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비스페놀 A-한국 성인 비만 위험 증가 '관련성' 입증

'국민 환경 보건 기초조사(2012-17년) 결과' 토대로 연구
비스페놀 A 농도 높은 그룹 가장 낮은 농도 그룹보다 '男 7%, 女 20% 증가'
여성, 비만 증가 폭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뚜렷'
박미정 교수 "비스페놀 A 한국 성인 비만과 관련성 있음 확인"
문신제 교수 "대표성 있는 대규모 조사 통해 연관을 정확하게 파악"
김신혜 교수 "비스페놀 A, 독성참고치 넘지 않아도 체내내분비계 장애 유발"
논문, 'Scientific Report(IF 3.998) 2021년 1월호'에 게재

[보건타임즈] 내분비계 장애 물질(일명 환경호르몬) 비스페놀 A가 한국 성인 남녀의 비만 위험 증가와 관련성(논문)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비스페놀 A는 폴리카보네이트와 에폭시수지 제조에 사용되며 우리가 일상 속에서 흔히 사용하는 딱딱하면서 투명한 플라스틱 용기, 젖병, 캔 음식 내부 코팅제, 영수증 등을 만드는 데 쓰인다.
대개 시중에서 판매되는 용기에 뜨거운 음식을 담거나 음식을 데울 때 비스페놀 A가 과량 용출될 수 있다.
영수증 표면에도 비스페놀 A가 함유돼 있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소아청소년과 박미정 교수팀(박미정·김신혜)과 한림대 강남성모병원 문신제 교수가 국민환경보건 기초조사 제2기(2012~2014년)와 제3기(2015~2017년) 조사에 참여한 성인 남녀 10,021명을 상대로 생체 내 비스페놀 A 농도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결과에 따르면 전 참가자의 소변 중 비스페놀 A 농도에 따라 4개 그룹으로 나눴을 때, 가장 높은 농도 그룹의 비만 위험도가 가장 낮은 농도 그룹보다 남성은 7%, 여성 20% 증가했다.
또 남녀 모두 비스페놀 A 노출 정도가 심할수록 비만 위험도가 높았다.
이중 여성의 비만 증가 폭이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뚜렷했다.

박미정 교수는 "비스페놀A는 지방세포의 분화와 지질 대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PPAR-gamma(Peroxisome Proliferator-Activated Receptor-gamma)를 활성화함으로써 비만과 2형 당뇨병 발생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지는 내분비계 장애 물질로 이번 연구를 통해 한국 성인 비만과 관련성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문신제 교수는 "한국에서 그간 비스페놀 A 노출과 비만의 연관성을 다룬 연구가 있었지만, 대부분 소규모여서 연관성을 확인하기 어려웠다"며, "이 연구에 6년 걸쳐 진행된 대표성 있는 대규모 조사 자료를 활용함으로써 관련성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김신혜 교수는 "비스페놀 A는 독성참고치를 넘지 않는 농도에서도 인체에서 내분비계 장애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며, "비스페놀 A가 함유된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하거나, 뜨거운 캔 음식을 섭취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연구결과를 다룬 논문은 'Urinary bisphenol A concentrations and the risk of obesity in Korean adults'란 주제로 'Scientific Report(IF 3.998) 2021년 1월호'에 게재됐다.