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 교수, '박상현 박사·고려대 김대성 교수'와 공동 연구
성체 생쥐 모델 상대로 'TPBG-파킨슨병 연관성' 조사
TPBG, 배아줄기세포로부터 유래된 중뇌 도파민 신경세포서 '특이적으로 발현' 확인
고령 생쥐, 중뇌 흑질부 도파민 신경세포, 정상 생쥐와 비교해 '선택적 소실되는 현상' 관찰
김 교수 "새로 찾은 위험인자 기전 연구와 신약 개발 시 파킨슨병 정복에 더 다가갈 수 있다"
논문, Nature 파트너 저널 'npj Parkinson’s Disease'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
[보건타임즈] 파킨슨병(Parkinson’s disease)을 유발하는 새로운 유전자가 밝혀졌다.
연세대 의과대학 생리학교실 김동욱 교수(연구책임자), 박상현 박사(제1저자)와 고려대 김대성 교수는 공동으로 TPBG(Trophoblast glycoprotein) 유전자의 기능 이상이 파킨슨병을 일으킨다며 10일 이같이 발표했다.
이 연구 결과를 상세하게 정리한 논문(보기)은 'Trophoblast glycoprotein is a new candidate gene for Parkinson’s disease'란 주제로 네이처(nature) 파트너 저널 'npj 파킨슨 디지즈(npj Parkinson’s Disease)'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됐다.
파킨슨병은 중뇌(中腦, midbrain)의 흑질부(substantia nigra)에서 신경전달물질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가 소실돼 나타난다.
이 질환은 알츠하이머 다음으로 흔한 퇴행성 뇌 신경질환으로, 인구 고령화에 따라 환자가 급증하는 추세다.
그러나 아직 발병원인이나 진행 기전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아, 현재 치료법의 목표는 근본적 치료가 아닌 증상 완화다.
연구팀은 줄기세포, 생쥐 배아에서 TPBG의 유전자 발현 특징을 밝혔으며 성체 생쥐 모델에서 TPBG와 파킨슨병 사이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이에 따르면 연구팀은 TPBG가 배아줄기세포로부터 유래된 중뇌 도파민 신경세포에서 특이적으로 발현하는 것을 찾아냈다.
뒤이어 연구팀은 생쥐가 수정 이후 성체로 자라는 과정에서 중뇌 도파민 신경세포가 발생하는 영역 부위 복측 중뇌(ventral midbrain)에서 TPBG가 발현되며, 성체 시기 동안에도 중뇌 도파민 신경세포에서 TPBG의 발현이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중뇌 도파민 세포에서 TPBG의 기능에도 주목했다.
TPBG 유전자가 결핍된(녹아웃) 생쥐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중뇌 흑질부 도파민 신경세포가 정상 생쥐와 비교해 선택적으로 소실되는 현상을 찾아냈다. (그림1)
고령의 TPBG 유전자 결핍 생쥐 중뇌 흑질부에선 세포 사멸(apoptosis)의 증가와 함께 알파-시뉴클레인(alpha-synuclein)의 축적, 신경염증(neuro inflammation) 등 파킨슨병에서 주로 나타나는 기전을 동반했다.
파킨슨병의 병리학적 소견은 선조체(striatum)에서도 발견됐다.
선조체는 중뇌 흑질부 도파민 신경세포가 신경을 지배하며 도파민을 분비하는 뇌 부위다.
고령의 TPBG 유전자 결핍 생쥐 선조체는 도파민 신경섬유에서 축삭돌기 팽윤(axonal swelling/axonal spheroids)을 보이며 실제 도파민 농도가 정상 생쥐 대비 약 30% 감소했다. (그림 2)
다음으로 연구팀은 파킨슨병 운동장애를 확인할 수 있는 걸음걸이 분석 등 행동실험을 수행했다.
이 결과 운동 수행과 협응 능력, 감각 운동 기능에 이상이 있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TPBG 유전자 결핍 생쥐의 흑질 선조체 경로(nigrostriatal pathway)에서 나타난 신경해부학적, 신경 화학적 변화가 파킨슨병과 관련 있는 운동 이상 증상으로도 이어진 것이다.
연구팀은 인 실리코(in silico) 분석을 통해 TPBG의 생물학적 기능을 예측했으며 TPBG 유전자 결핍 생쥐 중뇌 흑질부 조직의 전 사체 분석(transcriptome analysis)을 통해 TPBG 결핍으로 발생하는 실제 변화된 세포 내 기능을 확인했다.
이러한 결과들을 바탕으로, 연구팀은 TPBG 유전자의 기능 이상과 파킨슨병의 발병 기전 사이 연관성 있음이란 가설을 제시했다.
TPBG는 중뇌 도파민 신경세포의 세포막에 위치해 세포 내외부의 환경을 모니터링하면서 RNA 프로세싱(RNA processing), 단백질 퀄러티 컨트롤(protein quality control), 도파민 신호(dopamine signaling) 조절에 관여하며 도파민 신경세포의 항상성 유지에 기여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연구팀의 시각이다.
TPBG가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노화와 같은 트리거가 가해지면 TPBG가 매개하는 다양한 세포 내 역할들이 불안정해지면서 상호 간의 균형이 붕괴가 돼 결국 도파민 세포의 사멸로 이어져 운동 이상 증상 등의 파킨슨병 증상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이 연구는 TPBG가 중뇌 도파민 신경세포의 생존과 유지에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며, 나아가 정상적으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할 때 파킨슨병의 발병 위험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면서 "파킨슨병의 발병 기전이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은 가운데, TPBG 유전자가 새로운 파킨슨병 유발 위험인자임을 밝혀낸 최초의 연구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새롭게 찾아낸 위험인자를 표적으로 기전 연구와 신약 개발이 이뤄지면 파킨슨병 정복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9 19: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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