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세브란스, 위암 환자로부터 '면역항암제 반응 예측' 가능해진다

'美 메이요 클리닉, 사우스웨스턴 텍사스대 메디컬센터'와 공동연구
'TP53, BRCA1 등 32개 유전자 시그니처-면역관문억제제 반응성' 상관관계 확인
정재호 교수 "항암 효과 예측, 환자 맞춤형 위암 치료전략 수립 기대"
논문, 국제학술지 'Nature Communications 최신 호'에 게재

[보건타임즈] 위암 환자에서 면역항암제 면역관문억제제의 반응을 예측할 수 있게 됐다.

세브란스병원 위장관외과 정재호 교수(사진)는 미국 메이요 클리닉(Mayo clinic), 텍사스대 사우스웨스턴 메디컬센터(The University of Texas Southwestern Medical Center at Dallas)와 공동연구를 통해 위암 환자로부터 면역항암제인 면역관문억제제의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유전자 시그니처를 발견했다며 18일 이같이 밝혔다.

국가암정보센터 자료에 따르면 위암은 한국인의 주요 암종 중 발병률 1위다.
위암 환자의 경우 면역관문억제제를 투여해 약물치료를 하게 되는 데 환자마다 제각기 다르게 나타나는 반응을 예측할 수 없어 치료에 어려움이 있었다.

면역관문억제제는 환자의 자가면역체계를 활성화해 체내 면역세포가 암세포의 성장을 저지하게 하는 암 치료법이다.

연구팀은 미국 암 빅데이터 플랫폼 암 유전체 지도(TCGA The Cancer Genome Atlas)가 발표한 19개 암종의 환자 6681명의 체세포 돌연변이 데이터를 기계학습 알고리즘 엔트리패스(NTriPath)에 입력해 위암에서만 보이는 암세포 활성 경로를 분석했다.

엔트리패스는 대규모의 유전자를 체계적으로 분석해 돌연변이 유전자와 다른 유전자 간의 상호작용을 확인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정 교수가 메이요 클리닉 연구진과 공동 개발했다.

이 결과, 암세포 증식, 세포사멸, 손상된 DNA 복구, 중간엽 기원 세포 경로 등에 영향을 미치는 TP53, BRCA1, MSH6, PARP1 등 32개의 유전자 시그니처가 면역관문억제제 반응성과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을 발견해냈다.

연구팀은 이를 다른 위암 환자에게도 보편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세브란스병원에서 위암 수술을 받은 환자 567명의 유전자 분석 자료에 적용했다.

이 결과 암세포의 활성 경로가 각각 다르며 면역관문억제제에 서로 다른 반응성을 보이는 두 그룹으로 나뉘었다. (그림 1)

한 샘플 그룹에선 손상된 DNA를 복구하는 세포 경로와 암세포 증식 억제, 사멸경로가 활성화돼 면역관문억제제에 따른 치료 예후가 좋은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다른 샘플 그룹에선 면역관문억제제에 저항성을 보였다.
이 경우 암세포가 면역세포로부터 보호될 수 있는 종양 미세환경을 유발하는 중간엽 기원 세포 경로가 활성화됐다.

손상된 DNA를 복구하는 세포 경로, 암세포 증식 억제와 사멸 경로 활성화는 면역관문억제제에 좋은 반응성을 보이는 유전자 시그니처다.
즉 중간엽 기원 세포 경로 활성화는 저항성을 보이는 유전자 시그니처로 확인됐다.

정 교수는 "면역관문억제제 효과를 높여 환자의 예후를 개선하기 위해선 임상적 효과를 예측할 수 있는 시그니처가 필요하다"며 "이 연구를 통해 확인한 돌연변이 유전자 암세포의 활성 경로를 통해 위암 치료에서 환자 맞춤형 전략을 수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복지부 글로벌 맞춤 의료 시스템 개발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이 연구 결과를 상세하게 정리한 논문은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IF 14.919) 최신 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