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 교수 연구팀, '미 FDA 승인 세마글루타이드 동아시아인 대상 3상'
복부 내장지방 많은 동아시아인, 동일 비만도서 '대사 질환 위험성' 더 높다
68주차 '평균 체중감소율 –13.2%, 이상반응 2.5%' 안전성 우수
임 교수 "최초 두 자릿수 체중감소율 보인 비만 치료제, 혈당조절과 심혈관계 잇점 동반"
논문, 영국 '란셋 당뇨병-내분비학 3월호'에 게재
[보건타임즈] 전 세계적으로 비만 환자가 증가하는 가운데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과체중과비만 인구가 급증하고 있다.
한국인을 포함한 동아시아인은 상대적으로 복부 내장지방 비율이 높아 같은 비만 정도라도 서양인보다 대사에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더 높다.
실제로 동양인은 복부 비만일 때 체질량 지수(body mass index, BMI) 25㎏/㎡ 미만으로 비만범위에 속하지 않더라도 당뇨병와 심혈관 질환의 위험성이 유의하게 올라간다고 알려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임수 교수(사진) 연구팀이 한국인을 포함한 동아시아 성인을 대상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비만 치료제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의 임상 3상결과를 발표해 주목받고 있다.
세마글루타이드는 대표 GLP-1(글루카곤유사펩티드-1) 유사체로 지난 2017년 미국에서 당뇨병 치료제로 사용하도록 승인, 허가받았으며 외국에선 이미 임상 현장에서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
작년엔 비만 치료제로 미국 FDA 승인을 받았다.
세마글루타이드의 주적응증 체중 감소 효과는 위장관 호르몬 '인크레틴'에서 비롯된다.
인크레틴은 췌장 베타세포의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호르몬으로, 위에서 음식물이 배출되는 속도를 지연시키며 뇌 시상하부의 식욕중추에 작용, 식욕 억제와 포만감 증가를 일으켜 전체적으로 음식물 섭취량의 감소와 함께 체중을 감량시켜준다.
음식물 섭취 시 혈당 의존적으로 인슐린 분비를 높여 글루카곤의 분비를 감소시킴으로써 혈당 강하에 도움을 주는 효과도 있다.
인슐린은 필요 이상으로 과도하게 분비될 시 혈당이 지나치게 낮아지며 저혈당 쇼크를 일으킬 수 있다.
인크레틴에 기반한 세마글루타이드는 혈당에 따라 분비량이 조절(혈당 의존성)돼 이러한 위험성이 낮은 장점이 있다.
임 교수 연구팀은 세마글루타이드의 이같은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하기 위해 한국인, 일본인 비만 환자 437명을 대상으로 28개 병원에서 전기 3상 시험(3a상)을 시행했다.
연구에선 동양인의 신체특성을 고려해 비만을 ▲ 체질량 지수(BMI)가 27.0㎏/㎡ 이상 및 비만 동반 질환 2개 이상 혹은 ▲ BMI 35.0㎏/㎡ 이상과 비만 동반 질환 1개 이상으로 정의, 표본을 주 2.4㎎(1회) 투약군, 1.7㎎(1회) 투약군, 그리고 위약군으로 나눠 생활습관 교정을 병행한 임상시험을 통해 적정 투여량과 플라시보 효과 대비 실제 효과 분석에 들어갔다. (표)
비만 동반 질환 1개 이상이란 비만 동반 질환 1개는 고혈압, 고콜레스테롤혈증, 2형 당뇨병 중 하나다.
이 결과, 각 집단의 68주차 ▲ 체중 변화율 ▲ 5% 이상 체중 감소한 참여자의 비율 ▲ CT 측정 내장지방량을 평가했을 때, 주 2.4㎎ 세마글루타이드를 투약한 환자 집단에서 평균 체중변화율 –13.2%, 체중 감소 환자 82.9%, 복부 내장지방량이 40% 감소, 최대 효과를 보였다.
즉 위약군(각각 –2.1%, 21%, 6.9%)은 물론 주 1.7㎎ 투약군과 비교해 유의미하게 높은 수치였으며, 이상 반응 비율은 2.5% 수준에 그쳐 안전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당뇨병 치료제로 사용되던 세마글루타이드가 아시아인에게서 우수한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이며, 특히 주 2.4㎎, 1회 투약 시 효과가 우월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단 점에서 이 연구의 의미가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임 교수는 "지금까지 임상 시험에서 두 자릿수의 체중 감소율을 보인 약은 세마글루타이드가 최초일 정도로 체중 감량 효과가 뛰어나, 기존에 당뇨병 치료제로 쓰였던 만큼 혈당 강하와 췌장의 베타세포 보호 효과도 크다"며, "이와 함께 혈압 감소, 혈관내피세포 기능 개선, 심장 수축 기능 향상 등의 다양한 이점이 있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비만, 당뇨병과 심혈관 질환을 종합적으로 치료할 좋은 치료제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를 상세하게 정리한 논문은 세계적인 의학 학술지 영국의 '란셋 당뇨병-내분비학(Lancet Diabetes & Endocrinology, IF=32) 3월호'에 게재됐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5-03 17: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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