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동 교수 연구팀 난소암 표적항암제 '베바시주맙'과 '올라파립' 단독 비교 연구
3대 여성 암 중 난소암, 초기 증상 없어 3기 이상서 발견되는 사례 '절반 이상'
김 교수 "올라파립 사용 시 무진행 생존 기간 더 높았다"
"난소암 환자에 PARP 억제제 등 유지요법 적극적으로 고려"
논문, 'Journal of Gynecologic Oncology'에 게재
[보건타임즈] 부인암은 여성의 생식기관에서 발생하는 암이다.
난소암·자궁암·유방암은 '3대 여성암'으로 꼽힌다.
이 중 난소암은 부인암 중에서 가장 사망률이 높으며 저출산, 고령 임신, 서구화된 식생활 등의 영향으로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다행히 초기에 발견하면 생존율이 90%에 이를 정도로 높지만, 초기 증상이 없어 3기 이상의 상태에서 발견되는 사례가 절반 이상이다.
이때쯤이면 상당수는 다른 조직이나 장기로 암이 퍼진 후여서 생존율은 3기일 때 30%대, 4기는 10%대로 뚝 떨어진다.
3기 이상일 때 수술로 암을 제거하더라도 재발이 잘 된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난소암 재발을 줄이면서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선 수술로 암을 제거한 후 잔존해 있을지 모르는 암세포를 항암 약물로 치료하는 방식이 가장 효과적이다.
난소암의 항암치료 시 특히 두 가지 '표적항암제'가 주로 쓰이며 암 재발에 필요한 신생혈관(영양 공급) 생성을 억제하는 '베바시주맙(bevacizumab)'과 BRCA 유전자 변이를 표적으로 한 PARP 억제제 '올라파립(olaparib)'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베바시주맙과 올라파립 가운데 어떤 약물을 사용해야 하는지 연구는 아직 없는 실정이다.
이러한 표적항암제의 효과를 입증하는 여러 연구가 이어지는 가운데,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김기동 교수(사진) 연구팀이 재발성 난소암에서 베바시주맙과 올라파립의 효과를 비교한 연구를 최초로 시행, 주목받고 있다.
이 연구는 국내 10개 기관에서 고등급 장액성 난소암을 진단받은 환자 중 BRCA 유전자 변이가 있으면서 2013년부터 2019년 사이 첫 백금 민감성 재발을 보인 환자 148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백금 민감성'이란 1차 치료 후 6개월 이후에 재발한 환자로, 항암치료에 더해 베바시주맙이나 PARP 억제제를 사용할 수 있다.
난소암의 가장 흔한 종류 상피성 종양(80%)은 세포형태에 따라 크게 다섯 가지의 아형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가장 흔한 형이 장액성 난소암이다.
또 장액성 난소암은 고등급과 저등급으로 구분하며 고등급이 훨씬 많으며 예후가 더 나쁘다.
베바시주맙을 사용한 환자 29명과 올라파립을 투약했거나(83명) 잠재적 투여한(36명) 환자 119명을 비교한 결과, 올라파립의 무진행 생존 기간(질병이 진행하지 않는 기간)이 23.8개월, 베바시주맙 17.3개월보다 현저하게 높은 것을 확인했다.
올라파립의 잠재적 사용 그룹을 올라파립 그룹에 더해 비교해도 베바시주맙 그룹보다 무진행 생존 기간과 재발 위험도가 낮았다.
다만, 전체 생존기간은 올라파립과 베바시주맙 사용 그룹 간 큰 차이가 없었다.
즉 연구 종료 후 PARP 억제제를 사용했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 연구의 교신저자 김 교수는 "베바시주맙과 PARP 억제제를 비롯한 표적항암제는 그간 난소암에서 효과를 입증해왔다"며, "이 연구는 난소암 항암치료에서 가장 대표적인 두 가지 표적항암제의 효과를 단독 비교한 연구로, BRCA 유전자 변이가 있는 재발성 난소암에선 PARP 억제제 유지요법이 추천된다는 것을 보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난소암은 특별한 증상이 없는 데다 효과적인 조기 검진 방법도 없어 뒤늦게 발견되는 사례가 다수이며 난소 절제 후 항암치료를 시작해도 재발확률이 80%가 넘는 까다로운 암"이라면서, "난소암은 재발할 때마다 항암제에 저항성을 보여 PARP 억제제 등 유지요법을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결과를 다룬 논문은 '부인종양학저널(Journal of Gynecologic Oncology)'에 게재된 바 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5-02 18:4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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