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양·오병호 교수, 강남세브란스 노미령 교수,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이솔암 교수 공동연구
절단술이나 보존 치료받은 손발톱 흑색종 환자 140명, '치료 후 재발, 사망한 사건' 분석
절단술 받은 33명 중 10명, 보존 수술 107명 가운데 23명 '재발하거나 사망'
기존 두께 0.5㎜→0.8㎜ 기준 완화하면 '절단술 19%까지 ↓'
오 교수 "더모스콥 검사 통해 흑색종 두꺼워지기 전 진단, 병변 초기 수술 중요"
보존 수술로 '환자 삶의 질 향상' 가능
논문, 국제학술지 '미국피부과학회지 JAAD 최신호'에 게재
[보건타임즈] 손발톱 흑색종에서 발생 부위를 절단하지 않고서 기능적으로 보존 가능한 수술 가이드라인(논문보기)이 마련됐다.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정기양(사진 상단 左), 오병호 교수(右), 강남세브란스병원 피부과 노미령 교수(하단 左),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피부과 이솔암 교수(右) 연구팀은 손발톱 흑색종 두께가 0.8㎜를 넘지 않으면 발생 부위를 절단하지 않고서 보존 수술을 시행하는 것이 발생 부위의 기능을 남기면서 재발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며 27일 이같이 발표했다.
흑색종은 멜라닌 세포의 악성화로 생긴 종양으로 피부에 발생하는 암 가운데 가장 치명적이다.
우리나라 흑색종의 발생빈도는 연간 600명 정도로 서양보다 낮지만, 재발하거나 내부장기로 전이되는 사례가 많아 예후 예측이 어렵다.
특이하게도 동양인에게선 흑색종이 손발에 발생하는 사례가 많다.
더욱이 별 증상이 없어 모반(점)으로 간과, 지내는 이들이 많다.
과거엔 손발톱에 발생한 흑색종은 나쁜 예후를 고려, 발생 부위의 뼈마디 전체를 절단하는 수술치료가 주류를 이뤘다.
최근에는 두께가 깊지 않은 손발톱 흑색종은 절단술이 아닌 병변의 피부 부위만 절제해 손·발가락의 기능을 보존하는 수술법을 시행한다.
하지만 어느 정도의 두께가 재발위험을 최소화하면서 기능적 보존을 할 수 있는지 구체적 기준은 없었다.
이에 연구팀은 먼저 절단술이나 보존 수술치료를 받은 손발톱 흑색종 환자 140명을 대상으로 치료 후 흑색종이 재발하거나 사망한 사건을 분석했다.
이 결과 절단술을 받은 33명 중 10명(30.3%, 평균 관찰기간 3.97년), 보존적 수술을 받은 107명의 환자에선 23명(21.5%, 평균관찰기간 3.8년)이 각각 재발하거나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콕스 비례위험분석(Cox proportional hazards analyses)을 통해 흑색종 재발 인자를 도출했다.
흑색종의 두께, 궤양과 결절의 유무 등이 재발에 영향을 주는 주요 인자로 확인됐다.
흑색종의 두께가 1㎜ 이상일 때 1㎜ 이내와 비교해 전이 위험도가 6.5배에 이르렀다. (그림)
궤양과 결절이 있으면 없는 때보다 각각 5.49배, 4.05배 높았다.
연구팀은 손발톱 흑색종의 재발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두께를 찾기 위해 재발 예측의 민감도와 특이도를 계산하는 수신자 판단특성 곡선(ROC curve) 분석을 했다.
분석 결과 기존의 수술 기준으로 고려됐던 0.5㎜ 이상의 두께 중 0.8㎜ 기준에서 재발과 전이의 민감도와 특이도의 합(Youden index)이 각각 0.287과 0.395로 가장 높게 나왔다.
민감도와 특이도는 정확성을 판단하는 지표다.
이중 민감도는 재발하는 환자를 탐지하는 능력, 특이도는 재발하지 않는 환자를 탐지하는 능력을 각각 의미한다.
또 분석모형에 의해 재발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을 때 실제로 재발하지 않을 확률 '음성예측도(Negative predictive value)'에서는 재발과 전이가 각각 88%, 82%로 가장 높은 결과값을 보였다.
기존 보존적 수술의 기준으로 고려됐던 두께 0.5㎜ 미만일 때보다 0.8㎜로 기준을 완화하면 재발을 더 높이지 않으면서 절단술을 19%까지 줄일 수 있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오병호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손발톱 흑색종 환자의 발생 부위를 절단하지 않으면서 재발위험을 낮추는 동시에 발생 부위를 기능적으로 보존할 수 있는 수술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면서 "흑색종 치료에서 무분별한 절단이 아닌 수술 가이드라인을 통한 최선의 치료로 환자 삶의 질을 높일 수 있길 기대한다"며 "더모스콥 검사를 통해 흑색종이 두꺼워지기 전에 진단, 병변 초기에 수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결과를 상세하게 정리한 논문은 'Risk of recurrence of nail unit melanoma after functional surgery versus amputation'이란 주제로 국제학술지 '미국피부과학회지(JAAD, IF 15.487) 최신호'에 게재됐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5-01 06:4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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