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급성골수성백혈병 재발 위험인자 '미세잔류백혈병' 규명

조병식 교수, 유전진단검사센터 김명신 교수
"이식 후 재발환자 정확하게 예측, 차별화된 치료 전략 제공할 핵심 정밀검사로 확대 활용"
표적 유전자 정밀분석법 자체 개발‥'맞춤 정밀의학 기반' 구축
논문, 국제학술지 'Blood Cancer Journal' 게재

[보건타임즈] 급성 백혈병 중 가장 흔한 급성골수성백혈병은 세포 유전학적 다형성(heterogeneity)인 것이 대표적인 특징이다.
즉 서로 다른 유전적 특성을 보유한 여러 그룹의 백혈병 세포들이 한 환자에서 발견된다는 의미이다.

백혈병 세포의 유전체 변이는 백혈병의 예후(치료 반응과 생존율)와 밀접하게 연관돼 진단 시 정확히 분석해야 적절한 치료 계획을 세울 수 있다.

국내 연구팀이 자체 개발한 '표적 유전자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으로 급성골수성백혈병의 재발 위험인자 '미세잔류백혈병'을 측정, 재발과 생존율을 예측하는 방법을 제안해 맞춤 정밀의학이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 조병식 교수(사진 左, 혈액내과, 공동 교신저자), 유전진단검사센터장 김명신 교수(右, 진단검사의학과, 공동 교신저자) 연구팀은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원내에서 동종 조혈모세포 이식을 받은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 132명을 대상으로 이식 전후 자체 개발한 표적 유전체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을 활용, 미세잔류백혈병을 정밀 측정해 분석한 결과, 재발과 생존율을 예측하는 바이오마커로서 미세잔류백혈병의 유용성을 입증해냈다. (논문보기)

이식 전과 이식 1개월 뒤 미세잔류백혈병이 확인된 환자의 재발률은 44%로 그렇지 않은 환자 7%보다 현저히 높았다.
또 미세잔류백혈병이 확인된 환자의 생존율은 44%로 44%로 그렇지 않은 환자 82%보다 낮았다.

이 연구는 2개의 전향적 연구 코호트에 등록된 환자의 임상 정보와 시료를 활용해 자료의 신뢰성을 높였으며 이식 후 1∙3∙6개월 후, 매년, 재발 시점 등 여러 시점에서 미세잔류백혈병 측정을 통해 잔류 백혈병의 역동적 변화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기존 연구와 차별되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최근 백혈병 치료와 관련된 가장 큰 발전 중 하나는 유전체 분석법의 획기적 발전이다.
차세대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백혈병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새로운 유전체 이상들이 규명됨으로써 이를 통해 백혈병의 발병 기전의 이해가 깊어졌을 뿐만 아니라, 백혈병 세포의 유전체 변이 분석 결과를 예후 예측에 반영하면서 예측의 정확도가 향상됐다.

같은 유전체 이상이 있는 환자라도 건강상태, 장기 기능과 약물 대사 능력은 모두 달라 환자마다 같은 치료에 다른 반응을 보여 정확한 예후 예측을 위해 치료 후 백혈병이 얼마나 없어졌는지 환자별로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개 치료 후 골수검사 시료에서 현미경으로 백혈병 세포를 확인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으나 낮은 정확도와 검사자에 따른 결과의 차이가 문제돼 현미경으로 관찰되지 않는 백혈병 세포(미세잔류백혈병)까지 분석 가능한 정확하면서 객관적인 측정법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단일 유전체 PCR과 유세포분석법(flow cytometry)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급성골수성백혈병은 다양한 유전체 이상을 동시에 갖는 사례가 흔해 단일 유전체 PCR 방법은 일부 환자에게서만 적용 가능한 단점을 갖고 있다.
유세포분석법은 고도로 숙련된 전문가가 필요하며 표준화가 쉽지 않아 보편적으로 모든 병원에서 활용하기 어렵다는 문제로 이를 극복할 새로운 기술 개발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번 연구에 사용한 표적 유전자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은 다양한 유전체 변이를 한 번에 검사할 수 있음은 물론 여러 유전체 변이를 동시에 측정할 수 있는 데다 정량 분석이 가능해 백혈병 진단 시 뿐만 아니라 치료 후 반응평가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미세잔류백혈병 측정법으로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서울성모병원은 2017년부터 자체 개발한 표적 유전자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급성골수성백혈병과 직간접 관련된 67개 유전자 이상 유무를 한 번에 확인한 최신 예후 예측 모델을 진료에 활용하고 있다.

이 연구 책임자 조병식, 김명신 교수는 "표적 유전자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을 활용한 미세잔류백혈병 측정은 이식 후 재발 고위험군을 정확하게 예측해 차별화된 치료 전략을 제공하기 위한 핵심 정밀검사법으로 확대 활용될 것"이라면서 "특히, 환자별 맞춤치료 전략의 핵심 진단기술로서 진료현장뿐만 아니라 새로운 치료법 개발과 관련된 임상시험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신의료기술 신청을 통해 표적 유전자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을 이용한 미세잔류백혈병 측정이 진료현장에서 사용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으며, 분석법의 정밀도 향상을 위한 후속 연구를 진행해 혈액암 정밀의학 기반 맞춤치료 선도그룹의 역할을 지속해서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보건복지부 국책연구과제(2018년 보건복지부 연구자 주도 질병극복과제)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이 연구결과를 상세하게 다룬 논문은 'Prognostic value of measurable residual disease monitoring by next-generation sequencing before and after allogeneic hematopoietic cell transplantation in acute myeloid leukemia'란 주제로 세계 권위 학술지 'Blood Cancer Journal (2021;11:109; 2020 Impact factor 11.037)'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