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연구원(IBS)·목포대·미국·중국 연구팀'과 공동연구
달팽이관 지지세포에 존재하는 'TMEM43 이상이 간극연접 기능 저하해' 난청 유발
TMEM43 청각 신호 전달하는 '분자적 매커니즘' 제시
발현 위치 파악, 인공와우 수술 후 '음성 분별 능력 회복 정도' 예측
논문, 저명 국제학술지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
[보건타임즈] 새로운 난청 유전자 TMEM43 돌연변이가 청각신경병증을 일으킨다는 사실이 세계 최초로 규명됐다.
또 청각신경병증 환자의 달팽이관 내 유전자 TMEM43의 발현 위치와 기능에 따라 절절하게 조기 인공와우 수술을 받으면 좋은 치료 결과를 얻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청각신경병증은 소리가 귀를 거쳐 뇌로 보내지는 과정 중 달팽이관이나 청신경의 어느 부위에 문제가 생겨 발생하며 소리는 어느 정도 탐지하지만, 말소리 구별(어음 변별)이 잘 안 되는 난청의 한 형태다.
이 질환은 중이염 등에 의한 전음성 난청을 뺀 감각신경성 난청 중 약 10~15%를 차지한다.
청각신경병증을 앓는 난청 환자가 인공와우 이식을 받게 되면 청각 기능을 다시 사용할 수 있게 됨으로써 의사소통에 전반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된다.
하지만 환자의 개인마다 수술 후 호전되는 정도가 매우 다양해 적절한 맞춤형 치료가 필요하다.
특히 청각신경병증은 원인과 양상이 워낙 다양한 데다 병변의 위치에 따라 말소리 변별 회복 정도가 달라 치료 결과 예측에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이 때문에 수술 여부를 결정하기 전에 병변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임상적인 검사들만으로 정확한 병변을 파악하는 데는 한계점이 있다.
이에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최병윤 교수(사진 左) 팀(제1저자 오두이 박사)과 기초과학연구원(IBS) 이창준 단장(右) 연구팀(제1저자 장민우 학생연구원), 목포대 이은영 교수(제1저자) 연구팀, 중국 중난대(Central South University)와 미국 마이애미 대학교(University of Miami) 연구팀은 유전학적 검사를 통해 그간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난청 유전자 TMEM43과 병리학적 기전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TMEM43 돌연변이는 연구팀이 진행성 청각신경병증을 앓는 한국인과 중국인의 5대에 걸친 두 가계도에서 유전자 검사법을 통해 공통적으로 유전되는 사실을 확인했다.
TMEM43 돌연변이는 달팽이관 지지세포에서 우성 열성으로 작용, 난청을 유도한다.
부모 중 한쪽으로부터만 물려받아도 난청을 앓게 된다.
이러한 병리학적 현상은 TMEM43 돌연변이 유전자를 주입한 생쥐 모델을 통해서도 확인됐다. 나이가 들면서 달팽이관 지지세포가 커지는 정상 쥐와 달리 돌연변이 쥐에선 커지지 않았으며 이 지지세포에 위치한 TMEM43 돌연변이가 청각신경병증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와 함께 연구진은 달팽이관 지지세포에 존재하는 TMEM43 단백질이 간극연접(Gap junction, 세포와 세포 사이를 연결하는 단백질 복합체로 연결된 구조)의 기능을 조절, 달팽이관 내 항상성(homeostasis)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실을 찾아냈다.
즉, TMEM43 단백질의 이상이 달팽이관 내 세포 간의 이온 전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간극연접 기능의 이상을 가져와 청각신경병증을 일으킴을 규명해낸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인공와우 이식 수술을 세 명의 환자에게 진행한 결과, 수술 후 음성 분별 능력이 성공적으로 회복돼 TMEM43 돌연변이에 의한 수술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연구 교신저자 분당서울대병원 최병윤 교수는 "이 연구는 이전에 보고된 바가 없는 새로운 난청 유전자를 세계 최초로 찾아냈다는 데 의미가 있으며, 병리학적 기전을 밝혀 난청 진단과 치료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그간 조기 인공와우 수술 결정에 어려움을 겪었던 성인 청각신경병증 환자들에게 매우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밀의료의 좋은 예시”라고 평가했다.
공동 교신저자 기초과학연구원 이창준 단장은 "환자를 돌보는 임상 의사와 기초 과학을 연구하는 여러 나라의 과학자들이 함께 연구를 진행, 특히 한국의 과학자들이 주도적으로 연구를 이끌며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결과를 도출한 의미 있는 연구"라며, "학문적으로는 그간 다소 연구가 부족했던 달팽이관 내 말초신경계 교세포의 역할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를 다룬 논문은 저명 국제학술지인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IF=9.412)'에 게재됐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22: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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