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형간염 경로 '환자와 성접촉, 면도기, 칫솔 등 함께 사용, 문신 등 비위생 시술'
만성 B형간염 환자 중 5.1% '1년 이내 간경변' 발병‥이 중 23% 5년 이내 악화
송명준 교수 "간염 진행 막아야 간경변이나 간암과 같은 합병증 위험 낮출 수 있다"
[보건타임즈] 간 질환은 발생 시 사망률이 높은 데다 환자의 질병 부담이 클 뿐 아니라 직·간접 치료비용 부담도 막대하다.
게다가 무증상 악화로 크게 손상되기 전까지 환자조차 알아채지 못해 간을 '침묵의 장기', 간 질환을 '침묵의 악마'라고 지목해 부른다.
문제는 한국인이 앓는 간 질환 중 B형간염, 즉 간 질환으로 숨지는 사망원인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해 경계대상이다.
이처럼 한국인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B형간염의 실체를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송명준 교수(사진)의 도움을 받아 알아봤다.
혈액‧체액 통해 감염‥일상 접촉으론 '전염' 안 된다
B형간염은 B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돼 발생하며, 6개월 이상 계속되는 앓고 있을 때를 만성 B형간염이라고 부른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3~4%가 현재 B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돼 있으며, 국내 간 질환을 유발하는 간염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B형간염은 일반인들의 인식과는 달리 음식이나 식기를 통해선 거의 전염되지 않는다.
송명준 교수는 "혈액이나 체액을 통해 옮겨 B형간염 바이러스 보유자와의 일상적인 접촉이나 입맞춤 등으로는 바이러스가 전염되지 않는다"면서 "대부분 산모에서 신생아로 수직 감염돼 발생하며 B형간염에 걸린 신생아 중 90% 이상이 만성으로 진행된다"며 "이를 예방하기 위해 정부에선 B형간염 산모를 관리, 신생아의 B형간염 접종비와 검사비를 지원해주는 B형간염 주산기 감염 예방 사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외에 "B형간염 환자와 성접촉, 비위생적인 시술(문신, 침, 피어싱 등), B형간염 환자와 면도기, 칫솔 등을 함께 사용할 때 B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는 게 송 교수의 설명이다.
B형간염, 간암‧간경변 등 '발병확률' 높인다
만성 B형간염 환자 중 5.1%는 1년 이내에 간경변으로 진행되며, 이 가운데 23%는 5년 이내 악화가 될 수 있다.
간경변이란 간이 딱딱하게 굳으면서 기능을 상실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간경변으로 시작되면 치료를 통해 상태를 호전시키거나 진행을 막을 수는 있지만, 다시 정상 상태의 간으로 회복되기는 어렵다.
이와 함께 간암이 발생할 확률도 높아진다.
송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매년 약 2만 명이 간 질환으로 사망하고 있다. 이중 절반 이상이 B형간염 때문에 발생한다"면서 "하지만 우리나라 B형간염 바이러스 감염자 중 자신이 B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약 25%로 B형 간염에 이 감염된 대다수가 감염 사실을 모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B형간염 치료제는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효과가 뛰어나지만, 근본적으로 바이러스를 제거하지는 못한다.
경구용 치료제를 복용하다가 e항원이 혈청을 바꾼 뒤 치료를 중단하면 2년 이내에 40~50%의 환자가 B형간염이 재발하며, 이 가운데 절반가량(44%)은 간염이 심하게 악화가 돼 환자는 평생 치료제를 복용해야 한다.
송 교수는 "B형간염 치료제로 B형간염이 완치될 수 있으나 극히 일부이며, 치료를 통해 간염의 진행을 막아 간경변이나 간암과 같은 합병증의 위험을 낮출 수 있다"면서 "B형간염 치료제는 약물마다 효과, 부작용, 내성 발생률, 재발 우려 등에 차이가 있어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가장 적절한 치료법을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22: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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