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권·강지훈 교수, 아주대병원 탁승제 교수, 중국 왕건안 교수와 공동연구
10년간 진행된 '대규모·다국가 임상연구 결과' 공개
관상동맥조영술과 배정된 보조도구 사용, 스텐트 필요성 판단해 삽입시 '적정성 분석'
분획혈류예비력검사, 혈관내초음파검사군보다 상대적 '스텐스 삽입 빈도 43% ↓'
항혈소판제 처방 빈도도 19% 낮은 데다 '스텐트 시술과 투약 치료 모두' 더 적었다
2년간 사망, 심근경색, 재관류술 FFR과 IVUS '각각 8.1%, 8.5%' 비슷
논문 NEJM(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발표
[보건타임즈] 10년간의 연구 끝에 관상동맥협착증 진단과 치료의 국제적 진료지침이 될 대규모·다국적 임상연구 결과(논문보기)가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지금껏 검증되지 않았던 관상동맥협착증 진단·치료 보조도구의 효과에 해답이 제시됐다.
관상동맥협착증 스텐트 시술 전 '분획혈류예비력검사'와 '혈관내초음파검사'를 받은 환자들 간의 임상적 효과에 차이가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연구 이전엔 분획혈류예비력검사(협착으로 감소된 혈류 측정)가 혈관내초음파검사(초음파로 동맥경화의 모양이나 혈관의 내경 크기 확인)보다 열등하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연구 결과 두 검사 도구의 효능은 같았다.
서울대병원 구본권(사진 左)·강지훈 교수(右), 아주대병원 탁승제 교수, 중국 왕건안 교수 공동연구팀은 한중 18개 의료기관에서 중등도 관상동맥협착증 환자 1,682명을 대상으로 분획혈류예비력검사와 혈관내초음파검사의 임상 효과를 비교,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며 최근 밝혔다.
관상동맥협착증은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져 발병한다.
이 질환이 있으면 표준검사법인 관상동맥조영술을 통해 관상동맥 협착 정도를 판단, 협착이 심하면 스텐트 삽입술과 같은 치료를 한다.
하지만 이 검사만으로는 정확한 혈관 협착 정도를 확인한 후 스텐스 삽입의 필요성과 적절한 스텐트 종류를 결정하기 어렵다.
정교한 진단·치료를 위해선 다양한 보조 검사 도구를 함께 사용한다.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보조도구는 협착으로 줄어든 혈류를 측정하는 '분획혈류예비력검사'와 초음파로 동맥경화의 모양이나 혈관의 내경 크기를 확인하는 '혈관내초음파검사'다. (사진)
두 도구 모두 관상동맥질환자 치료를 한 단계 발전시켰다고 평가를 받지만, 관상동맥 협착 정도를 평가하는 표준으로 여겨진 것은 분획혈류예비력검사다.
그러나 혈관 내 초음파 검사의 우월성이 대두되면서 이러한 표준 지침에 의문이 제기됐다.
이전까지는 관상동맥협착증의 진단과 치료에 사용되는 보조도구를 직접 비교한 연구가 없었다.
연구팀은 관상동맥협착증의 표준 치료 지침을 명확히 설정하기 위해 분획혈류예비력검사와 혈관내초음파검사의 효과를 비교하는 다기관·다국적 임상 연구(FLAVOUR)를 기획했다.
연구팀은 '분획혈류예비력검사군이 혈관내초음파검사군과 비교했을 때 비열등'이란 가설을 세워 연구를 시작했다.
이 연구엔 한국·중국의 18개 의료기관에서 중등도의 관상동맥협착증 환자 1,682명이 참여했다.
환자의 평균 나이는 65세였으며, 이들 중 30%는 급성관상동맥증후군으로 발현됐다.
연구팀은 1대1 무작위 배정을 통해 전체 환자를 분획혈류예비력검사(FFR)군과 혈관내초음파검사(IVUS)군으로 절반씩 나눴다.
환자의 담당 의료진은 각 환자에게 관상동맥조영술과 배정된 보조도구를 사용해 스텐트 삽입술의 필요성을 판단, 스텐트를 삽입했을 때 적정성을 분석했다.
이 결과, 분획혈류예비력검사군은 혈관내초음파검사군보다 상대적으로 스텐스 삽입 빈도가 43% 낮았다. (그래프)
항혈소판제 처방 빈도도 19% 낮은 데다 스텐트 시술과 투약 치료 모두 더 적었다.
이렇듯 적은 시술과 투약 치료에도 불구, 2년간 임상 사건 발생률(사망, 심근경색, 재관류술 등)을 추적 관찰한 결과 분획혈류예비력검사군(FFR)과 혈관내초음파검사군(IVUS)이 각각 8.1%, 8.5%로 비슷했다.
개별 임상 사건의 발생률도 양 군에서 차이가 없었다.
SAQ 설문을 통해 환자가 주관적으로 평가한 증상과 삶의 질도 양 군에서 유사했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분획혈류예비력검사가 혈관내초음파검사에 비해 열등하다'는 기존 의견과 달리, 가설대로 비열등성을 입증해냈다.
강지훈 교수는 "임상적으로 중요함에도 두 보조도구의 효능을 직접 비교 분석한 연구는 지금껏 없었다"며 "이번 연구는 관상동맥질환 환자의 진단과 치료 보조도구의 임상 효과를 비교한 세계 최초의 대규모 무작위 배정 임상연구인 만큼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구본권 교수는 "FLAVOUR 연구 결과는 분획혈류예비력검사와 혈관내초음파검사의 임상 효과를 비교해 국제적인 진료지침 확립에 기여했다"며 "향후 관상동맥질환에서 임상 사건을 발생시키는 요인이 무엇인지, 비용효과 측면에선 어떤 검사 도구가 유용한지, 고위험 환자에게선 어떤 차이가 있는지 등을 추가 분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를 상세하게 정리한 논문은 'Fractional Flow Reserve or Intravascular Ultrasonography to Guide PCI'란 주제로 'NEJM(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IF 176.079)'에 발표됐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9 19: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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