰하는 것도 가능하게 했다.
대조군은 산전검사의 하나로 태아 초음파는 똑같이 시행했으나 VR 영상을 볼 기회를 주지 않았다.
다음으로 두 그룹 모두 태아 초음파 전후, 태아의 애착 수준을 확인할 수 있는 설문지에 답변하게 했다.
이 결과, 두 그룹의 나이, 교육수준 등 인구통계학적 특성은 비슷했으며, 평가항목도 대부분 유사한 결과를 보였지만 태아와 상호작용을 평가하는 설문에서 VR 시험 군의 애착 점수 증가 폭이 0.4점으로 대조군의 0.1점보다 4배나 웃돌았다.
각 그룹에서 태아와 상호작용 점수가 늘어난 산모의 비율로 살펴도, VR 시험 군의 경우 43%로 대조군의 13%보다 높았다. (아래 표)
또 VR 시험 군에게서 태아의 모습을 상상하거나 지각 정도가 높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 연구를 주도한 산부인과 박 교수는 "이번 연구는 첨단기술을 이용해 사실적으로 재현된 태아의 모습을 임산부가 수시로 관찰할 수 있게 해 태아와 유대감 형성, 마음 건강에 기여했다"면서 "지난 2017년 분당서울대병원이 고위험산모신생아통합치료센터로 지정된 이후 정신건강의학과와 협업해 조산의 불안감이 높은 고위험임산부를 대상으로 산전 후 우울감에 대한 평가를 함께해왔다"며 "이러한 다학제 진료가 연구성과로까지 이어져 의미 깊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는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에서 주관한 국책과제를 통해 수행됐다.
이 연구 결과를 상세하게 정리한 논문은 지난 3월 '의학인터넷연구학회지(Journal of medical internet research)'에 게재됐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5-03 17: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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